반도체, 새해 벽두부터 쩐의 전쟁 막 올랐다

이홍석 2022. 1.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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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올해 52조 투자 발표에 인텔 메가 팹 본격 시동
삼성 초미세 공정 선도에 차량용 반도체 M&A 가능성
키파운드리 인수한 SK하이닉스 공동투자·펀드 조성
타이완 신주공업단지 내 위치한 TSMC 본사 전경.ⓒTSMC

새해 벽두부터 반도체 업계에서 투자 경쟁이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신규 투자 발표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올 한해 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1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 타이완 TSMC에 이어 미국 인텔도 파운드리 신규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파운드리업계 부동의 1위인 TSMC가 최근 올 한해 400억∼440억달러(약 47조7000억∼52조45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회사의 한 해 투자 규모인 300억달러(35조7600억원)를 100억달러 이상을 웃도는 역대 최대치다.


TSMC는 현재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투자금 대부분은 타이완과 미국 신규 생산라인 구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투자금 중 70~80%를 2·3·5·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개발에 투입할 예정으로 초미세공정에서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파운드리 분야에서의 독주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53.1%로 2위인 삼성전자(17.1%)의 3배가 넘는 수치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후발주자인 인텔도 신규 파운드리 라인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인텔은 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주도 콜럼버스 인근 뉴올버니(New Albany)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텔은 지난해 3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달러(약 23조8400억원)를 투입해 반도체 공장 2곳을 신설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4년전 철수했던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는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밝힌 메가팹(Mega Fab)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겔싱어 CEO가 언급한 메가팹은 6~8개의 반도체 라인과 연구시설, 교육센터 등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인텔은 미국과 유럽에 각각 한 곳씩의 메가팹을 건설하기로 하고 그동안 후보지를 물색해왔다.


이번 프로젝트 투자 규모는 200억달러지만 메가팹의 규모를 감안하면 총 투자 금액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2개 파운드리 생산 라인을 건설 중인 인텔은 메가팹으로 투자에 속도를 더욱 붙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인텔 본사 앞에 있는 로고.(자료사진)ⓒ로이터/연합

이러한 TSMC와 인텔의 적극 투자 행보는 삼성전자를 샌드위치로 만들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40조원 이상을 반도체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지만 파운드리에는 약 15조원 안팎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TSMC와 다른 종합반도체 기업의 특성상, 투자가 분산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총 17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장기 계획이 있기는 하지만 당장 올해 단기간 내 점유율 향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로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에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 탈환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올해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그동안 지속적인 기술 투자를 바탕으로 초미세공정을 선도하고 있고 고객 확보와 생산력 확대에 나서면서 경쟁력 향상을 적극 꾀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이은 제 2파운드리 공장은 지난해 11월 최종 부지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확정하고 현지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테일러시 의회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요청한 시 경계 외곽 지역을 개발 계획에 편입하고 신 공장 부지에 병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를 승인하면서 공장 건설을 위한 행정절차가 개시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공장 건설에 미국 현지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인 170억달러(약 20조원)을 투입한다. 올 상반기 내 공장을 착공해 오는 2024년 하반기 완공해 본격 가동한다는 목표다. TSMC와 인텔이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공장도 2년 뒤 완공될 예정으로 가동시기가 비슷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현재 대형 인수합병(M&A)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으로 차량용 반도체가 유력한 후보군 중 하나로 부상하면서 M&A를 통한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도 주목되고 있다.


이외에 지난해 10월 키파운드리를 인수한 SK하이닉스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미 지난 2017년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파운드리 자회사로 츨범시키며 경쟁력을 키워왔는데 키파운드리 인수로 파운드리 생산능력이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말 인텔 낸드 인수가 최종 승인되면서 메모리 경쟁력이 한층 강화된 만큼 이제는 비메모리 경쟁력 강화에 더욱 전력할 가능성이 있다.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로 전체 매출의 5%에 불과한 비메모리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데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특히 모회사로 투자전문지주사인 SK스퀘어와 관계사인 SK텔레콤 등 정보통신기술(ICT) 3사가 함께 연구개발(R&D)을 비롯, 공동 투자·펀드 조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도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향후 파운드리 수요도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 장기 레이스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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