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중앙공원 논란-②] 고분양가·특혜의혹 진통..사업 불확실성 가중

배수람 2022. 1. 1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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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지구 후분양 전환, 민간업체 수익성 확보 지적
수차례 협의회 거쳤지만..광주시 일방적 소통에 '볼멘소리'
광주광역시의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삐걱거리는 데는 광주시의 미숙한 행정 탓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광주시

광주광역시의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삐걱거리는 데는 광주시의 미숙한 행정 탓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거지는 각종 논란과 의혹을 해소하지 않은 채 사업 속도를 앞당기는 데만 집중하면서 되레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18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중앙공원 1지구에는 총 2779가구 규모의 대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선호도 높은 85㎡ 초과 중대형 물량이 2000가구에 이르고 224만㎡ 규모의 도심 공원을 품은 알짜 입지를 갖춘 탓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광주시는 현재 1지구에 대한 토지보상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18% 정도 보상이 이뤄졌고 이달 말까지 40%를 채우겠단 목표다. 이후 9~10월께는 보상 작업을 마무리하고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게 광주시의 구상이다.


하지만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1지구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다. 1지구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양 컨소시엄(한양·우빈산업·KNG스틸·파크엠)이 설립한 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 사업을 이끈다.


당초 선분양 방식으로 평당 2000만원대(85㎡ 초과 기준)로 2104가구 주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묶이면서 현재는 후분양으로 평당 1870만원대, 2779가구를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결과적으로 기존보다 공원부지는 줄고 개발사업을 할 수 잇는 비공원부지는 확대됐다. 분양가를 낮춘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사업 규모 자체를 키우면서 해당 사업으로 벌어들일 민간업체의 사업시행이익(1183억원)을 보전해준 셈이다.


광주시는 유일하게 1지구 사업자에 대해서만 '고분양가 관리지역 대응계획'을 요구했고, 후분양 전환 요청을 받아들였다.ⓒ광주시

이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광주시가 1지구 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추진되는 10개 사업지는 모두 고분양가 관리지역에 포함됐다. 광주시는 유일하게 1지구 사업자에 대해서만 '고분양가 관리지역 대응계획'을 요구했고, 후분양 전환 요청을 받아들였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묶이고 실시계획인가를 받기까지 1년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 광주시는 마냥 손 놓고 있다가 고분양가 관리지역 대응계획을 요구했다"며 "더 낮은 분양가로 사업계획을 바꿀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는데 가만히 있었다는 건 시가 먼저 민간업체의 사업이익을 확보해주려고 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비용이 정해진 상황에서 어느 사업이든 모두를 100% 만족시킬 수는 없다"며 "적절한 수준을 찾아서 결정한 것이고, 분양가가 다른 지구보다 높긴 하지만 처음 공모 당시 2046만원까지 제안됐던 걸 감안하면 분양가는 낮아졌다"고 해명했다.


광주시는 이 같은 특혜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조정협의회와 도시계획위원회 등을 수차례 개최하고 협의 결과에 따라 인허가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용적률과 분양가 상향에 대한 반대 의견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아 보여주기식에 그쳤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협의회에 참석했던 시민단체 관계자는 "광주시가 확정되지 않은 분양가를 다음날 돌연 확정했고 이는 사업자들이 제안한 내용과 거의 동일했다"며 "시민들의 공감대와는 거리가 멀고 사업자의 입맛에 맞춰 결정이 이뤄진 건 결국 특혜를 준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고분양가 논란이 제기되면서 SPC 차원에서도 분양가를 낮추려는 노력은 있었다. 빛고을중앙공원개발 주간사로 있는 한양은 선분양 방식으로 최초 사업제안 대비 낮은 가격으로 분양하겠다는 개발계획변경안을 마련한 바 있다.


한양에 따르면 당시 회사는 BNK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으로부터 2370가구를 평당 1600만원대로 선분양하는 방식에 대한 브릿지대출과 PF대출을 확약하는 조건부 대출확약서를 광주시에 제출했다.


광주시는 한양이 제안한 변경안의 수익률이 시가 예상하는 수준보다 떨어진다며 이를 반려했다. 과거 1지구 사업 타당성 검토 당시 광주시는 수익률이 5% 미만일 경우 사업성이 떨어져 안정적으로 개발이 추진되기 어렵다고 봤다. 한양이 제안한 1600만원대 사업계획안의 수익률은 3% 수준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광주시는 SPC를 구성하는 나머지 3개 업체가 반대한 상황에서 해당 변경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단 입장이다. 다만 업체 간 갈등을 이유로 평균 1600만원대 분양가에 시행사 수익 501억원의 계획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높은 금액의 분양가와 시행이익을 승인한 데 따른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광주시 관계자는 "도계위를 거쳤더라도 경관심의나 주택사업승인 단계에서 분양가는 어느 정도 조정의 여지가 있다"며 "후분양 방식이고 지금은 분양가가 비싸다고 느끼더라도 나중에 시장 상황에 따라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PC가 설립됐기 때문에 4개 시행사 전체가 합의해야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 내부에서 불거진 갈등을 시가 관여해서 풀고 사업을 이끌 수는 없다"며 "업체 간 진행 중인 소송과 별개로 토지보상 등 행정절차는 진행할 수 있고 보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선 소송 문제도 정리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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