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솔로지옥' PD "송지아, 핫하다는 말의 의인화"

김소연 2022. 1. 1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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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지옥`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자 김재원 PD는 얼떨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공| 넷플릭스
"핫하다는 말을 사람으로 만들면 송지아일 것 같아요."

넷플릭스 '솔로지옥'은 커플이 돼야만 나갈 수 있는 섬 '지옥도'에서 솔로들이 데이트를 즐기는 연애 예능이다. 인기 미국 데이팅 프로그램 '투 핫'의 한국판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 3일 OTT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솔로지옥'은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톱(TOP)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190여개 국가, 2억 1360만명(21년 10월 기준)이 이용하는 넷플릭스에서 한국 예능프로그램 최초로 톱10에 들어간 것이라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8일 마지막회를 공개하며 종영한 '솔로지옥'을 연출한 김재원 PD, 김나현 PD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재원 PD는 "전혀 기대 안 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반응 좋아 기쁘다. 비현실적이라는 기분도 든다. 예능 중 외국에서 반응이 좋았던 경우가 없어서 믿어지지 않고 꿈같기도 하고 몰래카메라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얼떨떨해 했다.

김나현 PD는 "하루하루 반응이 있다. 순위를 접할 때 마다 신기하고 진짜 몰래카메라가 아닌가 할 정도로 신기하다. 기뻐하며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연애 예능 '솔로지옥'이 전 세계에서 사랑 받은 비결은 무엇일까.

김나현 PD는 "정확히는 모르겠다"면서도 "한국적인 데이팅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솔직한 친구들이 출연하다보니 그들이 보여주는 감정 변화가 빠르다. 호흡을 빠르게 가져갈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점을 인기 이유로 봤다.

김재원 PD는 "운동하는 친구들을 모아놓고 보니 (출연자들의 공통적인) 결이 감정에 솔직하고 자존감도 높고 자기관리 철저하니 당연히 매력도 넘치더라. 다른 나라 사람들이 봐도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고 출연자들의 공으로 돌렸다.

김나현 PD는 또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자막을 안 넣었다. 한국 예능은 자막을 많이 쓰는데 누구를 설명하거나 오디오가 안 들리는 상황이 아니면 쓰지 말자고 했다. 제작진이 강요하는게 아니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어 "(자막 대신) 편집에 더 신경을 써서 공들여 만들었다. 넷플릭스는 자체 자막도 있으니 저희가 쓰는 자막이 없던 게 해외서 편히 볼 수 있던 지점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김재원 PD는 "해외 프로그램은 대부분 러닝타임이 40분~50분 사이다. 한국은 80분~90분이고 더 긴 것도 있다. 가능하면 러닝타임을 짧게 가보자고 했다. 플래시백도 가능한 자제하고, 러브라인과 관련 없는 것들은 쳐내려고 했다"고 신경쓴 지점을 소개했다.

최근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서 '솔로지옥'만의 특색은 뭘까. 김재원 PD는 "출연자들의 '결'인 것 같다. 가장 큰 특색이자 변화라고 생각한다"며 출연진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나현 PD는 "'투핫'과 많이 비교한다. 비슷한 면도 있고 다른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보여주는데 주저하지 않는 솔직한 출연자들이 나온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다. 성공한 프로그램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감정 변화나 결이 사실 비슷하다고 보기엔 좀 힘들 것 같다. 약간은 비슷해보일 수 있지만 저희만의 색이 있지 않나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나현 PD는 또 "한국판 '투핫'이라고 잘못 알려졌다. 전혀 관계가 없고 다른 기획으로 출발했다. 한국판 '투핫'으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다른 데이팅 프로그램에는 대부분 일반인들이 출연했다. 그러나 '솔로지옥'에는 뷰티 유튜버 프리지아(본명 송지아, 25)를 비롯해 선미의 댄서였던 차현승(31), 배우 겸 모델 최시훈(30), 걸그룹 출신 방송인 강소연(34) 등 이미 방송 경험이 있던 출연자가 다수 출연했다.

이에 대해 묻자 김나현 PD는 "연예계에 관련 없는 일반인만 출연해야 한다는 강박은 없었다"면서 "(섭외 원칙은) 자기 매력을 알고 솔직하게 감정 표현 할 수 있는 인물 위주로 하자는 것이었다. 차현승은 댄서, 송지아는 유튜버다. 이런 (직업)에 제한을 두진 않았다"고 말했다.

김재원 PD는 "기존 데이팅 프로그램들이 많지 않았나. 나왔던 분들과 다른 분들을 찾고 있었다. SNS를 통해 운동하는 분들을 찾으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지원자를 받기도 했고 지인을 통한 추천을 받기도 했다. 또 직접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돌리기도 하는 등 모든 경로를 통해 색이 맞는 출연자를 찾으려 했다"고 섭외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김나현 PD는 송지아의 매력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제공| 넷플릭스

이런 노력의 결과는 바로 송지아라는 새 스타의 탄생으로 보답받았다. 송지아는 눈길을 끄는 화려한 미모와 더불어 귀여운 사투리를 사용하는 말투, 솔직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김재원 PD는 "지인을 통해 추천 받았다"면서 "만나보니 인상도 핫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핫하다는 말이 정의 내리기 어려운 단어다. 모든 상황에서 쓸수 있는 단어인데 핫함을 인간으로 만들면 저런 친구겠구나 했다"며 "핫한 데이팅 프로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답변 같은 인물이었다"고 평했다.

또 "새로운 세대이면서 그동안 못 본 캐릭터다. 주체적이고 당당한 여성이고 패션, 뷰티에 관심도 많고 내면을 녹여낼 줄 안다. 여러모로 완벽한 캐스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김나현 PD는 "우리 프로그램에 잘 맞는 출연자가 솔직하고 잘 표현하는 사람인데 그에 부합하는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편집할 때도, 현장에서도 송지아가 다른 남자 분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20대 연애 국가대표가 있다면 송지아가 아닐까 싶더라. 표정, 말들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매력 올림픽이 있다면 한국 대표로 내보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송지아만의 매력을 편집하면서 느꼈는데 그 부분을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된게 아닐까"라고 칭찬했다.

또 "편집 과정에서 송지아가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러브라인에 집중하려고 했고 그 외의 부분들은 배제했다. 송지아 씨가 워낙 남성 출연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보니 러브라인이 풍성하게 나와서 많이 들어가게 됐고 그러다보니 더 주목도 받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차현승과 김수민, 성민지는 처음부터 출연했던 멤버가 아닌 중간 투입 멤버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너무 늦게 투입한 게 아니냐. 세 사람에 불리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재원 PD는 "미안한 부분이 있다"면서 "구성상 그 시점에 들어가야 했다. 전체적인 일정 자체가 짧았을 순 있겠더라. (후반 투입 출연자들이) 동의를 하고 나온 거라 출연 자체에 대해선 만족해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김나현 PD는 "후반 투입 출연자 분들이 역할을 잘해줘서 후반부에 다른 러브스토리들이 나왔다.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만족한다"고 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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