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은행 성과급 비난 여론 잠재우려면

박슬기 기자 2022. 1. 1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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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잔치? (은행 지점에) 와서 일하고 X같이 고생해봐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터지고 지원금 지급으로 (지점에) 사람 더 많이 와서 얼마나 고생했는데”

최근 기자는 은행의 역대급 성과급 잔치 기사와 관련해 이런 내용의 메일을 받았다. 기사는 대출 이자로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였다. 일선 지점 등에서 묵묵히 일하는 행원들 입장에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비난이 억울했던 모양이다.

올해도 은행들은 직원들에게 전년(200%)보다 1.5배 많은 임금(기본급 등)의 300% 규모를 지난해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기사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어김없이 “어려운 시기에 서민 돈 뜯어서 잔치 벌린다”는 댓글이 달리고 은행 고객들은 “성과금 잔치하려면 대출이자만 올리지말고 적금 이자도 올려라” 등 반응이 싸늘하기만 하다. 이쯤되니 300% 규모가 절대적으로 많은지 적은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반면 삼성전자의 DS(반도체)부문은 개인 연봉의 50%에 육박하는 성과급을, SK하이닉스는 월 기본급의 3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준다는 기사도 쏟아져 나왔지만 대체적인 반응은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니 그만큼 더 받아도 되지”였다. 유독 은행에만 냉혹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한 대학교수는 기자에게 “한국에선 무조건 은행이 돈을 벌면 안되고 그걸 과도하게 나눠도 안된다는 생각이 굳어져있다”고 했다.

그럼 유독 은행의 성과급에만 높은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는 뭘까. 우선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선 은행들이 이자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도 예·적금 금리 인상에는 미온적인 자세를 보여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금리 차)는 크게 벌어졌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1월 기준 2.19%포인트로 2019년 8월(2.21%)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11월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올린 직후 은행들은 ‘폭리 논란’을 의식해 예·적금 금리를 바로 올렸지만 이자폭리 비난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저금리 시대에 시중에 돈이 남아돌면서 자산가가 넘쳐나는데 제1금융권인 은행은 정작 제대로 된 자산관리(WM)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이 고객의 자산 증식에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돈 잔치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 부동산값 상승, 주식·암호화폐 투자 등으로 자산가들은 크게 늘었다.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2020년 한국에서 3000만달러 이상 초고액 자산가는 전년보다 15% 늘어난 6080명으로 세계 11위 수준이었다.

은행들은 고액 자산가를 잡기 위해 특화 점포를 확대하고 있지만 이마저 초고액 자산가에만 치중된 한정적 서비스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제로금리 시대를 경험한 금융소비자들은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더이상 예적금 등의 상품을 찾지 않는다. 단순한 수신상품으로는 금융소비자의 발길을 잡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자산관리서비스에 소홀하다 보니 관련 수수료이익도 미미하다. 리딩뱅크를 다투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만 보더라도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 중 투자·자문 서비스 제공에 따른 수수료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5.7%, 10.1%에 그친다.

새해를 맞아 올해도 어김없이 은행권 수장들은 ‘고객 중심’의 경영전략을 강조했다. 은행권 성과급에 대한 고객들의 따가운 눈총을 억울하게만 생각하면 매년 성과급을 받을 때마다 빗발치는 비난 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역대 최대 성과급에 대한 비난을 단순히 넘기기보다 고객 입장에서 무엇이 고객을 위한 길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조건일 것이다. 은행들이 이자폭리만 취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서민들도 재산 증식을 할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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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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