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렉스턴 스포츠 칸' 제로백 재어보니

김동훈 입력 2022. 1. 1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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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알못시승기]
쌍용차 픽업트럭, 10초만에 시속 100km
강력한 외관·주행성능..세련된 실내 '눈길'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스페셜 모델인 '익스페디션' 트림. /사진=김동훈 기자

"시승은 커녕, 저길 통과할 수 있을까?"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주차장에서 '뉴 렉스턴 스포츠&칸'을 간신히 몰고 나올때 든 생각이다. 주차장 입출구는 '아반떼' 같은 준중형 세단이 다니기에도 좁아 보였다. 전장만 5405mm에 달하고, 전폭은 1950mm에 이르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을 주자창에서 빼내는 것만으로도 진땀이 났다.

시승 차량은 '픽업트럭'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스페셜 모델인 '익스페디션' 트림. 현대차 트럭 '포터2' 전장(5100mm)과 비교해하면 '뉴 렉스턴 스포츠&칸'의 체급은 '헤비급'이다. 16년 전 1종보통 면허를 딸 때 탔던 포터를 기억하며 조심스럽게 출발했다. 코스는 파주출판도시까지 왕복 70km 구간.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스페셜 모델인 '익스페디션' 트림. /사진=김동훈 기자

"오오!"

바깥쪽으로 크게 돌면서 아슬아슬하게 타임스퀘어 주차장을 탈출하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좁은곳을 통과한 기저효과 탓일까,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운전석이 워낙 높은 곳에 있어서일까. 탁 트인 시야에 기분이 상쾌했다. 

더욱이 이 차는 전고가 1885mm에 이른다. 오프로드용 쿠퍼 타이어를 장착해 전고가 기본 모델보다 더 높았다.

운전석 위치가 높으니 우쭐한 기분까지 들었다. 도로 주행 중에 옆 차선에 달리는 대형 승합차 '카니발'의 '정수리'가 보였다. '카니발'이 경차 '모닝'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평소 준중형 세단을 타고 다니기에 높이 변화에 더 민감했다. 슬리퍼를 신고 다니다가 키높이 깔창을 깐 구두를 신은 기분이었다.

신호 대기할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엔진이 정지되는 ISG(Idle Stop & Go)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스페셜 모델인 '익스페디션' 트림이 가속하는 장면. /사진=김동훈 기자

자유로에 접어들어 가속 페달을 밟았다. 시속 90~100km까지 묵직한 느낌으로 치고 나갔다. 잽싼 느낌은 아니지만 덩치가 큰 차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날렵한 인상이었다.

3세대 아이신(AISIN AW) 6단 자동변속기와 2.2 LET 디젤 엔진을 적용해 최대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m의 성능을 낸다고 한다. 기존 엔진 대비 15마력, 2.2㎏·m 향상된 것이다.

파주에 도착해 도로상에 차량이 없는 도로를 찾아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을 확인해봤다.

"부으으응, 부으으응, 부으으응!" 이 소리가 세 번 정도 난 다음에 100km에 도달했다. 10초 수준. 빠르진 않다. 

그러나 쿠퍼 타이어를 장착한 것치고는 변속 과정이 매끄러웠고, 다시 정지 상태로 가기까지 제동도 안정감있었다.

이날 연비는 9.5km/ℓ로 공식 연비(10.6km/ℓ)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제로백과 급제동을 시험하고 정체가 심한 오후 5~6시 퇴근 시간대에 시내 주행을 거친 것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준이었다.

비포장 주차장에서 스티어링휠을 이쪽저쪽으로 마구 휘감으며 다녀보기도 했다. 운전석 포지션이 높은데다 미끄러운 정장 바지를 입은 탓에 좌우로 쏠리고 휘청거리는 느낌이 심했다.

하지만 상하로 흔들리는 울퉁불퉁한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승차감이 인상적이었다. 가끔 고속 주행중에 바닥이 파인 곳을 지나도 별다른 느낌이 없을 정도였다.

다소 뻑뻑한 느낌의 스티어링휠도 이런 거친 도로에서 힘을 발휘했다. 흔들림 없는 조작감 덕분이었다.

경사가 급한 산길로를 이동하자 진가가 나타났다. 눈이 소복하게 쌓인 길인데 별다른 미끄러짐 없이 오르고 내려올 수 있었다.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스페셜 모델인 '익스페디션' 트림으로 험로에서 후진할 때 유용한 '3D 어라운드뷰' 기능. /사진=김동훈 기자

특히 곳곳에 나무와 돌이 있는 험한 산길에서도 '3D 어라운드뷰'로 주변 360도를 살피면서 후진할 수 있었다.

차량이 힘만 센 것은 아니었다. 시승한 차량 내부 인테리어는 황토색 '나파 가죽'으로 구성돼 세련된 인상을 남겼다.

픽업트럭만의 특징인 데크는 1262ℓ로 최대 700kg까지 싣고 달릴 수 있다고 한다. 

데크 탓에 차량 2열은 다소 좁은 느낌이나, 앞좌석에서 조금 양보하면 넉넉해지는 수준이었다. 좌석 하단에는 별도의 수납공간도 있다. 차량은 원격으로 차량 시동을 걸고 히터를 켜는 시스템과 차선유지보조·안전하차경고 등 첨단 주행 기능도 갖췄다.

내부 디자인/사진=김동훈 기자.

돌아오는 길에 퇴근 시간과 맞물렸다. 도로 위는 차들이 가득했다. 출발할 때 느꼈던 탁 트인 시야를 더욱 만끽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차를 내려다볼 수 있으니 답답하지 않았다.

정체 구간에서 느껴지는 차량의 진동도 그리 크지 않다. 차량의 큰 키 덕에 중앙분리대 넘어 한눈에 들어오는 임진강이 조금 더 반짝반짝 빛났다.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을 장착하고 길쭉한 데크 같은 외관이 웅장해서일까. 속도가 느려지는 구간에서 쏟아지는 사람들의 시선도 덤이다. 특히 '아재'(아저씨)들이 고개를 돌려가며 차를 훔쳐봤다. 

뉴렉스턴 스포츠 칸의 익스페디션 트림은 3900만원 후반대다. 저가형이 4000만원은 넘는 쉐보레의 픽업트럽 '콜로라도'와 비교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있다는 게 쌍용차의 설명인데, 시장의 선택은 어디로 향할지 궁금하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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