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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1억 뚝..입주 앞둔 '아이파크' 집주인들 비명

오세성 입력 2022. 01. 18. 10:27 수정 2022. 01. 1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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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집주인들, 직접 입주 대신 '전세'
완공 앞두고 전세 쏟아져
전세 매물 급증에 호가도 1억원씩 '뚝'
"죽을 각오로 뛰겠다" 현수막에도.."떠나달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8일째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입주를 앞둔 전국 아이파크 단지에서 수분양자들이 입주를 꺼리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집주인들이 직접 들어가는 대신 전세로 매물을 돌리면서 전세 매물이 급증하고 호가도 떨어지는 곳도 나오고 있다.

18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전국에서 올해 상반기 준공이 예정된 아이파크 아파트는 오는 3월 충북 청주시의 '청주가경아이파크4단지'를 시작으로 4월 서울 강남구 '역삼센트럴아이파크', 충남 당진시 '당진아이파크', 강원도 속초시의 '속초아이파크2차', 5월 전북 전주시의 '전주태평아이파크' 등이 있다.

이들 단지에서는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전세 매물이 30%가량 증가했다. 부동산 정보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들 단지의 전세 매물은 지난 11일 총 211건이었지만, 18일 280건으로 32.7%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매와 월세를 합친 전체 매물도 326건에서 411건으로 26.0%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별 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의 급증이 포착된다. 이 기간 499가구 규모 역삼센트럴아이파크는 9건에 그치던 전세 매물이 15건으로 66.6% 늘었다. 1319가구 규모 전주태평아이파크도 99건이던 전세 매물이 131건으로 32.3% 증가했다. 

정몽규 HDC 회장이 17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입장문을 낭독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광역시에서 화정 아이파크가 무너진 11일을 기점으로 전국 아이파크 단지 입주예정자들이 준공 후 입주를 기피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지는 부분이다. 한 아이파크 단지 입주예정자는 "안전점검을 추가로 한다지만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며 "당장 팔진 못하더라도 입주는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갑자기 매물이 늘어나면서 호가도 떨어지고 있다. 청주가경아이파크4단지는 지난 6일 5억3000만원까지 올랐던 전용 84㎡ 전세 호가가 최근 4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5억3000만원에 나온 전세 매물의 같은 동 바로 윗층은 사고 직후 4억8000만원에 전세로 나왔다. 닷새만에 호가가 5000만원 떨어진 셈이다. 

입주가 시작된 아이파크 단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달 입주를 시작한 경기 안양시 비산자이아이파크 전용 59㎡는 지난 10월 5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는데, 사고 직후인 지난 14일에는 같은 평형이 4억5500만원에 계약됐다. 광주 아이파크 사고를 기점으로 전세가가 1억원 낮아진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이파크 이름을 달게 될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조합들 사이에서도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보이콧 목소리가 높아졌다.

광주광역시 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은 현대산업개발에 계약 해지 검토를 통보했고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은 시공사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1단지 주공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들어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에서도 일부 조합원들이 단지명에서 아이파크는 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에 현대산업개발 반대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걸렸다. 사진=연합뉴스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둔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에는 현대산업개발의 참여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었다. 일부 조합원이 붙인 것으로 알려진 현수막에는 '현대산업개발 보증금 돌려줄테니 제발 떠나주세요', '우리의 재산과 목숨을 현산에게 맡길 순 없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대산업개발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죽을 각오로 다시 뛰겠다'는 현수막을 걸고 수주 의지를 밝히고 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도 대국민사과를 통해 '보증기간 30년 연장' 등 대책을 제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다만 현대산업개발이 사업을 지속 영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계속 높아지는 상황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모든 법규, 규정상 내릴 수 있는 가장 강한 패널티(불이익)을 주어야 한다"며 "등록말소까지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안전기본법에 따르면 고의 과실, 부실시공, 구조상 중요부분 손괴, 공중의 위협 등 4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등록말소'가 가능하다. 성수대교 붕괴 당시 이 법에 따라 도하건설산업이 등록말소됐다. 등록말소가 되면 이전의 건설 수주나 실적이 소멸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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