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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민지리뷰] 감정을 공유하고 위로받는 MZ세대의 음성 일기장

입력 2022. 01. 1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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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콘텐트 플랫폼
머머링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MZ세대는 음성이나 영상으로 일기를 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녹음해 올리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라이브로 내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찰떡같은 서비스가 바로 '머머링'이다. 특정한 주제로 토론하는 클럽하우스와는 다른, 지극히 사적인 '음성 일기장'이랄까. 내 안에 쌓인 안 좋은 감정을 건강하게 흘려보내는 역할도 있으니, 이 시대의 건강한 감정 치유 서비스임이 분명하다.

오디오 콘텐트 플랫폼 머머링은 '감정'을 교류하는 서비스다. [사진 김종훈, 머머링 캡처]

Q : 어떤 서비스인가요.
머머링(murmuring)은 감정 기반 오디오 콘텐트 플랫폼입니다. 머머링은 영어로 '재잘거리다' '중얼거리다'라는 의미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세이클럽', 음원 서비스 '벅스' 등을 제작·운영했던 김사익 대표가 2017년부터 시작한 서비스예요. 최근 엄청난 성장세를 보인 클럽하우스와 비슷한데, 국내에서 먼저 출시된 음성 기반 소셜 플랫폼입니다. 목소리 외에는 모든 것은 비공개됩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한 콘텐트를 올리거나 라이브로 사람들에게 내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어요. 어떤 주제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되죠. 음성을 올리면 내 기분과 머머링이 제공하는 다양한 커버 아트를 선택할 수 있어요. 목소리로 감정을 전달하고, 그 감정을 더 풍부하게 표현하는 요소가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감정' 기반의 오디오 콘텐트 플랫폼이라는 명명도 와 닿았고요.

Q : 리뷰하려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요.
머머링을 사용하면서 클럽하우스나 스푼라디오와는 좀 다른 걸 느꼈어요. 클럽하우스나 스푼라디오는 어떠한 주제를 가지고 교류를 한다면 머머링은 주제 없이 감정을 공유해요. 그 과정에서 감정이 치유돼요. 좀 더 가벼운 방식인 거죠.
최근 팬더믹으로 비대면 수업이 늘고 고용난이 심각해지면서 MZ세대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어요. 문제를 인식한 소셜 패션 브랜드인 ‘XYZ BY KIMU’에서 ‘감정 쓰레기통’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나만의 노하우를 SNS에 공유하는 거예요. 건강한 방법으로 쌓인 감정을 해소하고자 하는 캠페인이었어요. 머머링 역시 건강하게 감정을 해소하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해 소개하고 싶었어요.

Q : 비슷한 서비스가 있나요.
소셜 음성 플랫폼 서비스로는 클럽하우스, 스푼라디오, 팟빵 등이 머머링과 비슷한 카테고리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다른 서비스들은 특정 주제를 가지고 공통된 관심사의 사용자가 모여 이야기를 주고받아요. 반면 머머링은 소셜 음성 기반의 일기나 친구들과 나누는 스몰 토크(수다)를 나누는 서비스에 가까워요. 이러한 관점에서 귀여운 이모지로 일기를 작성하는 '무다(Mooda)'나 감성적인 '세 줄 일기’가 유사한 서비스가 아닐까 싶어요.

자유로운 주제의 콘텐트를 제공하는 머머링 메인페이지. [사진 김종훈, 머머링 캡처]

Q : 평소에 일기를 써왔나요.
일기를 매일 쓰진 않지만, 평소보다 감정의 기복이 심할 때 일기장을 펼치곤 해요. 일기를 쓰는 동안 나를 돌아볼 수 있고, 그때의 감정을 일기장에 쏟아붓는 거죠. 평소 SNS는 중독성이 강하고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 자주 이용하진 않아요. 반면에 머머링은 능동적으로 내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Q : 실제 어떤 음성을 올렸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인사말을 녹음해서 올렸어요. 커버 아트는 늦은 저녁이어서 새벽 감성의 커버 아트를 선택했고요. 사용자가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댓글이 많이 달렸고 누군가는 녹음으로 인사를 건네주더라고요. 익명이고 목소리로만 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에티켓을 지키면서 굉장히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머머링의 화면 플로우는 사용자의 기분과 커버 아트를 선택하게 해줌으로써 감정 표현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사진 김종훈, 머머링 캡처]

Q : 음성으로 소통하는 것은 어떤 효과가 있나요.
처음엔 낯설지만 간단히 하고 싶은 말을 녹음하면 다른 사람들이 목소리를 녹음해서 댓글도 달 수 있어요. 채팅보다 직접 목소리를 주고받을 때 더 감정이 따뜻해진다고 생각해요. 특히 지금 같은 팬더믹 시대에 '코로나 블루'를 겪는 MZ세대에게 필요한 서비스인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터놓고 말하기 힘든 주제를 익명성에 기대어 쏟아놓게 하니까요. 실제 목소리를 들으면 조금 더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해보니 목소리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어요. 또 내 감정을 나만 보는 글로 적을 수도 있지만, 녹음하면서 또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로 공감받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가장 재미있는 점은 내 감정을 더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거예요. 녹음하고 나서 녹음 내용을 표현할 수 있는 '지금 내 기분' 아이콘을 골라요. 그리고 감각적인 그래픽으로 된 커버 중 하나를 선택해서 업로드하면 돼요. 내 경우엔 처음 인사로 녹음을 해 게시물을 업로드 했고, 이후에는 다른 사용자의 게시글에 음성으로 댓글을 단 적이 있어요. 오늘 하루가 어땠고 힘든 점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는데, 굉장히 공감 가는 내용이어서 힘내라는 응원의 이야기를 녹음해서 댓글을 달았죠. 차분하게 직접 목소리로 녹음하니까 조금 더 진정성 있게 느껴졌어요. 비록 온라인이지만,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머머링 안에서는 목소리와 이야기 주제, 커버 아트가 하나의 스토리가 돼요. 그걸 들으며 공감하고 감정을 터놓게 된다는 점이 머머링의 최고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머머링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 헤르츠. 기분을 표현하는 캐릭터를 추가 구매하거나 녹음 시간을 늘릴 때 사용한다. [사진 김종훈, 머머링 캡처]

Q : 이용료가 있나요.
머머링에는 '헤르츠'라는 가상화폐가 있어요. 500헤르츠에 5900원, 1000헤르츠에 1만1000원이에요. 머머링에서 녹음을 하면 기본 15초는 무료예요. 30초는 15헤르츠, 60초는 30헤르츠를 내야 하는데, 이때 헤르츠를 사용해요. 또 기분을 표현하는 캐릭터를 살 수 있어요. 캐릭터 구매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사지 않아도 돼요. 반면 녹음 시간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용료를 내야 하죠. 내가 느끼기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몇 개의 녹음 콘텐트를 업로드하니 반응도 궁금하고 '나'라는 사람을 목소리만으로 세상에 드러내고 싶다면 조금 더 긴 시간이 필요해 헤르츠를 구매할 것 같아요.

Q : 만족도가 궁금해요.
10점 만점에 8점을 주고 싶어요. 먼저 높은 점수를 준 이유는 일기를 쓰듯 서로의 감정을 음성으로 공유한다는 컨셉트가 좋아서예요. 하지만 머머링이 지닌 감성이 유저 인터페이스(UI)에 충분히 담기지 못한 게 아쉬워요. 생각보다 많은 사용자의 녹음 콘텐트가 규칙 없이 나열돼 있어요. 이점이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어렵게 하더라고요. 특히 상단에 검색 기능이 제공되는데 구분 없는 주제로 쌓이는 콘텐트를 어떻게 검색해서 찾을 수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검색 기능 대신 음성을 업로드할 때 선택하는 기분을 필터링할 수 있는 탭이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요.

다양한 커버 아트들. 기분에 따라 커버 아트를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기능도 있다. [사진 김종훈, 머머링 캡처]

Q : 개선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요.
머머링의 다양한 커버 아트와 녹음을 영상으로 다운받아 자신의 SNS에 업로드할 수 있게 하면 굉장히 좋을 것 같아요. 커버 아트는 개인 SNS에 올리기 좋은 이미지예요. 또 이렇게 다른 소셜 플랫폼에 공유되면 머머링의 마케팅에도 무척 도움이 될 테고요. 그리고 녹음 내용을 올릴 때 해시태그 기능을 추가하면 커뮤니티가 활성화될 거라고 생각해요.

Q :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은가요.
친구 중 '나는 생각이 정말 많아'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 말을 하는 친구들 대부분 생각이 지나칠 정도로 많다는 것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입장인 것 같아요. 고민할 것이 많고 그 고민을 어딘가에 해소하지 못해 다음 행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이러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머머링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주제 자체가 무겁지 않고 가벼운 스몰토크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래서 다소 진지한 고민거리도 가볍게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고 서로를 공감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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