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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이 수컷 100배 크기..수수께끼 망토문어 호주서 목격

조홍섭 입력 2022. 01. 18. 13:56 수정 2022. 01. 18.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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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란 붉은 망토를 너울거리며 춤추듯 헤엄치는 동물을 본 순간 오스트레일리아 대보초에서 스노클링을 하던 재신타 섀클턴은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만남"이란 사실을 직감했다.

해양생물학을 전공한 사진과 영상작가인 그는 1월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공해 상에서 평생을 살아 좀처럼 보기 힘든 갈색망토보라문어의 어린 암컷을 만났다"며 "색깔과 헤엄치는 모습이 환상적이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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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2cm 수컷, 2m 암컷과 짝짓기 뒤 죽어
길고 우아한 붉은 망토 뒤 해파리 독침 숨겨
호주 대보초에서 목격된 갈색망토보라문어 암컷의 모습. 재신타 섀클턴 인스타그램 갈무리.

기다란 붉은 망토를 너울거리며 춤추듯 헤엄치는 동물을 본 순간 오스트레일리아 대보초에서 스노클링을 하던 재신타 섀클턴은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만남”이란 사실을 직감했다. 해양생물학을 전공한 사진과 영상작가인 그는 1월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공해 상에서 평생을 살아 좀처럼 보기 힘든 갈색망토보라문어의 어린 암컷을 만났다”며 “색깔과 헤엄치는 모습이 환상적이었다”고 적었다.

열대와 아열대 바다에 사는 이 문어는 저인망이나 실험조업 그물에 걸린 적은 있지만 야생 상태로 목격된 사례는 손꼽을 정도로 드물다. 게다가 생태도 여러 가지 점에서 특별하다.

암컷 갈색망토보라문어는 길이 2m 무게 10㎏까지 자라는 대형이다. 대조적으로 수컷은 형광 망토도 없을뿐더러 동물계에서 암수 덩치 차이가 가장 클 정도로 작다.

몸길이가 2m에 이르는 암컷 갈색망토보라문어가 헤엄치는 모습. 망토는 몸을 과장해 포식자를 회피하는 효과를 낸다. 재신타 섀클턴 인스타그램 갈무리.

살아있는 수컷이 처음 발견된 것은 21년 전이었다. 마크 노먼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 박물관 학예사 등은 2002년 ‘뉴질랜드 해양 및 담수 연구’에 실린 논문에 이 발견을 보고했다.

대보초에서 야간 잠수 중 우연히 불빛에 이끌린 갈색망토보라문어의 수컷을 포획했다. 정소가 잘 발달한 성체였는데 길이 2.4㎝ 무게 0.25g이었다.

2001년 처음 발견된 갈색망토보라문어 수컷. 길이 2.4㎝로 암컷에 견줘 매우 작다. 막대가 1㎜이다. 마크 노먼 외 (2002) ‘뉴질랜드 해양 및 담수 연구’ 제공.

암컷은 수컷보다 길이는 100배 크고 무게는 4만배 무거운 셈이다. 연구자들은 “이런 극단적인 암수 덩치 차이는 어떤 동물에서보다 크다”고 밝혔다.

짝짓기도 특이하다. 수컷은 다리 밑 주머니에 정자를 보관하는데 암컷을 만나면 이 주머니를 파열시키고 생식 팔 끝에 정자를 묻힌 뒤 팔 끝을 자른다. 수컷은 짝짓기 뒤 곧 죽는 것으로 추정된다. 암컷은 전달받은 정자로 수정한 알을 10만 개 이상 낳고 3∼5년 산다.

갈색망토보라문어의 독침 무기. 빨판에 독해파리의 촉수를 떼어내 붙였다. 마크 노먼 외 (2002) ‘뉴질랜드 해양 및 담수 연구’ 제공.

갈색망토보라문어의 사냥 무기도 독특하다. 독해파리의 촉수에서 독침을 떼어내 빨판에 붙이고 다니며 무기로 쓴다. 문어는 독에 면역이 있다.

대보초 재단은 이 문어를 소개하는 누리집 자료에서 “문어의 다리를 감싸는 길고 풍성한 망토는 포식자에게 더 크고 무섭게 보이는 효과를 낸다”며 “재빨리 도망칠 때는 망토를 다리 밑에 접어 넣을 수 있고 아주 급박한 상황에 닥치면 망토를 떼어내기도 한다”고 적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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