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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조회 규제' 놓고 법무장관·실무진 이견

이진석 기자 입력 2022. 01. 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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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통신 자료를 조회(통신 조회)한 사실을 당사자에게 통지하도록 한 법안에 대해 법무부가 반대 의견을 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사찰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나 법무부는 "통신 조회는 기본권 침해 정도가 낮다"고 판단했다.

경찰청도 허 의원의 발의안에 대해 "통신 자료 확보 사실이 당사자에게 알려지면 증거 인멸, 도주 우려가 높고 공범 수사 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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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수사력 저하 등 부작용"
박범계 "인권침해 소지 손질해야"
내부 갈등으로 이어지나 관측까지
박범계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서울경제]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통신 자료를 조회(통신 조회)한 사실을 당사자에게 통지하도록 한 법안에 대해 법무부가 반대 의견을 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사찰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나 법무부는 “통신 조회는 기본권 침해 정도가 낮다”고 판단했다. 반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통신 조회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며 실무진과 이견을 보였다.

18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실이 받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법무부(검찰)의 공식 입장 및 의견’에 따르면 법무부는 “통신 자료 제공 사실 통지 제도는 도입 시 우려되는 부작용 등을 고려해 입법정책 측면에서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수사력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허 의원이 ‘통신 조회 남발을 억제할 목적으로 당사자에게 통신 자료 제공 사실을 의무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2020년 11월 대표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법무부가 사실상 반대 뜻을 밝힌 셈이다. 근거로는 2012년 8월 헌법재판소 결정을 제시했다. 법무부는 “통신 자료 취득 행위는 강제력이 개입되지 않은 임의 수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입자 정보 조회에 불과해 기본권 침해 정도가 낮다. 이를 넘어 통화 내역까지 확인하는 경우에는 이미 통지가 이뤄지고 있다”며 통신 자료 오남용에 따른 인권침해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시스템 구축과 통지에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소요되는 데 반해 가입자가 언제든지 직접 통신사에 열람을 요청할 수 있어 그 필요성이 낮다”면서 “범죄 관련성이 높은 자에 대한 통지는 수사 초기에 범죄를 은닉하게 하고, 범죄 관련성이 낮은 자에 대한 통지는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불필요한 오해와 불안감을 유발하게 된다”며 개정안의 단점을 열거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에 따라 이동통신사는 이름과 주민등록 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이 포함된 통신 자료를 법원 영장 없이도 수사기관에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매년 검찰과 경찰·국정원 등에 수백만 건의 개인 정보가 당사자도 모른 채 넘어갔고, 이러한 수사 관행을 공수처도 받아들여 ‘무더기 사찰’ 논란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각 수사기관은 10년이 넘도록 원활한 수사를 위해 현행 수준의 통신 조회를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경찰청도 허 의원의 발의안에 대해 “통신 자료 확보 사실이 당사자에게 알려지면 증거 인멸, 도주 우려가 높고 공범 수사 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반면 박 장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영장 없는 통신 조회는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면서 “입법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처럼 무제한으로 통신 자료를 볼 수 있는 방식을 개선하는 것은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에도 박 장관은 공수처발 통신 사찰 논란이 불거지자 “더 논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회적으로도, 정치권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면 법무부도 대안을 만들어 제시할 것”이라며 제도 개선의 의지를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통신 조회를 놓고 박 장관과 법무부 실무진이 해석을 달리하면서 내부 갈등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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