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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톡] 日·대만 밀월 언제까지

조은효 입력 2022. 01. 18. 18:25 수정 2022. 01. 1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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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설 연휴 기간인 지난 2일 밤.

태극기 조명에 대한 기쁨도 잠시, 얼마 뒤 알게 된 사실은 이날 도쿄의 밤 하늘을 밝힌 청·백·홍의 빛깔은 태극기가 아닌 대만의 '청천백일만지홍기'를 상징했다는 것이다.

"새해 일본과 대만의 우호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고, 대만 방문을 활성화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한다.

중국의 방해로 코로나 백신을 못 구해 쩔쩔매던 대만에 일본이 남는 백신(아스트라제네카)을 보낸 데 대한 감사 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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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효 도쿄특파원 
일본의 설 연휴 기간인 지난 2일 밤. 도쿄에 있는 한국 사람으로서 착각이었지만 잠시 설렌 일이 있었다.

도쿄타워가 이날은 오렌지색이 아닌 '청·백·홍색'으로 불을 밝힌 것이다. '설마, 태극기를 상징한 것인가.' '한일관계가 좋지 않은 시기에 도쿄에 사는 한국 사람들 힘 좀 내라고 어느 한국 기업, 어느 한국 단체가 주식회사 도쿄타워 측에 돈 좀 쓴 것일까.'

도쿄타워에 들어간 철근 총 4000t 가운데 약 3분의 1은 한국전쟁 당시 사용된 미군의 전차 스크랩이 사용됐다. 위치로는 타워 상층부다. 일본 고도성장의 상징물에 한국전에서 사용된 철이 녹아들어가 있다는 것은 많은 사실을 함축한다.

태극기 조명에 대한 기쁨도 잠시, 얼마 뒤 알게 된 사실은 이날 도쿄의 밤 하늘을 밝힌 청·백·홍의 빛깔은 태극기가 아닌 대만의 '청천백일만지홍기'를 상징했다는 것이다. "새해 일본과 대만의 우호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고, 대만 방문을 활성화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한다. 관광홍보에 정통한 한 인사는 "도쿄타워에 '기획성' 불을 밝히려면 돈도 많이 줘야 하지만, 일본의 상징물이라는 점에서 국가 간 정치적 관계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대만의 연초 도쿄타워 라이트업은 지난해 1월 3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였다고 한다.

이미 지난해 9월 대만의 상징 타이베이101 타워에는 '일·대만 유대' 등의 메시지가 장식된 바 있다. 중국의 방해로 코로나 백신을 못 구해 쩔쩔매던 대만에 일본이 남는 백신(아스트라제네카)을 보낸 데 대한 감사 인사였다. 양국 상징인 타워를 통해 공공외교의 메시지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새 부쩍 강화된 일·대만 관계는 아베 신조 전 총리 등 자민당의 대중국 강경파, 대만 차이잉원 총통 등 민진당 세력들이 주도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대만의 유사는 곧 일본의 유사"라며 미·일·대만이 보조를 맞춰 중국 위협에 대항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사실 이를 바라보는 일본 내 시선은 복잡하다. 어디까지 대만 문제에 관여해야 하는 것인지, 계산기 좀 두드려보자는 것이다. 일본의 제1무역 상대국인 중국에 척지면서까지, 원치 않는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도요타, 혼다, 유니클로 등 일본 기업들에 제1의 시장은 중국이다. 안보위협론과 당장의 경제현실 간 간극이 커지면서 스스로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과거 대만의 경제고문을 지낸 경영전략가 오마에 겐이치 같은 사람들은 "미국을 추종하기 위해 중국을 버리는 오류를 범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중국이 6년 안에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일본과 대만의 밀월관계의 진정성을 시험할 순간도 머지않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연초 도쿄타워의 대만기 상징 라이트업 행사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하나의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본다.

eh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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