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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불쏘시개 된 외벽..통계도 없이 '조마조마'

남영주 입력 2022. 01. 1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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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원인을 찾아 처벌하는 것보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2015년 120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의 주요 원인은 외벽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인 '드라이 비트' 공법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규제는 강화됐지만, 비슷한 화재는 계속 되풀이 됐습니다.

다시 간다, 남영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전체가 시꺼먼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시멘트 외벽에서 맹렬하게 치솟아 오르는 불길이 눈에 띕니다.

새빨간 불길 속에 외벽은 이미 너덜너덜해졌습니다.

지난 2015년 5명이 숨지고 120명 넘는 부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

콘크리트 건물 외벽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인 일명 '드라이비트 공법'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습니다.

드라이비트 공법의 경우 공사비는 싸지만, 화재에 취약한 단점이 있습니다.

7년이 지났지만 인근 건물에는 아직까지 화재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주민들은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목격자]
"끔찍했죠.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저도 굉장히 트라우마가 심했으니까. 사람이 죽는 걸 봤으니까 아무래도 힘들었죠."

[목격자]
"무섭죠. 저희 동네에서 그런 큰 불이 났다는 거. 자재가 잘 타는 자재였나…"

"사고 발생 7년이 지났습니다. 화재가 났던 곳은 이름도, 건물 외벽도 모두 바뀌었고 관련 법까지 개정됐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
"건물도 새로 다 뜯어가지고 다시 재건축을 했잖아. 전부 리모델링 다 한 거예요. 다 걷어내고."

화재 발생 8개월 뒤 정부는 6층 이상 건물의 외벽 마감재를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제한했습니다.

2019년부터는 그 기준을 3층 이상으로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 이후에도 드라이비트 공법이 적용된 건물 화재 참사는 계속됐습니다.

2015년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들은 규제에서 빠졌기 때문입니다.

2017년 12월, 29명의 생명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2018년 38명이 숨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모두 드라이비트 공법이 사용됐습니다.

주택가 곳곳에서도 이런 건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양재관 / 마감재 시공사 대표]
"스티로폼, 전형적인 드라이비트입니다. 화재가 났을 떄 굉장히 위험한 구조인 게 (불이) 외벽에서 타고 올라가니까 완전 무방비 상태가 되는 거죠."

일부 노후 건물에선 외벽 사이로 삐져나온 스티로폼이 손만 대도 으스러져 버립니다.

2015년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은 647만 8천 동이고, 6층 이상 건물도 17만 4천 동에 이릅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이 가운데 얼마나 드라이비트가 적용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저희가 마감재료별로 따로 그렇게 통계를 갖고 있지는 않고요. 그 전(2015년)에 건축된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따로 뭘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급한대로 정부는 지난해부터 어린이와 노약자 시설 등의 건물 외벽 마감재를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건물주가 공사비의 3분의 1씩을 부담해야 해서 실제 공사에 들어간 비율은 극히 낮습니다.

다시간다 남영주입니다.

PD : 윤순용 권용석

남영주 기자 dragonba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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