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속수무책 오미크론 확산에.. 국산 '진단키트' 수출 대호황

김명지 기자 2022. 1. 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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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바이오센서 美 정부와 2000억 규모 계약
셀트리온 휴마시스 진단키트 아마존 입점
씨젠, 이스라엘·캐나다 전세기로 진단시약 공수
진단키트 제약바이오 연매출 3조 시대 열 수도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서 시민들이 무상으로 공급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 진단 키트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틀 전 자가 진단키트 5억 개를 가정에 무상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대도시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서는 등 비판론이 커진 후 나온 조치다. /연합뉴스

델타와 오미크론 등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국내 진단키트 업체의 수출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서 한 때 진단키트 사용이 주춤했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다시 국내 진단키트 업체의 몸값이 높아진 것이다.

1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전역에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폭증하면서 국내 자가진단 및 진단시약 업체로 수출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델타 변이는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전파력이 강하다. 최근 확산하는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보다도 전파력이 더 강하다.

체외진단 전문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는 지난 17일 미국 정부에 998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분 안에 오미크론·델타 변이 등을 포함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11일에도 미국에 1008억원 규모의 자가검사키트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휴마시스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신속항원 자가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 홈 테스트’(Celltrion DiaTrust COVID-19 Ag Home Test)를 최근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 입점시키고 판매를 개시했다. 셀트리온은 아마존 내 오픈마켓 형태로 입점을 추진했으나, 이 과정에서 아마존이 직접 연락해 미국 법인인 셀트리온USA로부터 진단키트를 직매입해 판매하고, 배송까지 책임지는 유통 및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에서는 하루 80만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백신 덕분에 입원율과 사망자는 줄었지만 델타에 이어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 전역을 강타했다. 뉴욕과 뉴저지주는 물론 이달 초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가전 전시회 CES 2022가 열린 라스베이거스에서도 지난 연말 이후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으려면 수 시간 줄을 서야 하고, 결과를 받는 데만 일주일 가량 걸린다고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말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어려워 여론이 악화하자 가정용 진단키트 보급 정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연말에 5억 개를 배포하겠다고 밝힌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14일 5억 개를 추가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총 10억 개의 자가진단키트를 확보해 미국 모든 가정에 한 달에 최대 4개씩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구상인데, 하루 평균 80만 명이 감염되는 상황에서 이 정도 물량은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 진단키트’를 이용해 검사를 시연하고 있다. 면봉으로 콧속에서 검체를 채취, 진단시약에 넣어 판별한다.

코로나19 진단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폭증한 상태다.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은 지난 12월 말부터 이달까지 약 한 달 동안 510만명이 검사 받을 수 있는 분량의 진단시약을 이스라엘에 수출한다고 전날 밝혔다. 지난달 170만 명분에 이어, 이번 달에 340만 명분 수출이 예정됐다.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번 달에도 전세기를 통해 진단시약을 수출한다.

이스라엘의 진단시약 수요가 급증한 것은 최근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어서는 등 연일 최고치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인구는 약 900만 명으로 씨젠의 최근 한 달간 수출 물량은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양이다.

씨젠이 이스라엘에 수출한 제품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 여부 판별이 가능한 제품(Allplex™ SARS-CoV-2 Master Assay)이다. 이스라엘에서 독감도 함께 유행하면서 최근에는 코로나19와 A형 및 B형 독감,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등 각종 호흡기질환을 구분해 내는 제품(Allplex™ SARS-CoV-2/FluA/FluB/RSV Assay)도 주문 물량에 추가됐다. 씨젠은 지난 13일 캐나다에도 전세기를 통해 약 34만명 검사 분량의 진단시약을 수출했다.

이런 추세라면 국내 진단키트 업체가 제약업계 첫 연매출 3조원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48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진단키트 수요가 소폭 줄었으나 4분기부터 델타와 오미크론으로 재확산되면서 선진국과 저개발국 모두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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