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패닉" "유구무언" 등록말소 위기 놓인 현대산업개발 내부 분위기는?

MBC라디오 입력 2022. 1. 1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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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 광주 붕괴 사고, 1 : 29 : 300 하인리히 법칙 떠올라
- 재계 '중대재해처벌법' 반발했으나.. 광주 사고로 할 말 없게 돼
- 정몽규, 현산 회장직 내려놨지만 지배구조 차이 없어
- 정용진 '멸공' 논란으로 기업-주주 큰 피해.. 내부 통제 불능
- '물컵 갑질' 조현민 최근 승진.. 재벌들 후진적 지배구조 민낯
- 참여연대 "국민연금, 현산에게 주주대표소송 진행" 공개 요구
- 재계는 소송 남발 우려하나.. 주주보호 조치 적극 취해야
- 현산 내부는 패닉 상태.. 등록 말소 가능성도 배제 못 해
- 현산, 주택건설 퇴출 시 그룹 전체의 존폐 위기 직면할 수도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사퇴로서 그 책임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주주로서 하여튼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하고”


☏ 진행자 > 이 목소리 주인공 바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목소리죠. 엊그제 회장직 사퇴를 선언했던 한 장면 들으셨는데요. 이거 피해가기 아니냐, 책임 피해가기 아니냐 이런 비판도 바로 따라붙은 바가 있는데 곽정수 한겨레 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곽정수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안녕하세요? 일단 광주에서 벌어진 참사 어떻게 평가하세요?

☏ 곽정수 >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했잖아요. 또 아이파크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아파트 건설 수주도 취소 요구가 빗발치고 정부도 아파트 건설 퇴출 조치 검토한다는데 파장이 일파만파인데요. 사실 저는 이걸 보면서 기업들의 안전불감증을 재확인한 사고였다 이렇게 보고 싶고요. 아직 사고원인이 조사 중이지만 벌써 양생기간이나 보강에서 미흡한 점이 드러나고 있잖아요. 그리고 또 지난 해 6월에 광주 학동 재개발 참사 이후에 불과 7개월 만에 대형 참사가 재발한 셈인데 당시 정몽규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서 책임을 통감한다, 재발방지책을 다짐했는데 결국 말로만 한 것 아니냐 생각이 들고요. 산업재해예방분야에서 유명한 하인리히의 법칙이라는 게 있어요.

☏ 진행자 > 하인리히의 법칙, 어떤 건데요?

☏ 곽정수 > 1:29:300인데, 큰 사고가 이번처럼 발생하면 그 전에 동일한 원인으로 한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했을 것이다.

☏ 진행자 > 29번의.

☏ 곽정수 > 예, 그리고 또 운 좋게 사고까지 안 갔지만 동일한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아찔한 사건은 300번은 있었을 것이다, 이런 얘기인데요. 사실 이렇게 상상이지만 이번 사건이 만약에 주민이 입주한 뒤에 발생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 진행자 > 상상도 하기 싫은 상황이죠.

☏ 곽정수 > 그렇습니다. 사실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발생하는 이런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잖아요. 이번 달 27일부터 시행되는데 그동안 재계는 이 법에 대해서 처벌이 지나치게 무겁다면서 강력히 반발했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번 사고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 진행자 > 바로 그 부분인데 엊그제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은 사퇴한다면서 대주주 직위는 유지한다고 했거든요. 이게 바로 이것과 연결돼 있는 것 아닙니까? 지금.

☏ 곽정수 > 그렇습니다. 사실 진정한 사과에는 흔히들 네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그래요. 신속한 사과인데 이번에 한 6일 뒤에야 했잖아요. 두 번째는 구체적인 잘못을 적시해야 되는데 이번에 그런 부분, 물론 조사 중이긴 하지만 두루뭉수리 넘어갔고 세 번째가 지금 말씀하신 책임자에 대한 응분의 조처인데 사실 건설회장을 물러나고 지주회사 회장직을 유지한다는 건 지금 재벌의 지배구조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거거든요. 실제 권한 행사에 무슨 변화가 있는지 의문일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꼬리 자르기냐, 눈 가리고 아웅이냐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지금 지배구조를 말씀해주셨는데 지배구조 이야기는 현대산업개발로 국한되는 얘기는 또 아니잖아요.

☏ 곽정수 > 그렇습니다.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면서 정작 총수가 책임지지 않는 것은 한국 대기업의 후진적 지배구조의 맹점으로 지적되는데 최근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멸공 논란이 있었잖아요. 그것도 총수가 과도한 SNS 활동으로 주가가 폭락하고 기업 불매 운동되고 이런 식으로 기업과 주주가 큰 피해를 입었는데 이런 걸 흔히 오너리스크라고 하잖아요. 이런 오너리스크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도 재벌의 후진적 지배구조가 노출된 거다 이렇게 볼 수 있고, 최근에 주목해야 될 것은 별명이 물컵 갑질 이렇게 불리는 재계인사가 있죠.

☏ 진행자 > 예, 한진.

☏ 곽정수 > 조현민 부사장, 4년 전에 2018년이죠. 이번 승진으로 사장이 됐는데 조 사장이 광고업체 직원이 회의 도중에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니까 소리를 지르고 물컵을 던지는 그런 모습이 인터넷에 나와서 국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잖아요.

☏ 진행자 > 잠깐만요. 그런데 이번에 승진했어요? 그분이.

☏ 곽정수 > 이번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잖아요.

☏ 진행자 > 승진했구나.

☏ 곽정수 > 그래서 그때도 4년 전에 경영일선에서 책임을 지고 물러났는데 결국 또 국민들 기억이 희미해질 때쯤 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경영복귀해서 고속 승진하는 이런 관행들이 되풀이 되고 있는 거죠. 재벌의 지배구조 민낯이 일련의 사건으로 또 한 번 드러났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진행자 > 이건 어떻게 봐야 될까요. 참여연대가 촉구하고 나선 게 하나 있는데 현대산업개발의 2대 주주가 국민연금이라면서요.

☏ 곽정수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국민연금에게 주주대표소송 진행하라 이렇게 공개적으로 요구했는데 어떤 이야기입니까?

☏ 곽정수 > 이것도 속사정을 들여다봐야 되는데 국민연금이 현대산업개발 주식 7%를 갖고 있는 2대 주주입니다. 그런데 참여연대가 논평을 통해서 이번 사고로 인해서 주가 하락 등 큰 손해가 발생했는데 주주 대표소송으로 책임을 물어야 된다는 주장인데요. 사실 주주대표 소송이란 것은 주주가 이 기업가치나 주주가치를 훼손한 경영진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거예요. 그런데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곳이잖아요. 이 주요기업의 주주 이익을 보호를 위해서 주주권을 적극행사한다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어요. 주주대표소송이 활성화 과제의 하나인데 그동안 주주대표 소송을 굉장히 소극적으로 했거든요. 기금운용본부하고 수탁자책임전문위로 결정구조가 이원화돼 있었는데 이번에 그걸 활성화하기 위해서 수탁자전문위원회를 일원화하는 걸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계가 소송 남발을 이유로 해서 또 기업을 벌주려고 하는 거냐는 이유로 강력히 반대하고 있거든요. 사실 후진적 기업지배구조가 그동안 한국 기업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사실 재계가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으로만 보면 주주대표소송 강화에 반대할 명분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 진행자 >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7% 지분이라면 엄청난 건데 주가 하락은 국민연금 가입자들 피해로 연결되는 거잖아요. 그 얘기는.

☏ 곽정수 > 결국 국민의 피해인 거죠. 그동안 사실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그 자체가 문제였던 거죠.

☏ 진행자 > 국민연금이 이번에 정말 팔 걷어붙이는지 주된 관심사가 돼야 되겠네요. 이렇게 돼 버리면.

☏ 곽정수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마지막으로 국토부 장관이 등록 말소 가능성도 언급했는데 실제로 이렇게까지 갈 거라고 전망하세요?

☏ 곽정수 > 어저께 현대산업개발 직원들하고 통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반응이 패닉이다 유구무언이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느냐 하는 큰 충격을 감추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국토부 장관 말씀하셨는데 그런 가능성까지도 배제하지 못하는 그런 모습이었어요. 사실 그동안 작년에 붕괴사고 이후에 안전진단 강화 등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했는데 이번에 또 다시 사고나니까 할 말을 잃어버린 모습이었는데요. 만약에 현대산업개발이 재계 29위인데 대부분이 건설 쪽 비중이 커요. 만약에 진짜 우리 주택건설 쪽에서 퇴출된다면 그룹 전체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존폐까지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까?

☏ 곽정수 > 그렇습니다. 내부에서는 그 정도로 심각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건 일부 직원은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이번에 크게 혼나야 된다. 그래야 고친다 그런 쓴소리 하는 직원도 있었습니다.

☏ 진행자 > 등록 말소만은 막으려고 필사적으로 나서겠는데요. 회사 쪽에서.

☏ 곽정수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정말로 등록 말소가 되면 진행되는 공사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현대산업개발에서.

☏ 곽정수 > 여러 가지 관련 법규에도 되겠지만 일부 현대산업개발이 지어주기로 한 공사 현장에서는 취소를 하자, 심지어 현대산업개발이 브랜드가 아이파크잖아요. 아이파크 브랜드로 해서 지어진 단지에서는 브랜드를 바꾸자 아파트 이름을 바꾸자 이 정도 얘기까지 나오니까 심각한 거죠.

☏ 진행자 > 국토부 결정을 봐야 될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곽정수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곽정수 한겨레 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와 함께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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