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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장동 실무' 故 김문기 유서 입수.."초과이익 환수 세 차례 제안"

장혁진 입력 2022. 01. 19. 10:50 수정 2022. 01. 2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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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문기 처장이 남긴 유서 ‘사장님께 드리는 호소의 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대장동 개발 사업협약서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자는 제안을 세 차례 했지만, 임원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자필 유서에 남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환수 조항'은 민간 사업자의 수익 독점을 막는 일종의 '안전장치'로, 실무진들이 제안했다가 7시간만에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입니다.

김 처장은 다만 '환수 조항 삽입'을 거부한 임원들이 누군지,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습니다.

KBS가 입수한 故 김문기 처장의 유서와 징계의결요구서, 경위서 (촬영기자 = 김재현)


■ "환수 조항 삽입, 세 차례 제안 ...반영되지 않아"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 처장은 지난달 21일 오후 성남도개공 사옥 1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KBS는 유족으로부터 김 처장이 남긴 자필 유서와 성남도개공의 징계의결 요구서, 김 처장이 회사에 제출한 경위서를 입수했습니다.

먼저 노트 2장 분량의 유서는 '사장님께 드리는 호소의 글'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합니다. 지난달 6일, 3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윤정수 도개공 사장에게 보내려고 한 편지로 보입니다.

김 처장은 이 글에서 "회사에서 정해준 기준을 넘어 초과이익 부분 삽입을 세 차례나 제안했는데도 반영되지 않고, 당시 임원들은 공모지침서 기준과 입찰계획서 기준대로 의사 결정을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나는 그 결정 기준대로 지난 3월까지 최선을 다했는데, 마치 제가 지시를 받아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처럼 여론몰이가 되고, 검찰 조사도 그렇게 되어가는 느낌"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대장동 일을 하면서 유동규BBJ('본부장'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나 정민용 팀장으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압력, 부당한 요구를 받은 적이 없었다"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유동규 기획본부장(구속 기소)은 2015년 3월부터 사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었고, 정민용 변호사(불구속 기소)는 당시 기획본부 산하의 전략사업팀 소속이었습니다.

김 처장은 "오히려 민간 사업자들에게 맞서며 우리 회사(성남도개공)의 이익을 대변하려고 노력했다"라면서 "그들(민간 사업자)로부터 뇌물이나 특혜를 받은 적이 없다"라고 줄곧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 '환수 삭제' 임원 실명 거론 안 해

앞서 KBS는 2015년 5월부터 6월 사이 김 처장이 검토했던 사업협약서 초안의 4가지 버전을 토대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되는 과정을 재구성한 바 있습니다.

공공과 민간의 이익 배분 구조를 결정하는 핵심 문서들인데, 김 처장이 유서에 담은 내용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연관 기사] [단독] 대장동 ‘초과이익 환수 삭제’ 재구성…故 김문기는 어떤 역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354750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성남의뜰이 맺은 사업협약서 초안들


이에 대해 김 처장의 동생은 "형은 줄곧 '실무자로서 일한 것밖에 없다'고 하며 억울해했다"라면서 "검찰과 경찰이 몇 번씩 참고인 조사하다 보니 중압감을 크게 받았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김 처장은 지난해 10월 6일, 서울중앙지검에서의 첫 조사를 시작으로 모두 네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에선 두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이와는 별도로 회사 자체 감사까지 이뤄졌습니다.

김 처장은 그러나 유서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삽입을 언제 제안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임원들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궁금증을 남겼습니다.

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0월 6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는 故 김문기 처장


■ "변호사 없이 조사…회사 원망스럽다"

김 처장은 유서에서 "금번 사건을 제 개인 일처럼 외면하는 회사가 너무나 원망스럽다"라고 했습니다. 2013년 입사 이후 9년간 일한 성남도개공에 대해 섭섭함을 드러낸 겁니다.

그는 "두 번째 (검찰) 조사받던 10월 7일 대기실에서 하나은행 이OO 부장을 만나게 됐는데, 변호사들과 함께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너무나 자괴감이 들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사건 관계인들과는 달리 본인만 혼자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상황을 언급한 것인데, 김 처장은 "저와 우리 직원 실무진들이 자문 변호사를 통해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반복해 썼습니다.

지난 17일 열린 대장동 사건 재판에서 법정을 나서고 있는 정민용 변호사


■ 극단적 선택 전날, 징계 의결 요구서 전달받아

성남도개공은 그러나 김 처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날인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감사 결과에 따른 '징계 의결 요구서'를 김 처장에게 보낸 사실이 재차 확인됐습니다.

김 처장이 지난해 9월 25일 성남도개공을 그만둬 민간인 신분이었던 정민용 변호사가 공사를 방문해 비공개 자료인 민간사업자 평가배점표 등을 열람토록 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KBS가 확인한 5쪽 분량의 징계의결 요구서에는 당시 사실 관계와 함께 '중징계 처분함이 타당하다고 사료됨'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회사 측은 김 처장에 대한 형사 고발 등도 검토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감사 과정에서 회사에 낸 경위서(11월 4일 작성)에서 "열람 당시만 해도 현재처럼 정민용이 검찰에서 밝혀진 (범죄) 사실들을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열람을 해준 것"이라며 "그러한 사실을 알았더라면 사무실에 오지 못하게 했을 것"이라고 항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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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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