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코로나 미련 못버리는 中때문에..공급망 위기 계속될 것"

이승윤 2022. 1. 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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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어젠다 2022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
中, 오미크론 맞춘 방역 못해
올림픽 이후도 봉쇄 지속 전망
급격한 친환경 에너지 정책도
인플레 부추기는 요인으로
G2 올해 국내정치 이슈 산적
대만 문제 등 정면충돌 없을것
美 중간선거 공화당 승리 유력

◆ 세계경제포럼 / 다보스 어젠다 2022 ◆

"미국과 중국이 올해 각각 중간선거와 공산당대회가 있는 만큼 대만 등 민감한 사안에선 서로 레드라인을 넘지 않을 것이다. 올해 가장 큰 리스크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힘든 중국의 경직된 방역체계다.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흐름까지 더해져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다보스포럼 기간을 맞이해 진행된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대표적인 국제정치 리스크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실패'를 꼽았다. 유라시아그룹은 뉴욕에 본사를 둔 미국 싱크탱크다.

그는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첫 단계에서 가장 잘 대응한 나라이지만 가장 덜 유연한 국가이기도 하다"며 "감염자 발생 건수보다는 코로나19 감염자의 입원과 사망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체제로 전환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미크론은 전염성이 강하지만 증상이 덜 심각한 만큼 대응 방식에도 전환이 필요한데, 중국이 방역체계를 바꾸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는 "만약 중국이 코로나 제로 정책과 봉쇄정책을 지속하려 한다면 사람들을 화나게 할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대국으로부터 오는 공급 부족과 공급망 문제를 촉발할 것"이라며 "베이징동계올림픽부터 문제가 시작될 수 있고, 톈진에서 발생한 일과 유사한 상황이 계속해서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코로나19 대응 이슈는 세계적인 물가 상승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 투입과 봉쇄정책의 후유증으로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촉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이슈는 이 같은 흐름과는 반대되는 것으로 중국의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을 조금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기반시설이 부족한 상태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도 인플레이션 촉발 요인"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물가상승률 수준은 빠르게 안정되겠지만, 이전 수준으로까지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브레머 회장은 국제정치 질서에서 리더가 사라진 '지제로(G-Zero)', 특정 국가의 개방성과 안정성 간 상호관계를 보여주는 '제이커브(J-Curve)' 등 개념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는 '우리 대 그들(US vs Them)' '리더가 사라진 세계' 등이 번역 출간됐다. 올해 초 발표한 '2022년 최대 리스크들(Top Risks 2022)' 보고서에서 10대 지정학적 위험을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모두 국내 정치 일정 탓에 올해 국제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는 물론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브레머 회장은 "미국과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탄소 배출국이지만 기후변화에 전혀 앞장서고 있지 않다"며 "그럼에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삼림 벌채 종식, 메탄 배출 제한, 효과적인 탄소 거래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너무 분열돼 있어 어떤 것도 법제화할 수 없고, 중국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기 때문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에서는 유럽이 앞서서 행동에 나서고 있는 많은 플레이어 중 하나이지만 헤게모니 싸움이라기보다는 유엔, 젊은 20대 등 다양한 주체의 활동이 눈에 띄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등에서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내부적으로는 다른 곳 못지않게 기후변화 대응 기술 투자에 적극적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중국인들은 분명히 핵 관련 기술에서 훨씬 더 많은 일을 하고 있고 국가 투자 지원, 풍력과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배터리 개발, 그리고 인프라스트럭처와 공급망 투자에도 적극적이어서 많은 영역에서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환경 정책 등에 대한 정치적 반대를 덜 받는 권위주의적인 정부라는 구조적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11월의 미국 중간선거에 대해서는 공화당 승리가 거의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이겨 상원을 차지하고 핵심 주(州)의 주요 주지사와 주의회 대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조 바이든 정부는 더 이상 입법 의제를 완수할 수 없게 돼 정책이나 예산 집행, 임명권자 임명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머 회장은 중국도 올해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개최되고, 10~11월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전당대회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양쪽이 서로 불안정을 원하지 않고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분석했다. 경제적으로도 상호 의존의 정도가 높기 때문에 갈등이 '적어도 올해는' 극단적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다. 그는 "서로 레드라인을 건드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대만에서 갈등이 폭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월 대선 이후 다음 한국 정부의 핵심 과제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가장 큰 시험대는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이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두 핵심 동맹국이지만 완전히 기능하지 않고 있으며 모두에게 좋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어떻게 보면 가장 큰 기회"라며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면 쿼드에 참여하기가 훨씬 쉬워지고 안보 관계, 경제 관계 등을 조정하기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언 브레머 회장은…

△1969년생 △툴레인대 국제관계학 학사 △스탠퍼드대 정치학 석·박사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교수 △컬럼비아대 외래교수 △세계경제포럼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의제 협의회' 창립위원장 △미국외교협회 회원 △1998년~현재 유라시아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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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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