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문화심리학으로 들여다본 韓·日의 차이

이규화 2022. 1. 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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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에서 같은 인종적 문화적 기원을 갖고 있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참 많다.

한국인은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투사하려고 하는 존재로, 일본인은 다른 사람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존재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차이는 두 나라 사람들의 삶과 의식에 깊게 배어든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책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오랜 기간 교류를 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문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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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한국인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한민 지음/부키 펴냄

가까이에서 같은 인종적 문화적 기원을 갖고 있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참 많다. 두 나라 사람들은 스스로를 바라보는 태도에서부터 대조적이다. 한국인은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투사하려고 하는 존재로, 일본인은 다른 사람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존재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차이는 두 나라 사람들의 삶과 의식에 깊게 배어든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책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오랜 기간 교류를 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문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짚는다. 저자는 문화를 사회 현상에 접근하는 새로운 틀로서 이해하고 두 나라 사람들을 탐구해왔다. 풍부한 데이터와 다양한 사례들이 동원돼 묘사되는 한일 두 나라 사람들의 면면을 대하면 무릎을 치며 공감하게 된다. 흥미롭고 유익한 정보다.

한국의 공연장이 떼창으로 가득찰 때 일본은 기껏해야 박수를 친다. 한국에는 온갖 종류의 욕이 있지만 일본은 딱히 욕이랄 것이 없다. 한국인들은 여럿이 어울려 하는 다중접속롤플레잉게임(MMORPG)을 즐길 때 일본인들은 혼자 하는 콘솔게임에 열중한다. 한국에는 '프로불편러'가 많은데 왜 일본인은 빈집에 돌아와서도 인사를 할까.

일본인은 이(異)세계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속에서 갈등을 외면하고 환상의 세계로 도피하는 습성이 강하지만, 한국인들은 '오징어게임'이나 '미나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현실을 직시하고 '관계'에서 탈출구를 찾으려 한다. 은둔형 외톨이라는 뜻의 '히키코모리'가 일본 인구의 1%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은 사회활동을 거부하고 부모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남한테 피해를 줄지 모른다는 공포에 싸여 타인 접촉을 피하는 극도의 '조심성'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한일의 차이는 '관계'에 대한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한국인은 자신과 타인의 입장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여기는 반면, 일본인은 자신을 타인과 명확히 구분되는 존재로 간주하고 서로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즉 한국인은 관계에서 선을 넘으려 하고 일본인은 선을 긋는다는 설명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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