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인건비로 속도전"..39층은 모두 외국인 노동자였다
'비용 절감' 때문에 '노동자의 안전'을 무시한 정황은 또 있습니다. 붕괴가 시작된 39층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은 모두 외국인 노동자였습니다. 그 현장의 책임자도 외국인이었습니다. 인건비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중요하게 따져봐야 할 '업무의 숙련도', '경력'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해선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가 무너지기 직전, 옥상에서 들린 말은 중국어였습니다.
서로 주고 받는 대화는 모두 한국말이 아닌 중국어입니다.
[너네 둘이 봐봐. (저쪽 무너진다, 무너진다, 무너진다.)]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를 붓는 작업을 하던 노동자는 8명.
우리나라 사람은 없었고, 현장 반장부터 말단 작업자까지 모두 중국인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 함께 작업한 장비 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아무 것도 모른다는 말만 반복합니다.
[장비업체 관계자 : 우리는 몰라요, 우리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속도전'이 생명인 지상부 작업에 투입됐습니다.
복잡한 기초 공사를 해야 하는 지하 작업과 달리 1층부터는 골조를 만들고, 콘크리트를 붓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작업입니다.
공사 기간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수익과 직결됩니다.
[장비업체 관계자 : 다른 데는 예를 들어서 7일에 올라간다. 10일에 올라간다면 3일에 인건비만 해도 얼마나 차이가 나겠어요. 다 죽었어요.]
노동자들을 직접 채용한 업체를 찾았습니다.
경력이나 숙련도는커녕 아예 내국인인지 외국인 인지도 모르겠다고 대답합니다.
[콘크리트 타설업체 관계자 : 아니요, 외국인 노동자인지 아닌지 현재 저희 파악이 안 되고 있고요.]
반장부터 말단까지 모두 외국인인 현장 상황.
시공사의 지시 사항이 정확히 반영됐는지, 노동자들의 보고가 충실히 전달됐는지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송성주/전국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 사무국장 : (업체가) 저임금 노동자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외국 인력이라든가 이런 분들을 이제 선호하게 되어 있는 거죠.]
경찰은 불법 재하청이 있었는지와 함께 불량 자재를 쓰지는 않았는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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