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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에 볕 들 날

한겨레21 입력 2022. 01. 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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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에도 이제 볕이 들 전망이다.

새해를 앞둔 2021년 12월30일 서울시는 고시원의 창문 설치와 개인실 최소 면적(7㎡, 화장실 포함시 9㎡)을 담은 '서울특별시 건축 조례'를 개정했다.

이로써 처음으로 창문, 면적, 스프링클러 설치 등을 규정한, 이른바 주거로서의 '최소 고시원 기준'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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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한겨레 자료

고시원에도 이제 볕이 들 전망이다. 새해를 앞둔 2021년 12월30일 서울시는 고시원의 창문 설치와 개인실 최소 면적(7㎡, 화장실 포함시 9㎡)을 담은 ‘서울특별시 건축 조례’를 개정했다. 개정된 조례는 앞으로 새로 짓는 고시원과 증축된 고시원 등을 대상으로 2022년 7월부터 적용된다. 모든 고시원에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로 하는 관련 법령과 사업도 현재 진행 중이다. 이로써 처음으로 창문, 면적, 스프링클러 설치 등을 규정한, 이른바 주거로서의 ‘최소 고시원 기준’이 마련됐다.

본래 고시원은 불법 시설이었기에 주거로서 적용할 만한 기준과 규정이 없었다.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고시원은 수험생의 독서실로 출발해 점차 고시생의 숙식이 가능한 곳으로 변모했다. 지금 같은 형태의 고시원은 1990년대 초 자리잡았다. 1991년 3월13일 발간된 <경인일보> 기사에 따르면 “수정구 태평2동 K고시원 독서실의 경우 30여 개의 밀폐 칸막이를 설치하고 1인당 1개의 방을 쓸 수 있도록 불법 개조해놓은 상태이다. (중략) 특히 독서실이면서 법에도 없는 고시원이라는 상호를 걸고 1개월에 8만원씩의 입실료를 받는가 하면 음식을 제공할 경우 13만여원씩 받고 있기도 하다.”

불법이던 고시원이 합법이 된 것은 2009년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고시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고 동시에 2000년대 이후 고시원 화재로 인명 피해가 매년 발생하자 정부는 고시원 양성화 조처를 단행했다. 주택은 아니지만 주거로 사용하는 시설로 ‘준주택’을 주택법에 신설하고 준주택에 고시원, 오피스텔, 고시원을 포함했다. 건축법으로는 다중생활시설로 분류해 별도의 안전 기준이 수립됐다.

곧 고시원은 양극화가 됐다. 고시원 합법화에 따른 안전 기준은 신규 고시원에만 적용됐기 때문이다. 고시원 업주들은 새로 안전설비를 갖춘 뒤 ‘럭셔리 고시원’을 내걸며 개업했고 높은 월세를 받았다. 이전에 지어진 고시원은 방치됐다. 지속된 방치가 만든 사고가 바로 2018년 서울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다. 7명이 죽고 11명이 다쳤다. 이 참사를 계기로 고시원의 최소 기준이 본격적으로 논의됐고 지금에 이르렀다.

여전히 고시원은 주택이 아니지만 고시원에 사는 사람에게는 이미 집 구실을 하고 있다. 고시원이 고시원답게 바뀌는 최소 기준이 아니라 고시원이 집다울 수 있는 기준과 대상이 점차 확대돼야 한다. 종국에는 고시원이 없어지도록.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 분야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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