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제쳤다"..삼성전자 3년 만에 '반도체 왕좌' 탈환

2022. 1. 2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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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년만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삼성은 1위, 인텔 2위로, SK하이닉스 3위
반도체 시장 매출 처음으로 5000억달러 넘어
TSMC, 인텔과 글로벌 반도체 각축전 치열 전망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왕좌’의 자리를 되찾았다. 반도체 시장 점유율 글로벌 1위를 기록한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IT 자문기관 가트너(Gartner)는 2021년 세계 반도체 매출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는 팹리스(반도체의 설계만 하고 다른 회사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업체)나 종합반도체회사(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모두 아우르는 회사) 등 해당 기업 브랜드로 반도체를 직접 판매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된 시장 현황이다. 대만 위탁생산 업체 TSMC의 경우 반도체를 고객사에게 주문을 받고 제조하지만, 자사의 브랜드로 판매하지 않아 집계되지 않는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글로벌 반도체 판매 1위 삼성전자…90조원 벌어= 삼성전자는 2021년 매출 759억5000만 달러(약 90조3000억원)로 전년보다 31.6% 증가해 2017년, 2018년 1위 이후 처음으로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판매 1위를 자리를 차지했다. 메모리 매출은 전체 메모리 시장의 성장률에 따라 34.2% 가량 성장했다.

지난해 731억 달러(약 86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인텔은 0.5%의 성장률을 보이며 2위 자리로 떨어졌다. 인텔의 이번 성장률은 상위 25개 기업 중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중앙처리장치(CPU) 사업에서의 부진이 드러났단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363억2600만 달러(약 43조18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3위를 기록했다.

2021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전년보다 25.1% 증가한 총 5835억달러(약 694조9500억원)를 기록, 처음으로 5000억달러(약 595조5000억원)를 넘어섰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이 삼성전자 1위 탈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원격 작업과 학습·엔터테인먼트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초대형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서버 배포 증가와 PC 시장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란 설명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2021년 전체 반도체 매출 성장의 33.8% 규모를 차지한다. 메모리 중에서도 D램은 매출이 2021년에 925억달러(약 110조1000억원)로 증가했는데 이는 40.4%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서버와 PC의 강력한 수요로 인해 D램 공급 부족이 발생하며 연중 대부분 평균판매가격(ASP)이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앤드류 노우드 가트너 연구 부사장는 “2021년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반도체 공급망 전체에서 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며 “강력한 수요와 물류, 원자재 가격 상승이 동반되면서 반도체의 평균 판매 가격이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5G 스마트폰 판매도 반도체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데 영향을 줬다. 화웨이에 부과된 미국 제재로 인해 다른 중국 스마트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 활발해지고 퀄컴, 미디어텍, 스카이웍스와 같은 판매업체 관련 5G 칩셋 매출도 높아졌다. 한편 화웨이의 칩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매출은 2020년 82억달러(약 9조7000억원)에서 2021년 약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TSMC·인텔 반도체 경쟁 격화= 올해는 시장이 더 확대되고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경쟁이 격화될 조짐이다. TSMC와 삼성전자는 현재 3나노대에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 3나노 양산을 시작한다.

TSMC는 2나노 공정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2나노 공정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 신규 공장 용지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지난 13일(현지시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역대 최대인 400억~440억 달러(약 47조5000억~52조3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TSMC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5% 증가한 568억2200만달러(약 67조62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전경[삼성전자 제공]

인텔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미국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13일 대만을 찾아 TSMC 경영진을 만났다. 인텔은 오는 2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주도인 콜럼버스 인근에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투자금액은 200억달러(약 24조원)에 달한다.

올해 삼성전자 역시 설비 투자를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인 경기 평택캠퍼스에 짓고 있는 3라인(P3)은 올해 완공될 예정이다.지난해 11월 투자가 확정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20조원 규모 파운드리 공장은 2024년 하반기 생산을 목표로 올해 상반기에 착공한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올해 메타버스와 인공지능 관련 데이터센터 수요가 더 커져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입지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 분야 초격차를 유지하되, TSMC와의 파운드리 기술력 격차를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시스템 반도체 투자를 지속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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