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모은 7억 날려.. 가정불화로 이혼도" 신라젠 투자자들 패닉
한때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제약회사 신라젠이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전 재산을 올인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신라젠에 7억원을 투자했다는 A씨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멘탈이 나갔다. 주주들은 거래 정지 기간 동안 거래 재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난다”며 현재 심경을 전했다.
A씨는 “투자금 7억원은 20년간 모은 돈이다. 적금이고 펀드고 모든 거 다 깨서 미래 노후자금이나 교육비를 더 만들기 위해 이 회사에 몰빵했다”고 했다.
신라젠에 투자한 이유는 “2016년 12월에 기술특례 상장기업으로 상장을 시켰다. (거래소는)AA등급을 줬다. 거래소 전문기관들도 최고의 평가를 내렸고. 신약, 기업의 기술력 이런 걸 인정해줬기 때문에 회사와 거래소를 믿고 투자했다”고 했다.
A씨는 “거래 정지 이유는 전 경영진들의 횡령, 배임 사건 때문이다. 생계 투자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거래 정지를 시켰는데 경영진의 횡령, 배임 사건은 상장 전에 일어났다. 개인 투자자가 지금 17만명 정도 된다. 그분들이 상장 전에 일어났던 일을 알 수 없지 않냐. 한국거래소 자체에서 AA등급을 주면서 상장을 시켜놓고 상장폐지를 시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A씨의 가족들도 현재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고. A씨는 “어디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는 상태다. 기사에도 많이 났지만 가정불화도 많고, 부부싸움도 많고 이혼하신 분도 계시고 심지어 자살까지 한 분들도 있다고 들었다. 저는 혼자서 감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신라젠 주주들은 전재산을 몰빵한 분이 많다. 주주분들 이야기 들어보면 나이대가 40대 이상이 많다. 50대, 60대분들은 노후자금, 퇴직금으로 투자했다. 큰 돈들이 많이 들어갔다. 그분들은 앞으로 사는 게 문제인 거다. 오래 투자하신 분들은 평단 자체도 높다. 신라젠이 15만원까지 갔던 회사고, 평단들이 8만~10만원 이상 분들도 많다. 지금 거래 정지된 주가가 1만2100원이다. 거래 재개가 되어도 팔 수가 없는 금액이다”라고 말했다. A씨는 추후 상장폐지 결정이 확정되면 투자자들과 함께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신라젠은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으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같은 해 11월 1년의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신라젠은 작년 7월 엠투엔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교체하고, 1000억원의 자본금도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주주들 사이에서는 거래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신라젠은 18일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 기심위는 신라젠의 신약 개발 능력이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했고,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1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확보했지만 회사를 회생시키는데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상장 폐지 여부는 영업일 기준 20일 내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신라젠은 이날 홈페이지에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적극적 소명에 나서겠다고 공지문을 띄웠다. 만약 시장위원회에서도 상장 폐지를 결정하면, 신라젠은 결정 이의제기를 통해 한번 더 심의를 받을 수 있다. 여기서도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면 불복 소송을 내면 법원이 상장 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신라젠의 상장폐지가 최종 확정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이 떠안게 된다. 2020년 말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17만4000명에 달한다. 이들의 지분율도 92.6%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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