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20대女 어젠다 형성 뒤처져..'여자라 죽었다'만 난무"
국민의힘에 대한 20대 남성과 20대 여성 간 지지율 격차와 관련, 이준석 대표가 “20대 여성은 어젠다 형성에 뒤처지고 추상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며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일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지지 기반을 계층별로 뜯어보면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지지율이 많이 다른데, 20대 여성을 어떻게 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처럼 밝혔다.
이 대표는 “20대 남성은 오랫동안 정치적 미아 상태에 있었다. 그들만의 의제를 형성하는 데 실패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20대 여성이 그들만의 어젠다를 형성하는 데 뒤처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20대 여성들이 정치권에 전달한 담론들은 구체화가 어려운, 추상적인 것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여자라서 죽었다’, 이런 것이다.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지만, ‘여자라서 죽었다’에 대해서 정치권이 대응해서 공약을 만들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건 슬로건에 가까운 것이라, 그걸 중심으로 뭉칠 수 있을지 몰라도 그걸 제도화해서 이루기 위한 공약은 세분화해서 나와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나왔다”며 “(20대 여성들 사이에선) ‘여자라서 죽었다’ 아니면 ‘머리가 짧아서 맞았다’ ‘데이트 폭력’ ‘교제 살인’ 이런 용어만 난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여성계가 단순히 감정적인 면만 계속 부각해서는 어느 정당도 여성의 표심을 가져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 지금까지 내가 굉장히 열어놓고 많은 제안을 들으려고 했지만, 제도화 가능한 제안이 들어온 건 별로 없었다. 그 한계점을 요즘 느낀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20대 여성의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투표 패턴을 보면 굉장히 선명한 정책적 대안을 가진 여성주의 소수정당에 표를 많이 줬다”며 “내가 냉정하게 보수정당의 대표로 봤을 때, 기본소득당이나 아니면 여성의당 같은 곳에서 냈던 공약들은 제도화는 가능하지만,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은 없었다. 예를 들어 민간기업의 남녀 동수 이사제를 한다든지, 임원 숫자를 맞추라든지. 아니면 보건소에 먹는 낙태약을 비치하자든지....”라고 말했다.
페미니즘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이 대표는 “페미니즘, 일반적인 여성주의 운동이라는 것도 진짜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을 위해 구체적인 고민 이야기하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주제가 될 수 있다. 나도 언젠가 결혼해서 딸을 낳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그러나 최근 여성주의 운동의 주된 궤는, 보수가 언젠가 박근혜 대통령의 석방 운동이 그들의 존재 이유인 것처럼 돼 버리면서 이상한 국면으로 간 것과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여성주의 운동하는 분 중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건 최근에 범죄 이야기하는 분들, 그래서 강남역 사건 이후로 여성주의 운동의 대표적인 구호가 ‘여자라서 죽었다’가 돼 버린 게 여성주의에는 비극에 가까운 시점이었다고 본다. 훨씬 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펨코(에펨코리아, 20대 남성 이용자가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엔 “에펨코리아라는 커뮤니티가 실제 접속자 수도 굉장히 많고, 그들이 한 세대에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건 잘 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에 내가 영향받는 건 거의 없다”며 “그분들을 바라보고 정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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