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 발전이 노동소득 불평등 심화..'러다이트 운동' 재현될 수도"
[경향신문]
디지털 기술 발전과 함께 경제·산업 전반의 생산성이 둔화하고 노동자 계층의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러다이트 운동’이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플랫폼 등 디지털 기술 독점으로 정보기술(IT) 업계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생산성이 위축되고,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이들의 소득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20일 발간한 ‘디지털 경제가 생산성과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기술 진보가 가속하는 가운데 소득 불평등이 심화하면서 향후 러다이트 운동과 같은 기술 반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다이트 운동은 1800년대 초반 산업혁명 시기에 기계에 밀려 일자리를 잃은 영국 노동자들이 일으킨 기계 파괴 운동이다.
보고서는 “상품시장에서 기술진보는 경제력 집중, 경쟁저하를 통해 기업간 생산성 격차 확대, 기술확산 저해 등을 야기했다”며 “특히 데이터·디지털경제 분야 경쟁정책 적응 실패가 해당부문 경쟁저하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또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자동화와 디지털 혁신이 반복직무 노동의 수요를 대체하면서 노동소득 불평등이 심화됐고, 생산성에 비해 저조한 임금 증가가 노동소득 분배율을 악화시켰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기술혁신이 더 넓은 영역에서 생산성과 분배를 향상시키고, 임금 증가로 이어지도록 하는 ‘기술혁신의 민주화’를 강조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디지털 시대의 경쟁정책 방향으로 엄격한 반독점법 시행, 사적 데이터 사용 규제, 반독점 플랫폼 감독, 초대형 IT 기업 독점 심사, 디지털 시장 규율을 위한 새로운 감독기구 설립 등을 제안했다. 또 초고속인터넷, 모바일 네트워크 투자 등 디지털 인프라 확대를 통한 디지털 격차 축소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기술 진보에 발맞춰 저소득층의 교육·훈련 기회를 확대하고, 고용 보호에서 이직 지원으로 노동시장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DI와 브루킹스연구소는 2018년부터 ‘새로운 성장 어젠다’를 주제로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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