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술 발전에 불평등 심화.."기술혁신 민주화 이뤄야"

이명철 2022. 1. 20. 16: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DI-브루킹스연구소, '새성장 어젠다' 두 번째 보고서
"생산성 둔화·소득불평등 심화, 러다이트 운동 재현 우려"
"엄격한 반독점법 시행하고 혁신생태계·디지털인프라 구축"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술이 진보하면서 생산성 증가세 둔화와 소득 불평등 심화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대응해 기술 혁신 민주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문재인(가운데)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디지털 대한민국 ‘청년과 함께 미래를 그리다’ 행사 후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패러다임 변화: 디지털 경제의 성장, 금융, 일자리 및 불평등(Shifting Paradigms: Growth, Finance, Jobs, and Inequality in the Digital Economy)’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중 하나인 민간연구기관이다.

KDI와 브루킹스 연구소는 ‘새로운 성장 어젠다(New Growth Agenda)’를 주제로 2018년부터 4년여간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2020년 발간한 첫 번째 보고서 ‘변화하는 시대의 성장 어젠다: 글로벌 관점과 국가적 관점(Growth in a Time of Change: Global and Country Perspectives on a New Agenda)’에 이어 두 번째 성과물이다.

첫 보고서에서는 기술 발전에 따른 성장 패러다임의 변화와 영향을 글로벌 관점에서 살펴보고 정책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했다.

이번 보고서는 기술 진보가 생산성·금융·노동시장·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정책 전반에 대한 함의를 논의했다.

공동연구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술 진보가 가속화하고 있지만 생산성 증가세 둔화와 소득 불평등 심화로 러다이트 운동 같은 기술반감이 재현될 것을 우려했다. 러다이트 운동이란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19세기초 영국에서 기계가 노동자를 대체할 것을 우려해 벌어진 기계 파괴 운동이다.

상품 시장에서 기술 진보는 경쟁 정책의 실패를 틈타 경제력 집중과 경쟁 저하를 통해 기업간 생산성 격차를 확대하고 기술 확산 저해 등을 야기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데이터·디지털 경제 분야의 경쟁 정책 적응 실패가 해당 부문의 경쟁 저하를 초래했다는 판단이다.

노동 시장에서는 자동화와 디지털 혁신이 반복직무 노동의 수요를 대체해 노동소득 불평등이 심화됐고 생산성에 비해 저조한 임금 증가가 노동소득 분배율을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들은 기술혁신의 민주화를 위해 기존 재분배정책을 강화하고 선분배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정책 방향을 도출했다. 여기서 민주화란 기술혁신이 더 넓은 영역에서 생산성·분배를 향상하고 임금 증가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디지털 시대의 경쟁 정책, 기술 확산을 위한 혁신생태계 구축, 디지털 인프라 확충, 기술진보에 발맞춘 교육·훈련, 노동시장 정책과 사회보장 시스템 개편 등을 제시했다.

먼저 경쟁 정책의 경우 엄격한 반독점법을 시행하고 사적 데이터 사용 규제, 반독점 플랫폼 감독, 초대형 정보통신(IT) 기업 독점 심사, 디지털 시장 규율을 위한 새로운 감독기구 설립 등을 제안했다.

분야별 특성을 고려한 특허법 개정과 기술 진보 방향성 개선, 혁신금융 확대, 민간 연구개발(R&D) 촉진 인센티브 강화, 정부 지원 연구사업 성과배분 개선 등을 통한 혁신생태계 구축도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초고속인터넷, 모바일 네트워크 투자 등 디지털 인프라로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혁신기술을 보완할 노동 양성, 저소득층 고숙련 교육·훈련 기회 확대, 업스킬·리스킬·평생교육 강화도 꼽았다.

노동시장·사회보장 시스템에서는 고용 보호에서 이직 지원으로 정책을 전환화고 일자리 이동성의 개선 등을 제시했다.

한편 KDI와 브루킹스 연구소는 앞으로도 새로운 어젠다를 발굴하고 융복합 연구와 협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9시 45분부터는 보고서 발간을 기념한 온라인 발간회를 연다. 사전등록을 통해 누구나 참관할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브루킹스연구소 공동 보고서 책자 표지. (이미지=KDI)

이명철 (twomc@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