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자 측 변호사 "텔레그램 대화, 음란행위 수준이었다"

김명일 기자 2022. 1. 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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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출간된 책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출판사 천년의상상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김잔디(가명)씨가 책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를 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사건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김 변호사는 2020년 5월 12일 김잔디씨를 처음 만났다며 “서울시 공무원이 성폭력피해를 입은 사건이라고 상담예약하면서 말했다고 한다”라며 “흰색 정장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첫 인상은)마른 얼음 고양이를 보는 것 같았다. 마음을 녹여주려고 몇 마디 실없는 소리를 한 것 같은데 그녀는 웃지 않았다”라고 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처음엔 지난 2020년 4월 회식자리에서 동료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말하던 김잔디씨는 갑자기 다른 피해가 있다는 말을 꺼냈다.

김 변호사는 “가해자가 박원순 시장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상담에 함께 참여했던 이미정 변호사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나왔다”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2020년 5월 26일 김잔디씨를 다시 만났다며 “박 시장과 관련한 자세한 피해사실들을 들었다. 최대한 방어적으로 법리검토를 해도 언어적 방법에 의한 성희롱, 시각적 방법에 의한 성희롱, 육체적 접촉에 의한 성희롱에 해당하는 행위들이었다”라고 했다.

특히 “2월 달에 받은 텔레그램 대화는 통신매체 이용 음란행위 수준이었다”라며 “성희롱으로 인권위에 진정할 수 있는 방법, 기습추행으로 형사고소할 수 있는 방법, 민사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슴이 답답했다. 천만 서울시민의 대표인데, 차기 대권주자로 이름이 오르는 사람인데, 아니 그런 것 다 떠나서 여성인권 관련 스피커 역할을 해 왔던 그에 대한 내 인식에 균열이 왔다”라며 “박 시장에게 책임을 묻고자 하는 그녀의 의지는 확고해 보였다. 박 시장의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천만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대권주자는 말할 것도 없고 천만시민을 대표할 자격도 없는 사람 같다는 말을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의 소송을 대리해 달라며 소송대리계약을 하겠다고 했다. 사건 성격상 사선으로 하는 것 보다는 무료구조 신청을 해서 진행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렇게 나는 변호사로서 그녀를 법률구조하게 되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조선닷컴에 “이 글은 책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제 기록”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향후 나머지 사건 기록을 페이스북에 연재할 계획은 없다. 피해자분 책 출간 즈음하여 관련 상담했던 날에 대한 기록을 올린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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