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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꿈쩍않는 美에 다시 핵협박..文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흔들

한예경,김성훈,임성현 입력 2022. 01. 20. 17:39 수정 2022. 01. 2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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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제재해제 없는 미국 압박
바이든 1주년에 맞춰 태세전환
대미정책기조 4년전으로 회귀
"그래도 핵실험 한적 없지않나"
현정부 내세웠던 성과 빛바래
文 "평화구축 쉽지 않은 상황"
북한이 대미 정책기조 변화를 선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임기 1년 시점에 맞춰서다. 북한은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선언했던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유예(모라토리엄) 철회 검토 카드를 꺼내들었다. 문재인정부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꼽혔던 '북한 상황의 안정적 관리'마저 좌초될 위기에 직면했다.

20일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 결과를 전하며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에 이르렀다"며 미국에 책임을 넘겼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완화 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성의 있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했다.

핵실험과 ICBM 발사 등 전략무기 시험을 자제하면서 대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이야기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이 실제 (전략적 무력시위를) 이행한다면 본토에 대한 위협이 되므로 미국 유권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들어 극초음속미사일을 비롯해 4차례나 신무기 도발을 감행했던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 재개를 위한 마지막 '명분 쌓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북측 발표에 대해 "북한으로서는 선언적으로 예고했던 전략무기 개발 프로세스의 진행을 위해 족쇄가 된 기존 모라토리엄 약속을 파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피하다"고 해석했다.

북한이 핵실험·ICBM 시험발사 재개 카드를 본격화하면서 문재인정부 내내 강조했던 '최소한의 한반도 정세관리' 성과도 빛이 바랬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내 외교안보 인사들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나 연락사무소 폭파 등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2018년 이후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ICBM 발사를 한 적은 없다'는 점을 방어논리로 사용해왔다. 전술적 차원에 그친 북한의 무력시위가 관리가능한 영역 내에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전략적 도발행위를 재개한다면 종전선언 추진과 대화우선 원칙을 지켜온 정부의 처지가 궁색해질 수밖에 없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뿌리째 흔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외교안보 당국은 대화를 우선으로 하는 원칙을 끝까지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집트를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게재된 이집트 알아흐람지와 인터뷰에서 남북 관계와 관련해 "현 상황을 보았을때 평화 구축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평화로 가는 길은 아직 제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평화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대통령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정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한반도 정세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북한의 일련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진전시켜 나간다는 원칙을 견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후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류샤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연쇄적으로 전화협의를 갖고 정세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통일부 관계자도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남북관계가 악화됐던 과거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평화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선 대화와 외교만이 답"이라며 거듭 대화를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역시 이날 "(최근 북한 도발은) 한반도 안정이나 남북공동 이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처사여서 매우 유감"이라며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찾기 위해 지금이라도 대화에 나서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올해 김일성 주석(110회)과 김정일 국방위원장(80회)의 생일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예경 기자 / 김성훈 기자 / 카이로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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