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거장을 만나다]① 프랑스가 탐낸 세계적 조각가 '문신의 100년'

차주하 2022. 1. 2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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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KBS 창원뉴스는 경남이 낳은 문화예술 분야 거장들의 예술혼을 돌아보는 '경남의 거장을 만나다'를 연중으로 보도합니다.

첫 순서는 올해로 탄생 100년을 맞은 세계적 조각가, 故 문신 선생입니다.

고향을 잊지 못해 프랑스 화단에서 마산으로 돌아와 수많은 명작과 미술관을 남기고 간 문신 선생의 예술혼을 차주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새가 날개를 펼치듯 좌우 대칭으로 빚어진 청동 조각품.

故 문신 선생의 대표작, '해조'입니다.

곡선과 직선이 조화를 이룬 좌우 대칭 형태, '시메트리'는 문신 작품의 대표적 특징, 그 속의 미묘한 불균형은 생명체의 습성을 닮아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정경현/문신미술관 학예연구사 : "모든 생명은 완벽한 대칭으로 시작하지만 자라온 환경에 따라서 달라지는 부분들이 자연적 현상이라고 생각하시고 그 부분을 작품에 그대로 반영했다고…."]

일제 강점기, 일본 탄광 지역에서 태어난 문신은 5살부터 아버지 고향인 마산에서 자랐습니다.

이후 일본 유학을 거쳐 프랑스에서 활동했고, 1970년 13m 높이 대형 작품 '태양의 인간'을 조각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최성숙/故 문신 선생 부인 : "1970년에 (태양의 인간으로 프랑스에서) 데뷔했는데 이 작품이 지금도 두고 봐도 51년을 봐도 최고라는 거예요."]

프랑스 정부가 귀화를 제안할 정도로 세계적 조각가로 자리매김했지만, 고향 마산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이기지 못했습니다.

[최성숙/故 문신 선생 부인 : "(프랑스에서) 굉장히 유명한 세계 굴지의 초대전을 많이 작품 활동을 하셨어요. 고향에 전시관을 갖고 싶다는 거예요. 저도 미술학도로서 공감하니까, 고향가자."]

그토록 그리워한 마산 앞바다가 보이는 곳에 작업실을 꾸려 매일같이 노동하듯 작업한 문신 선생.

수 없는 명작을 남긴 가운데, 서울올림픽을 기념한 25m 높이 대형조각 '올림픽 1988'에는 자신의 예술혼을 불어넣다시피 했습니다.

선생을 지켜본 동료들은 독창성뿐만 아니라 끝없는 노력이 거장을 만들었다고 회고합니다.

[오창성/故 문신 선생 동료 : "집중하고 몰입하는 게 너무 깊이 하기 때문에 옆에서 보면 엄숙할 정도예요. 항상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평생 동안 열심히 하는데 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가 되지 않았겠나."]

문신 선생의 또 하나의 역작, '문신 미술관'.

14년 동안 돌 하나, 바닥의 타일 하나까지 직접 구상해 미술관을 만들었습니다.

개관 1년 만에 세상을 떠났지만, 조각과 회화, 친필 원고 등 3천 9백여 점을 집대성한 미술관을 고향에 고스란히 기증했습니다.

[황성호·박경애/문신미술관 관람객 : "지역민으로서 문화적인 자부심은 굉장히 갖죠. 선생님이 문화시민들을 위해서, 마산시민들을 위해서 이렇게 큰 땅도 기증했다는 게…."]

선생은 떠났지만, 그의 예술 정신을 기리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거장의 탄생 100년을 맞아 선생을 추억하는 창원 시민들의 음악회를 시작으로, 창원과 서울의 전시회, 예술제 등이 이어집니다.

[허선도/문신탄생100주년기념사업추진단장 : "덕수궁에서 100주년 특별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그리고 도립미술관에서도 이어서 (전시회를 합니다.) 선생님의 예술정신을 이어받아서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고향을 사랑한 거장의 예술혼, 100년이 지나도 고향을 넘어 곳곳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

차주하 기자 (chas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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