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장동 수사팀 前주임검사, 재판 시작했는데 로펌행 타진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 사건의 주임검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유경필 경제범죄형사부장이 최근 사표를 내고 로펌 취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20일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부실 수사’ 비판을 받아 온 대장동 수사는 여전히 난항이고, 관련자 재판도 이제 막 시작했는데 수사팀 간부로서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유 부장검사는 오는 2월쯤 예정된 검찰 인사를 앞두고 최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 소식에 서울중앙지검 내부가 술렁였다고 한다.
특히 유 부장검사가 ‘대장동 5인방’ 가운데 한 명의 변호를 맡고 있는 A로펌에도 취업을 알아봤다는 소문이 퍼지자, 지난 19일 경제범죄형사부 검사들이 그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부장검사는 ‘A로펌 취업 여부’ 등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 부장검사는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작년 9월 출범한 대장동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유 부장검사가 지휘하는 경제범죄형사부 중심으로 꾸려졌고 그는 주임검사를 맡았다. 민감한 수사는 유 부장검사를 통하게 돼 있었다. 그런데 작년 11월 유 부장검사 등 대장동 수사팀이 방역 수칙을 어기고 ‘쪼개기 회식’을 한 뒤 수사팀원 7명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되는 사태가 벌어져 주임검사에서 경질됐다.
대장동 수사를 주도한 친정권 성향의 김태훈 4차장과 유 부장검사는 수사 초기 “수사를 특정 방향으로 진행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성남시장실 ‘뒷북 압수수색’도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란 것이다. 수사팀 내에서 특별수사 경험이 가장 많았던 B 부부장검사가 수사 방향에 이의를 제기, 수사팀에서 배제됐다가 복귀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검찰 내부에선 “대장동 사건 피고인을 변호하는 A 로펌 합류를 알아본 게 사실이라면 심각한 이해 충돌이자 직업윤리를 저버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유 부장검사가 A 로펌에 합류한다면 대장동 수사팀의 수사 내용과 기소 논리가 그대로 변호인에 넘어가 방어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검찰 간부는 “유 부장검사는 한참 수사가 진행 중일 때도 사표 소식이 두 번 정도 돌아서 수사팀이 뒤숭숭했다”며 “‘윗선’ 수사가 미진한 이유가 또 있었던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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