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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달료 1만원 시대?' 정부 극약처방.. "2월부터 배달비 공시제 시행"

세종=박성우 기자 입력 2022. 01. 21. 06:02 수정 2022. 01. 2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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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2월부터 배달 플랫폼별 배달 요금 공개
업체·음식 별 가격차 정보제공.. 법개정으로 고도화
일부 지역 배달비 1만원 돌파.. 고무줄 배달비
설연휴 배달비 인플레 우려 고조

정부가 오는 2월부터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별로 배달비를 조사해 공개하는 이른바 ‘배달비 공시제도’를 시작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월 3%를 넘어서는 등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서민의 체감률이 높은 배달비에 대한 물가관리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배달비의 경우, 아직 아무런 정부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음식 종류나 피크시간, 휴일·연휴, 날씨 등 변수에 따라, 배달비가 고무줄처럼 늘거나 줄면서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 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인근에서 열린 '배달의 민족 임금교섭 승리!' 배달노동자 결의대회에서 배달료 인상 및 픽업거리 할증 도입을 촉구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기획재정부와 소비자단체,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기재부는 오는 2월부터 배달플랫폼별 배달비 공시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사이트에서는 배달플랫폼별 배달비 현황, 가격차이, 치킨·피자 등 음식별 배달비 등의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다만 배달플랫폼 업체들이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 아닌, 소비자단체들의 연합회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물가감시센터가 배달비를 조사해, 공시하는 방법으로 정보를 공개한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배달플랫폼별 배달비 정도를 온라인에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정부는 국회에 논의 중인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을 신속하게 추진해, 플랫폼 수수료에 대한 실태조사나 정보공개가 제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소비자단체들이 배달플랫폼에 접속해, 배달비를 확인한 뒤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배달플랫폼에서 정보를 받아 공개하거나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정보를 일정 기간별로 공시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또 지역별 등 배달과 관련해, 데이터를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배달비 공시제를 시행하는 것은 최근 배달비 인상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배달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다수의 배달대행 업체들이 1월부터 배달대행 수수료를 500~1000원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3300원이었던 수도권 기본 배달대행료는 4400원 수준으로 1년 만에 30% 정도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간과 지역에 따라 배달비가 1만7000원인 곳까지 등장했고, 설연휴 기간 배달비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배달비 공구’, ‘배달비 더치페이’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 글을 보면 아파트나 오피스텔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오픈 카톡방이나 주민 커뮤니티를 통해 배달료를 공동 부담하는 사례가 나왔다. 주민들이 합심해 배달을 ‘공동구매(공구)’를 하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우리 아파트는 아파트 단톡방으로 치킨이나 커피를 시킬 때 뭉쳐서 시킨다. 배달이 오면 여러 집에서 한 사람씩 나와서 자기 메뉴를 가져간다”고 했다. 이어 “배달비는 나눠서 낸다. 그러면 배달원은 벙쪄서(당황해서) 한참을 서 있는다”고 했다.

인터넷 뉴스에 올라온 배달비 공구 댓글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예를 들어 주민들이 오픈 대화방이나 커뮤니티에 “9시 치킨 드실 분?”이라고 물어보면, 몇 가구가 모여 각자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고 배달비를 가구수 대로 나눠서 입금하는 식이다. 또 배달비 급증은 소비자 뿐만 아니라, 배달비를 나눠 지불하는 자영업자들의 수익도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배달비 급증이 또 다른 물가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배달비가 급증하는 것은 그만큼, 배달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1월~10월까지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3사의 누적 결제추정금액은 19조 3769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월~10월(5조6000억원)에 비해 2년 만에 3.5배 증가한 셈이다.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11~12월 실적까지 반영한다면, 지난해 배달앱 3사의 결제규모는 2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 1위인 배달의 민족의 경우, 월 배달건수가 1억건을 돌파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배달비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서민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고, 기준없이 들쑥날쑥한 배달비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며 “현재 2월 시행을 목표로 공개할 정보의 종류 등을 소비자단체와 협의를 하고 있다. 배달비 공시서비스가 시작된 이후에도 공개정보의 종류 등 제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 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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