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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잃어버린 5년 ④] 원전 르네상스 물결..20대 대통령의 정책은

유준상 입력 2022. 01. 21. 07:00 수정 2022. 01. 2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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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사고 후 주춤했던 선진국
탈원전 폐기 후 원전 투자 살아나
탄소중립 과도기 선 제20대 대통령
진영논리 벗어나 합리적 정책 수립해야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2022년 소상공인연합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 바람을 탔던 에너지 선진국들의 원전 투자가 되살아나고 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탄소중립을 이행하려면 원전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다는 공통된 인식이 엿보인다. 이는 탈원전 정책 명분을 탄소중립을 이행하는 글로벌 흐름에서 찾았던 한국 정부에 적잖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현 정부의 탈원전이 이념논쟁의 산물이 됐다는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차기 대통령이 새롭게 추진할 원전 정책에 이목이 쏠린다.

탈원전 벗어나 "원전 건설" 외치는 세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1월 세계 32국에서 52기가 건설 중이다. 계획 중인 원전은 100기이며, 330기가 추가로 건설되기 위한 제안 단계에서 논의되고 있다. 10~20년 내에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00여 기의 원전이 새로 건설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IAEA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2050년 원전 설비 용량은 2020년의 두 배를 웃도는 최대 792GW(기가와트)에 달할 것"이라며 "전 세계 원전 확대 추세를 반영해 전망치를 약 10% 높였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 전환 정책의 롤모델로 삼았던 국가가 포진된 유럽연합(EU)조차 최근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써야 탄소중립이 가능하다"고 선언했다. 당초 EU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탈탄소 에너지원으로 원전을 고려하지 않았으나 입장을 바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원전을 건설하기로 했다.


영국은 2020년 기준 전력 생산에서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율이 42%에 달할 정도로 재생에너지 강국이다. 하지만 작년 북해 풍력발전 감소로 에너지 위기를 겪자 원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영국 정부는 롤스로이스와 2050년까지 470MW 규모의 소형모듈원전(SMR) 16기를 영국 전역에 건설할 계획이다.


프랑스는 신규 원전 6기를 2035~2037년 가동 목표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네덜란드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고, 50억 유로(약 6조7000억원)을 들여 2기를 증설하기로 했다. 핀란드는 이미 대형원전 1기를 완공하고 이달 전력공급을 개시했다. 아직 원전이 없는 폴란드도 석탄 발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40년까지 원전 6기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중국은 자국 내에서 15년간 150개 달하는 원전을 새로 지을 예정이며, 향후 10년간 해외 30여 곳에 원전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울 정도로 '원전굴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러시아도 신흥국을 중심으로 신규 원전 건설에 나서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50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해 러시아 원전건설사 로사톰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 원전 정책 합리적으로 수립해야"

세계적 원전 정책 동향은 20대 대선 후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각 후보들은 원전 정책을 보수와 진보 이념에 끼어맞추지 말고 탄소중립 과도기 원전이 해낼 수 있는 역할을 숙고한 후 정밀하고 합리적으로 에너지 믹스에 원전 비중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20대 대선 여야 유력후보의 원전 정책은 소속 정당 성격에 따라 극명하게 대비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원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 동일한 흐름의 정책으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민심 투어 첫 일정 소재로 탈원전을 택할 만큼 원전 확대를 중점적으로 에너지 정책을 세우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모든 에너지에는 각기 취약점을 갖고 있듯이 원전이라고 해서 완전무결한 에너지는 아니다. 현대의 원전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아무리 안전성을 고도로 높였다지만 한 번 사고가 나면 커다란 인적·물적 피해를 안겨줄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한국은 북한과 접경국가인 만큼 유사시를 고려해야 한다.


사용후핵연료 처리도 문제다. 현재 우리나라 고리원전에는 현재 5000다발이 넘는 폐연료봉이 수조에 저장돼 있다. 총저장가능용량의 93.3%에 도달했다. 다른 지역 원전도 폐기물 저장이 점차 한계에 이르고 있다. 임시로 설치한 저장공간이 포화 상태가 되기 전에 새로운 영구처리시설을 지어야 하는데 논의가 지지부진했다.


다만 현재 에너지 기술의 진보 측면에서 경제성, 안전성, 기술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에너지믹스에서 원전을 배제시키는 탈(脫)원전이라는 제1선택지와 원전을 적절히 섞어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제2선택지가 만들어낼 결과의 대비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특히 재생에너지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청정에너지로 주목받았지만 현재 기술력으로는 결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역할을 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태양광은 밤이나 흐린 날에는 발전량이 떨어져 실제 발전효율은 설비용량의 15%(하루 3.6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풍력 역시 바람이 부는 날에만 발전이 가능해 연 20~25% 수준이다.


이러한 재생에너지의 특유의 간헐성 문제는 해소할 방안이 없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력생태계 교란, 정전 사태, 과전류로 인한 화재가 상시로 일어날 가능성도 커진다. 반면 원전은 발전효율이 70~85%(하루 17~20시간)에 해당돼 가장 안정적인 에너지 중 하나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면서도 경제성을 담보할 수 있는 궁극의 에너지가 개발돼 안정된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원전을 일정 비율 섞어 쓰는 것이 가장 최적의 에너지믹스"라고 "무작정 탈원전 기조 유지하기보다는 더 큰 그림으로 에너지 정책에 대한 구상을 해야 하며 대체에너지가 궤도에 오를 때까지 적절한 활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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