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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임산부'로 돌아온 '며느라기2'[플랫]

플랫팀 twitter.com/flatflat38 입력 2022. 01. 21. 10:17 수정 2022. 01. 2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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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카카오TV 오리지널 웹드라마 <며느라기>가 시즌 2로 돌아왔다. 시즌 1이 결혼과 함께 며느리가 된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이번엔 ‘K-임산부의 성장일기’를 담을 예정이라고 한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한 회씩, 현재 2회까지 업로드됐다. 보통 주말 사이 편당 100만뷰를 넘는다.

댓글엔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하다’ 혹은 ‘과장됐다’라는 글들이 오간다. 시집살이에 대한 아침드라마식 과장된 고발이 아니라, 이 시대 여성이 느끼는 부조리를 세심하고 진정성 있게 담아낸다면 웹툰처럼 공감 세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 민사린(박하선)이 임신을 하며 보이는 반응은 이 시대 직장 여성의 공감을 불러일으킬만하다. 민사린에게 ‘지금 이 순간’의 임신은 생각만큼 기쁘지 않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됐고, 회사에서 주요한 프로젝트를 맡았다. 앞으로 2~3년, 조금만 더 노력하면 개인적인 능력치도 올리고 가정 경제도 조금은 안정될 것 같기 때문이다. 임신테스트기의 선명한 ‘두 줄(임신)’을 확인하고 민사린이 허탈해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3회에는 임신 후 자신만 달라져버린 일상에 당황하는 민사린의 이야기가 예고됐다. 임신과 출산의 기쁨과 축하만 권하는 사회에서 홀로 불안함과 걱정이라는 ‘불손’한 마음을 가진 채 아이를 품어야 하는 딜레마가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직장에서 스스로 한계를 정하고, 지금까지 계획했던 미래를 유예하거나 혹은 폐기처분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기뻐하며 ‘(아이를 위해) 몸을 챙기라’ 말하는 가족들과 남편은 동지라기보단 남이다. 여성의 사회진출은 적극 권장되지만, 육아는 여전히 가족 구성원의 희생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실 앞으로의 전개는 눈 감고도 예측이 가능하다. 아이와 함께할 미래에 대한 기대와 기쁨이 이 모든 현실을 덮기는 어렵다.

드라마가 실제 상황을 반영한 민사린의 임신기를 어떻게 펼쳐낼지 궁금하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1회에서 그려진 내용들인데, 민사린의 친정엄마가 사부인의 생신상을 차려주지 못한 딸을 위해 떡을 해다 바친다든지, 민사린이 시어머니의 생신상을 차리지 못한 것을 두고 친척들이 대놓고 핀잔을 준다든지 하는 부분은 사실 공감보다는 시청자의 화를 부르기 위해 배치된 것이 아닌가 싶다. 시어머니가 민사린에게 유통기한 지난 빵을 주는 일도 마찬가지다. 이는 <며느라기>가 아니더라도 아침·주말 드라마에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이미 많이 묘사된 막장 시댁 상황극보다는 그간 얘기되지 못한 사회와 가정의 부조리를 더 세밀하게 배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고희진 기자 gojin@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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