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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에 코딩을? 윤석열 후보, 코딩이 뭔지 모르는 듯"

김정연 입력 2022. 01. 21. 10:42 수정 2022. 01. 2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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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사회복지사들 '당혹'.. 단일임금제 아래서 경쟁+인센티브제? 불가능한 일

[김정연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사회복지사협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청년사회복지사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은 흔히 '사회복지사는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한다. 실천현장에서의 직접 서비스 업무 외에 행정업무와 계획, 보고서 작성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류 작성을 위한 한글, 엑셀, 파워포인트는 기본으로 할 줄 아는 다재다능함을 갖춰야 살아남는다.

수혜자와 관련된 서비스, 상담, 자원연계, 현금보상, 현물보상 등 보이는 직접적인 일 외에도 갖춰야 하는 서류들이 많다. 서류상으로 평가되는 감사, 점검, 평가, 심사, 근거자료 등을 위해 지표에 따라 준비해 놓아야 할 서류의 종류도 다양하다. 

오늘도 현장에서 대상자를 만나 상담을 진행하고 사무실로 돌아와 회의에 참여하고 나니 오후 6시, 퇴근시간이 되었다. 상담한 내용을 시스템(아동, 노인, 청소년, 여성복지 등 각 업무별로 사용되는 전문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음)에 입력해야 하지만, 상담 후 바로 회의에 참여하느라 넣어놓지 못한 터라 결국 퇴근은 지연되고 말았다. 물론 전문화된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에, 자신의 업무에 맞게 필요한 것들을 입력하면 된다. 

대통령 선거가 열릴 때마다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에 대한 공약은 매번 쏟아져 나왔다. 오는 3월 9일 20대 대선을 앞두고도 각 후보들이 사회복지와 일자리에 대해 새로운 공약을 발표했다. 

이재명 후보는 혁신형 일자리에 135조를 투입하고, 청년고용률 5% 향상을 약속했다. "일자리가 곧 경제이며, 곧 복지다"라며 디지털·에너지·사회서비스 대전환을 통한 300만 개 이상 일자리 창출,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 체계 구축, 일자리 정책 체계 정비, 기업주도 일자리 성장 촉진, 혁신형 지역 일자리 창출, 청년 일자리 지원 등 일자리 대전환 6대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사회복지사협회에서 간담회를 마치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후보는 지난 18일 사회복지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사회복지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한 단일임금체계 도입과 사회복지종사자 안전 확보 및 인권보호 장치 마련, 사회복지 연수원 설치 등 세 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또한 '민간화'와 '경쟁'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선 "청년 사회복지사들에게 해 줄 조언이 있냐"고 묻자,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코딩'을 공부하라고 했다.

'단일임금제체계'를 도입하면서 '민간화'와 '경쟁'을 추구하며 인센티브제로 질을 높이려고 한다면, 경쟁 과열로 업무량은 높아질 것이고 인센티브로 임금은 이미 동일선상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사실 언론 보도 내용 중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여러분이 소위 코딩이라고 하는 컴퓨터 알고리즘도 공부해야 할 것 같고, 이 분야를 더 전문적이고, 효율성이 아주 높아지는 분야로 잘 키워주길 바란다"란 윤 후보의 조언(?)이었다. 코딩이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높여준다? 사회복지사가 프로그램을 짜고 시스템을 만들어 사용하란 말인가?

사실 이 말을 접하곤 윤 후보가 코딩이 무엇인지,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심지어 사회복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당장 현직 사회복지사들도 윤 후보의 말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10년 이상 아동사회복지를 담당한 김아무개(49)씨는 "도대체 사회복지에 코딩을 어디에다 쓰라는 건가. 하는 일도 많고 업무를 위해 받아야 하는 교육도 많은데 뜬금없이 코딩교육을 받으라니... 사회복지를 알고 하는 얘기인가?"라며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단일임금제 실행과 사회복지 민간운영과 경쟁구도는 말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금도 민간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밤새 평가를 준비하느라 지치고 힘들 때가 많다"라며 "인센티브를 지급하게 되면 단일임금체계가 의미가 있을 수가 없다.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과 대안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과도한 업무와 평가를 위한 서류작성에 치중하는 시간이 많은데 경쟁을 부추기는 형태가 되어 불필요한 서류가 늘어나 업무는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박아무개(53)씨는 "사회복지에 코딩이 왜, 어디에 필요한 것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조언한 것 같다"라며 "사회복지사에게 코딩을 배우라고 하는 것 보니, '코딩'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복지관에서 노인돌봄업무를 맡은 장아무개(54)씨는 "이미 갖추어진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데 '코딩공부'를 하라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대선 후보라면 미리)사회복지사의 업무에 대해 파악한 뒤 간담회에서 이야기를 듣고, 실제로 필요한 공약을 세우는 것이 맞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공약은 의미가 없다"라며 "사회복지사의 처우는 직종별 호봉제 도입 또는 단일임금 체계는 환영하며, 돌봄직종 종사자의 급여 인상 및 처우개선이 가장 시급하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사회복지사협회을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장씨는 윤 후보의 '경쟁' 발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경쟁을 시키면, 서로 잘한다는 표시를 내기 위한 보여주기 위한 서비스가 우선이 될 우려가 크다"라며 "안 그래도 업무가 많아 초과근무를 하는데, 민간 경쟁을 유도하면 서로 경쟁하느라 업무량은 늘어나게 되고 실제로 제공해야 할 사회복지서비스 업무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보단, 복지예산을 늘려 사회복지사의 처우를 개선해주면 종사자들의 퇴사율이 줄어 사회복지서비스의 질이 개선될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사회복지사들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한 시간 이상 불편사항에 대해 상담하는 등 정신노동을 하고 있지만 고여만 가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해소할 방법이 없다. 아침 9시가 되기도 전에 찾아와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조금 일찍 출근해서 잠깐 동안 차 한 잔 마시는 시간만이 하루 동안 내 마음에 위안을 준다. 하루를 버텨내기 위한 10분의 여유, 단지 그 시간을 갖기 위해 매일 아침 다른 사람보다 일찍 집을 나선다. 이런 여유조차 '경쟁'이란 이름이 붙는 순간 사라질 거라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선 후보라면 부디 각 분야에 어떤 문제가 있고, 해결 방법은 무엇일지 종사자들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공약이든 발언이든 내놓았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개인블로그와 브런치에 올라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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