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조선일보

"LG엔솔, 600만원 4주" 인증샷에 "난 3000만원에 2주" 부글부글 [왕개미연구소]

이경은 기자 입력 2022. 01. 21. 13:57 수정 2022. 01. 21. 22:30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깜깜이 배정 논란
신한금융투자에서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던 한 투자자의 인증샷. 600만원을 넣고 4주를 받았으니 가히 '신의 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투자자는 균등배정 1주, 균등추첨 1주, 잔여주식 배정 1주, 비례 추첨 1주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600만원(40주) 넣고 4주 받은 사람도 있는데, 3000만원(200주) 넣은 저는 왜 2주만 받은 겁니까.”(투자자 A씨)

국내 공모주 시장에서 온갖 신기록을 세웠던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청약이 끝난 21일,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배정 결과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증권사 청약 배정 결과를 인증샷으로 공유한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청약 전 투자 설명서에 나와 있는 대로 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모주 청약을 할 때, 증권사들은 잔여 주식을 줄이기 위해 일정 기준을 세워두고 있다. 1주 미만 단수주는 소수점이 높은 청약자들에게 순차적으로 배정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소수점이 높은 순서대로 배정받는 게 맞을 것이다. 똑같은 소수점을 보유한 청약자들이 많은 경우엔 청약주식수량, 고객등급 등을 고려해 증권사들이 배정한다.

신한금융투자에서 3000만원으로 LG엔솔 청약에 참여했지만 2주 밖에 받지 못했다는 투자자의 인증샷.

그런데 이번 LG엔솔 청약의 경우, 증권사들이 투자 설명서에 배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게재하지 않고 증권사마다 비례 배정 방식이 달라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청약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에는 은행 마이너스통장과 보험담보대출까지 총동원해서 3000만원(200주)을 넣었는데 2주밖에 받지 못했고, 5250만원(350주)이나 넣었는데 3주 밖에 받지 못했다는 등 앵그리 인증샷이 속출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3000만원을 넣고 2주 받았다는 한 투자자는 “600만원으로 청약해서 4주 받았다는 사람도 있는데, 균등 2주는 이해가 가지만 경쟁률로 나누면 0.3인데 어떻게 2주나 더 배정된 건지 이해가 안 간다”면서 “일부러 대출 이자까지 내면서 영끌해서 참여했는데 이럴 줄 알았다면 소액만 할 것을 후회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의 단골 고객이라는 자산가 B씨는 더 억울해하고 있다(위 표 참고). 그는 이번 청약에 대출을 받아 5억1000만원을 넣고 3400주를 청약했다. 그런데 B씨가 배정받은 물량은 27주. 3400주를 비례 경쟁률(127.79대1)로 나누면 26.6주이고 균등 배정으로 최소 1주는 나왔을 텐데, 최종 물량은 27주다. B씨는 “(내가) 신한금융투자에서 거래한 기간이 10년도 넘는데, 배정을 더 해주지는 못할 망정, 제대로 주지도 않고 홀대하다니 당장 계좌를 폐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정확한 경쟁률은 127.7921647대1로, B씨의 경우 균등배정 1주를 뺀 나머지 3399주에 대해 경쟁률로 나누면 26.59주로 나오고 오사육입 원칙에 따라 비례 배정으로 26주를 받은 것”이라며 “역사적인 기업공개(IPO)에 임하면서 잔여주식 최소화라는 배정 원칙을 지키면서 보다 많은 투자자들에게 혜택이 주어질 수 있도록 고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비례 배정이 이뤄지지 않은 청약 단위 중에 소수점 상위 5개(30~70주)에 대해서는 1주씩 배정했다”고 덧붙였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내용을 보면, 신한금융투자는 청약 단위 30주부터 비례배정 1건, 추가배정 1건을 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와 공모 규모가 같았던 대신증권은 80주부터 비례배정 1건, 추가배정은 500주부터였다.

소액으로 참여한 개인 투자자의 경우 신한금융투자가 대신증권에 비해 유리했지만, 대출을 많이 받아서 거액을 넣은 투자자 입장에선 아무래도 억울할 수 있다. 반면 대신증권은 무조건 돈을 많이 넣은 사람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

LG엔솔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7개 증권사 중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2곳이 균등배정 물량과 비례배정 물량을 투명하게 따로 공지하지 않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체 배정 물량 숫자만 나오니, 균등과 비례 배정으로 얼마씩 배정됐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공모주 투자 전문가 박현욱씨(필명 슈엔슈)는 “애당초 투자설명서에 나와 있는 대로 배정을 해야 하는데, 증권사마다 다른 기준으로 배정하면서 논란이 생긴 것”이라면서 “특히 비례 배정을 하면서 증권사들이 소수점을 무시한 채, 전체 청약자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을 돌려 배정하면서 불합리한 부분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씨는 “대다수 청약 참여자들은 최종 경쟁률이 얼마인지도 잘 모르고, 그냥 증권사에서 배정해주는 대로 받고 지나치기 쉽다”면서 “청약자들이 수긍할 수 있어야 하는데, 어떤 기준으로 배정된 것인지 알 수 없는 깜깜이 배정”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비례 배정을 할 때 소수점을 무시한 채 무작위 추첨을 할 것이 아니라, 소수점이 높은 순서대로 물량을 배정하고, 또 배정 기준도 투자 설명서에 미리 정확하게 명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모주 투자자 최현식씨는 “450만원으로 청약해도,수천만원 넣고 청약해도 똑같은 수량을 받는다면 공모주 투자 의욕이 꺾일 수밖에 없다”면서 “여러 증권사들이 참여하는 경우엔 대표 주관사가 일관된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가 공지한 LG에너지솔루션 비례배정 방식.

일반 청약 배정 결과가 마무리된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27일 상장 첫날 LG엔솔 주식을 얼마에 팔아야 좋은지에 쏠리고 있다. 증권사의 LG엔솔 목표주가는 39만~60만원까지 다양하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27일 상장 첫날의 수익률”이라며 “지난해 대형 IPO가 상장 첫날에 공모가 대비 평균 78%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첫날 종가는 53만4000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덱스펀드 등 시총 상위 종목을 담아야 하는 수요가 많아서 예상보다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불안하기 때문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