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국내 경제안정에 매우 불리"

박현수 기자 2022. 1. 2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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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학회 김홍기 회장

“올해 각국서 통화정책 정상화

작년보단 경제성장률 낮을듯”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억압된 수요의 분출과 각국의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경제가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의 확장적 통화정책 결과 발생한 부동산 및 자산가격의 불균형과 버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으로 자산매입 축소와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보다는 성장률이 높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세계 경기의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와 금리 인상 등으로 작년보다는 낮은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경제학회인 한국국제경제학회 제45대 회장에 최근 취임한 김홍기(62·사진) 한남대 경제학부 교수는 20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및 서면인터뷰에서 올해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코로나19 변이의 위험성 완화와 백신의 확산으로 각국의 경제 회복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 회장은 금융발전심의위원,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장, 중소벤처기업부 평가위원장, 재정정책자문위원회 위원, 한국개발정책학회장을 지냈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은 미·중으로부터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친중정책 혹은 친미정책,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상적으로 말하면 상황에 따라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선택적인 정책을 택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선택에는 많은 한계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소위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안미경중’ 정책은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미국도 중국도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국가이고 이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외교적인 소통관계를 유지하며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어떤 대안이 필요한가.

"우리나라는 소규모개방경제로 국제 경제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국가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의 급속한 성장, 지역적인 인접성, 글로벌 가치사슬에서의 위상 등으로 수출입이나 직접투자 등 중국에 대한 의존성이 매우 높다. 이런 의존성은 중국의 성장에 따라 우리 경제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측면도 있지만, 중국 경제의 충격이나 정책 의지에 따라 우리 경제가 크게 동요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국내 경제 안정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므로 수출입 및 해외투자를 다양화하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올해 중국 경제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중국의 경제가 지난해 전년 대비 8%대를 유지했지만, 4분기에 들어서는 4%대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은 인구 감소 등의 구조적인 요인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에 대한 투자 억제 및 각종 테크(Tech) 기업에 대한 규제, 사교육 억제 등 다양한 정부의 기업규제에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중국이 올해 들어 갑자기 성장률이 4%로 급격히 하락할 것 같지는 않다."

―한·일 관계가 외교적인 문제로 갈등이 수년째 지속하고 있다.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양국은 불가피하게 이웃해 있는 국가이나 시장경제 및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로 불행한 과거에만 머물 수는 없다. 한·일 관계 악화로 양국 모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특히 과거사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접점을 찾는 노력을 하면서, 동시에 경제나 문화적인 교류는 지속적으로 확대해 양국 간의 상호이해 및 이익을 증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3월이면 새 대통령이 선출되고 새 정부가 들어선다. 새 정부는 어떤 경제정책을 펼쳐야 하나.

새 정부의 정책과제는 매우 다양하고 엄중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위기과정에서 악화된 과제와 한국경제의 장기적인 과제로 구분될 것이다. 간략히 두 가지만을 제시한다면, 하나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규모 확장적인 통화정책으로 발생한 부동산 가격 폭등을 어떻게 하면 소프트랜딩 시킬 것인가이다. 또 다른 하나는 거의 1%대에 접어든 저성장률을 탈피할 수 있는 신산업 발굴과 생산성 증대 노력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정부주도가 아닌 민간의 창의력과 역동성을 촉진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자영업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국 경제는 지난해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했다. 원인과 올해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나 IT 관련 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이러한 분야에 비교우위가 있는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상당한 혜택을 입은 국가 중 하나다. 올해도 이러한 분야의 수요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디지털 부문에 비교우위가 있는 우리나라가 이러한 기회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더욱 체계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 BTS, 영화 ‘오징어게임’ 등 세계적으로 K문화 열풍이 불고 있다. K문화로 인해 한국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국제적으로 한류 문화가 매우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우리 제품의 품격이나 선호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한류 현상은 국격을 높임은 물론 우리 제품 수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를 지속화하고 재생산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산업계와 문화계, 그리고 정부의 체계적인 협업과 전략이 요구된다.

-한국국제경제학회는 올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에 따른 경제환경 변화나 이슈들은 우리 경제학자나 학회에는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지만 의미 있는 연구를 위한 새로운 기회일 수도 있다. 특히 새롭게 등장하는 복잡하고 얽혀 있는 경제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집단지성이 요구된다. 한국국제경제학회가 바로 이러한 집단지성 교류의 장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학회는 다양한 학문적 토론과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회원들 간 교류와 소통의 기회를 높이도록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다.

박현수기자 phs20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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