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can영상] 굴착기, 내 손으로 꼭 운전하고 말거야

입력 2022. 1. 2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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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50대男이 푹 빠진 굴착기 도전기
귀농 등 제2인생 노리는 중장년들
굴착기 등 중장비 면허 취득 열풍
너무 궁금해 직접 타며 운전 배워
여덟가지 기능 숙지가 쉽지 않아
힘들었지만 범퍼카 타는 기분?
충북 음성 현대건설기계 글로벌교육기계센터에서 본지 주소현 기자가 2.5t 소형 굴착기 운전 교육을 받고 있다. [시너지영상팀]

[헤럴드경제(음성)=주소현 기자] 40대부터 50대, 60대 중장년 남성들이 요즘 지게차나 굴착기 등 건설기계 중장비에 푹 빠졌다. 이유는 하나다. 은퇴 후 노후생활 걱정이 큰 이들에게 지게차나 굴착기 자격증은 제2인생의 출발점일 수 있기 때문이다.

꿈에 그리던 귀농을 원하는 이들, 현직 은퇴 후 재취업을 노리는 이들에게 중장비기계 면허증은 새로운 삶을 의미한다. 중장비기계가 주는 중후한 울림도 5060 남성들에겐 묵직하게 다가온다는 특징도 지닌다.

궁금했다. 과연 은퇴 후 귀농 및 재취업 등을 준비하는 중장년층 사이에서 배움의 열풍이 불고 있다는 소형 건설기계 자격증. 도대체 그것이 뭐길래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것일까.

제2인생 노리는 중장년, 굴착기 왜?

그래서 찾아가 봤다. 그리고 배워봤다. 굴착기를 배우는 것은 어려운 것일까. 운전을 배우는 것보다 힘들까.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다음은 기자의 굴착기 배움 체험기다. 쉽지는 않았다.

▶▶▶충북 음성의 현대건설기계 글로벌교육센터를 찾아가 굴착기 운전 교육을 받고, 시승에 나섰습니다. 과연 해낼 수 있었을까요?

“암과 버킷을 동시에 움직이세요.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서 입에 넣는 것처럼 복합동작으로 연결 지어서 부드럽게 해야 해요.”

갖가지 건설기계 수백 대가 빼곡히 세워져 있는 충북 음성 현대건설기계 글로벌교육센터. 이곳에서 소형 건설기계 운전 교육을 받고 시승에 나섰다. 직접 타볼 수 있는 건설기계는 100t이 넘는 중장비 중 이론과 실습 교육을 이수하면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3t 이하 굴착기·지게차·스키드로더 3종이다.

그 중 백미는 단연 굴착기였다. 지게차와 로더의 기능은 화물을 적재하고 나르는 선으로 비교적 간단하다. 하지만 굴착기는 붐(boom)·암(arm)·버켓(bucket)으로 구성된 세 가지를 매끄럽게 조종해야 한다.

굴착기에 두발과 한쪽 팔 등 삼각으로 온몸을 지지해 탑승한 뒤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안전벨트를 메고 문쪽 안전레버를 올리는 것. 이 안전레버를 올리지 않으면 굴착기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작업을 마치고 내릴 때도 반드시 안전레버를 내려야 한다.

굴착기 운전은 운전실 전면에 있는 주행레버(또는 페달)를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 된다. 두 개의 레버를 동시에 앞으로 밀면 직진, 뒤로 당기면 후진이다. 오른쪽 레버를 앞으로 밀면 우회전, 왼쪽 레버를 밀면 좌회전이 된다. 운전을 해 작업 장소로 이동했다면 본격적인 굴착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도자 블레이드’를 내려 굴착기를 단단히 지지해야 한다. 이 도자 블레이드를 지면에서 살짝 띄워 주행하면 흙 등을 밀어내고 땅을 고르는 작업도 할 수 있다.

여덟 가지 땅파는 기능을 기억하라

굴착 작업 자체는 간단하다. 팔 역할로 위 아래 움직이는 붐, 굴착작업 위해 안쪽으로 꺾이는 암, 흙 등을 담는 버켓 이 세 가지를 좌우 조종레버를 이용해 움직이면 된다. 좌측 조종레버를 좌우로 움직이면 굴착기의 상부가 회전하고 상하로 움직이면 암이 멀어졌다 가까워진다. 우측 조종레버를 좌우로 움직이면 버켓을 오므리고 펼 수 있고 상하로 움직이면 붐을 내렸다 올릴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여덟 가지 기능만 기억하면 굴착기를 조종할 수 있지만 실제 흙더미를 파내서 내려놓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각 기능을 체화해서 서너 가지 동작을 한 번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좌측 레버를 9시에서 12시 방향으로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서 ‘암 펼치면서 좌회전하기’라든지, 우측 조종레버를 3시에서 12시로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서 ‘붐 내리면서 버켓 펼치기’ 등 고급 기술을 바로바로 구사하기 쉽지 않다. 또 굴착 과정에서 버켓의 절반 넘게 적재물을 가득 채워야 작업 효율도 올라간다.

굴착기에 비해 지게차와 로더의 작업은 좀 더 단순했다. 주행과 적재 등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와 달리 지게차는 뒷바퀴를 축으로 해 회전 시 반경을 더 짧게 잡아야 했다. 강사의 “범퍼카 타는 기분”일 것이라는 말처럼 3t 미만 아담한 크기에 속도가 빠른 지게차는 주행만으로도 신이 났다.

이처럼 일정 시간 이상 3t 미만의 소형건설기계 교육받으면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지난 2015년 건설기계관리법이 개정되면서 교육기관을 찾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무료로 교육하기도 하지만 면허 취득을 위해 비용을 내고 사설 교육기관을 찾는 경우도 많다.

현대건설기계 글로벌교육센터는 신입사원과 협력사는 물론 지역 중소기업 재직자 등 고용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건설기계 조종 및 정비를 무료로 교육하고 있다. 건설기계장비 업계 최초로 2020년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사업 공동훈련센터로 선정돼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 재직자들의 직업능력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고용보험료를 납부하고 현대건설기계 교육 협약을 맺은 기업 재직자가 대상이지만, 지난해부터는 고용보험 미가입자도 건설기게 업종에 종사할 경우에 한해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 현대건설기계에서 건설기계 운전 및 정비 교육을 받은 인원만 656명이다. 초·중·고급으로 나눠 건설기계 운전 및 정비 교육이 진행되고, 굴착기, 지게차, 스키로더 등 건설기계 운전은 연중 9회,16회, 3회 교육이 있다.

[영상=시너지 영상팀]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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