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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배달 5000원 못 참겠다" 배달비 인터넷에 올리면 해결?

입력 2022. 01. 22. 17:53 수정 2022. 01. 2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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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RF]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치솟는 배달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다고 해결될까?”

배달이 필수인 시대, 수요가 늘어나며 배달비 또한 치솟고 있다. ‘짜장면 공짜 배달’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은 1000원의 배달비도 아깝다고 느낀다. 최근에는 3000~5000원 상당의 배달비를 받는 음식점도 상당히 많다.

이에 기획재정부가 ‘배달비 공개’를 꺼내들었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매달 1회 배달비 현황을 조사해 공개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배달비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중개앱에 이미 공개돼 있다. 소비자가 한 곳에서 여러 앱의 배달비를 비교하기 쉽다는 장점은 있지만, 배달비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배달비를 설정하는 것은 배달중개앱이나 배달대행업체가 아닌 ‘자영업자’이기 때문이다.

배달비는 자영업자가 결정…‘배달비 공시제’ 효과 미지수
[연합]

지난 21일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제3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배달앱 별 수수료(배달비) 정보를 비교 제공하고 최소 주문액, 지불 배달료, 할증 여부 등 주문 방식 차이에 따른 금액도 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달비 공개는 서울 등 일부 지역부터 시작한 후 확대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배달비 상승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는 자영업자가 결정한다. 배달 주문이 생기면 자영업자는 배달대행업체·배달 중개앱의 배달 기사를 부른다. 음식점주는 이들 업체에 ‘배달 수수료’를 지급한다. 음식점주는 ‘배달 수수료’ 일부를 ‘배달비’ 형태로 소비자와 분담한다.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음식점주는 소비자가 부담할 배달비를 '가게 관리' 메뉴를 통해 직접 설정한다. [배민사장님광장 이용가이드]

A음식점주가 B배달대행업체에 배달수수료로 5000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A음식점주는 손님을 더 모으기 위해 5000원 모두를 본인이 부담할 수 있다. 이 경우 소비자가 내야하는 배달비는 0원이다. 하지만 판매 마진을 고려해 배달비를 3000원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음식점주는 배달수수료 지급을 위해 2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최소 주문액과 거리에 따른 추가 요금 또한 음식점주가 결정한다.

배달비 공개가 자영업자의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음식점별, 지역별 배달비가 일목요연하게 공개되면 음식점들 간 경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배달 수수료가 올라도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없어 음식점주가 오롯이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비가 지나치게 높으면 고객이 주문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배달비를 1만원씩 받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며 “배달비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지만, 기사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인하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배달비 인상은 ‘배달 수요 폭증’ 때문…배달 수수료는 라이더에 직격타
[헤럴드DB]

업계는 배달비가 인상되는 원인이 ‘배달 수요 폭증’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배달 주문은 늘었지만 이를 소화할 배달 기사는 부족하다. 빠른 배달을 위해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배민1 등 배달중개앱 자체 배달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기사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자연스레 배달 기사 몸값이 오른다.

이들 업체는 자체 배달기사를 모으기 위해 자영업자가 지불하는 ‘배달 수수료’에 각종 ‘프로모션’을 더한다. 이에 따라 배달기사들은 건당 8000원~2만원 상당의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프로모션은 실시간으로 조정되며, 비용은 배달중개앱이 부담한다. 현재 배달의민족 배민1의 배달 수수료는 건당 5000원 정액 형태다. ‘배달비’가 5000원을 초과할 수 없는 구조다. 쿠팡이츠는 정액과 정률이 혼합된 4가지 형태 수수료 체계를 운영 중이다.

최근 배달비 인상 논란은 배달대행업체에서 불거졌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에 배달 기사를 뺏길 것을 염려해 배달 수수료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일부 지역의 경우 10년 전 3000원이었던 기본 배달료는 4000원대로 올랐다. 기상 할증은 100~300원에서 500원으로, 거리 할증 요금도 비싸지는 추세다. 이에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들이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배달비’ 인상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배달비 논란이 거세진 것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배달 수수료를 규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배달 수수료는 배달 기사 ‘수익’과 직결돼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소비자가 내야하는 배달비가 오르는 것은 배달 인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일”이라며 “수요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을 ‘배달비 공시제’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배달비는 배달플랫폼, 배달대행업체, 자영업자, 배달 기사 등 서비스 공급자 측면에서만 논의되고 있다”며 “배달비 공개는 소비자 관점에서 배달비를 바라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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