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체크] '십자가'는 빛공해 열외?.."은총이 밤새 이어지도록"
바로 내 방 창문 앞에 교회 십자가가 있어 밤마다 불빛이 환히 들어와도 법적으로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광고나 도로 조명과 달리 종교단체의 불빛은 법적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인데요.
크로스체크, 먼저 윤재영 기자가 종교단체 빛공해부터 보도합니다.
[기자]
베란다 너머 교회 벽면 큰 십자가가 눈에 들어옵니다.
낮과 달리 해가 지면 불빛이 환히 들어옵니다.
3년 전 새벽 A씨는 집에서 십자가 불빛을 처음 인지했습니다.
[A씨/교회 인근 거주자 : 그때가 새벽 한 3시, 4시 이랬는데 거실 커튼까지 빛이 쫙 들어오더라고요.]
A씨는 지자체와 교회에 몇 차례 민원을 넣었습니다.
그 뒤 점등 시간은 밤 11시까지 정도로 줄었지만 불편은 여전합니다.
[A씨/교회 인근 거주자 : (교회에서는) 건축헌금을 내주신 분께서 '십자가 불빛이 밤새 켜 있었으면 좋겠다'…거기서도 최대한 수용한 게 11시 반이었던 것 같아요. 겨울은 해가 빨리 지니까 저 불빛을 상당히 오래 보거든요. 계속 신경을 써야 되니까 반쯤 포기하기도 했어요.]
해당 교회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까.
[교회 관계자 : 저희 교회 어르신이 그것만 목적으로 해서 헌금을 하신 거예요. 처음에는 그래서 켰고…불편하시다고 하니 시간을 조정을 해드렸는데 그 이후에는 별말씀이 없어서 저희는 그냥 그걸로 양해가 됐나 보다 생각을 했죠.]
아직도 불편을 겪는지 몰랐다는 겁니다.
취재가 시작된 뒤 교회는 점등 시간을 밤 9시까지로 줄였습니다.
온라인에선 A씨와 비슷하게 집 근처 십자가 불빛으로 인한 고충을 호소하는 글이 쉽게 보입니다.
수년간 해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교회 십자가는 현행 '빛공해방지법'상 야간 조명 규제 대상에서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해당 교회가 조정을 거부하면 해결 방법을 찾기 어렵습니다.
광고나 도로 조명은 기준치를 초과하면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지자체 관계자 : 저희도 아무래도 법으로 해당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강제할 수는 없는 부분이 있어가지고 지도를 하는 부분에서는 어쩔 수가 없거든요.]
어두운 밤 일상을 방해하는 불빛.
민간에만 조율을 맡기기에는 한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신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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