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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설인데 택배 감감무소식, 온라인 주문 강제 취소되기도".. 시민들 '분통'

박지원 입력 2022. 01. 22. 20:01 수정 2022. 01. 2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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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파업에 일부 지역 시민들 '아우성'
온라인 쇼핑몰선 파업지역 주문 아예 취소도
설 코앞인데 해소 기미 없고 '노노 갈등'까지
"언제까지 불편 참아야 하나" 고객들만 분통
금천구에 위치한 CJ대한통운 가산 서브터미널에 작업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사는 서진영(54)씨는 지난달 말 주문한 택배 여러 건을 아직도 받지 못하고 있다. 서씨가 사는 지역에서 CJ대한통운 택배 파업 참여율이 높아 배송 차질이 생긴 탓이다. 기다리다 못한 서씨는 직접 물품을 찾으러 물류센터로 가겠다고 연락했지만, 택배사 측이 어차피 물건을 찾아줄 수도 없다고 해 발만 동동 굴렀다. 서씨는 “주문한 물건 중에 식품도 있는데 상해서 먹지 못하는 상태가 된 건 아닌지 걱정되고 화난다”며 “문제는 앞으로도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CJ택배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지 3주를 넘긴 21일 경기 성남시와 서울 강남구 등 파업 참여율이 높은 일부 지역 시민들은 배송 차질 장기화로 인한 불편을 호소했다. CJ택배노조는 사측이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해 마련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인상한 택배 요금을 기사들에게 공정하게 배분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2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이 진행 중인 지역은 전국 60여곳에 달하지만, 배송에 차질이 빚어진 정도는 노조 가입률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노조는 사측에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이 응하지 않으며 사태가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노조는 “CJ대한통운이 설 택배 대란을 막기 위한 노조의 대화 제안을 거부했다”며 “CJ대한통운은 자신들의 사회적 합의 위반을 사과하고 노조와의 대화 자리에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협동조합 CJ대한통운택배대리점연합 조합원들이 19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택배노조 총파업 규탄 및 파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CJ대한통운은 노조의 파업을 ‘명분 없는 파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협상 주체는 택배 기사들과 계약을 맺은 대리점이기 때문에 직접 대화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CJ대한통운 측은 “택배 기사는 개인사업자이고 계약 당사자인 대리점을 제외하고 교섭에 나서는 건 하도급법 위반”이라며 “대리점연합회와 노조가 원만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노사 간 갈등이 좀처럼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애꿎은 시민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CJ대한통운 파업으로 이관되는 거래처 물량에 대해 우체국·한진·롯데·로젠 등 타 택배사들이 과로사 우려 등으로 임시 이전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배송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지역도 있다.

분당에 사는 임신부 최모(31)씨는 출산 전 아기용품을 준비하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출산예정일이 다가오며 거동이 힘들어진 탓에 온라인으로 주로 물건을 사는데, 쇼핑몰에서 최씨가 사는 지역은 파업 여파로 아예 배송을 보낼 수 없다며 주문 자체를 취소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주소지가 분당이면 업체 측이 아예 주문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경기도 하남에 있는 남편 직장으로 물건을 주문한 뒤 남편이 다시 집으로 싣고 온다”며 “벌써 몇 주째 이렇게 생활하고 있는데 번거롭고 불편하다”고 하소연했다.

택배사와 판매처 간 손발이 맞지 않아 시민들이 혼란을 겪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실제 배송은 차일피일 미뤄지는데 판매처에서는 배송 완료 처리를 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 정혜주(30)씨는 “지난달 말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지인으로부터 받은 선물이 아직도 배송되지 않았는데 카카오 측이 ‘배송 완료’된 것으로 처리해 당황했다”며 “시스템상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무조건 완료 처리를 한다는데 물건을 아직 받지 못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문제가 생겨도 보상 등을 받지 못할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금천구에 위치한 CJ대한통운 가산 서브터미널에 작업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택배 물량이 폭증하는 설 연휴가 불과 한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민 불편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파업을 둘러싼 갈등의 골은 좀처럼 메워지지 않고 있다. 대리점과 일부 택배 기사들이 파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어 사태가 ‘노노 갈등’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CJ대한통운택배대리점연합은 앞서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합의를 왜곡하고 국민의 상품을 볼모로 수익 배분을 요구하는 택배노조가 수많은 택배종사자와 국민에게 고통을 가하는 행위를 더는 용납할 수 없다”며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택배 기사들로 구성된 비노조택배연합회는 오는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파업의 부당함을 알리고 피해를 본 고객들에게 사과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노조 측이 국토교통부에 CJ대한통운 측의 택배 요금 인상 관련 주장을 검증해달라고 한 요청이 사태 해결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노조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CJ대한통운 말대로 인상된 요금 140원의 절반인 70원이 택배 기사 수수료에 반영되어 있다면 노조는 즉각 대국민 사과하고 파업 철회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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