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중국서 삼성 고전?" 애플, 한국 무시 '중국 찬양' 논란

박동휘 기자 2022. 1. 2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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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음력 설(Lunar New Year)'를 앞두고 23분짜리 단편영화를 공개하며 제목에 중국 춘제(春節)를 뜻하는 '중국 설(Chinese New Year)'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설'은 한국을 비롯해 여러 아시아 국가가 아닌 중국 고유명절로 인식하게 하는 중국주의 표현인 탓이다.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설 명절을 맞아 애플이 공개한 영상에는 '중국 설' 표현이 제목에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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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권토중래’ 한장면. /유튜브 캡처
[서울경제]

애플이 '음력 설(Lunar New Year)'를 앞두고 23분짜리 단편영화를 공개하며 제목에 중국 춘제(春節)를 뜻하는 '중국 설(Chinese New Year)'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설'은 한국을 비롯해 여러 아시아 국가가 아닌 중국 고유명절로 인식하게 하는 중국주의 표현인 탓이다.

애플은 자사 유튜브 채널에 ‘아이폰13 Pro’로 촬영한 단편영화 '권토중래(Comeback)'를 지난 21일 공개했다. 이 영화는 스턴트 배우로 활동하던 아들이 영화 촬영 중 부상을 입고 낙심한 채 아버지가 있는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국 영화감독 장멍이 연출하고 현지 배우들이 출연했다.

아들은 "황량한 마을을 널리 알릴 영화를 만들어 달라"는 아버지의 요구에 못 이겨 '아이폰13 Pro'로 촬영에 나선다. 대다수가 도시로 떠나고 몇 가구 안 남은 초라한 마을에서 아들은 이웃들과 우스꽝스러운 SF 영화를 찍으며 다시금 고향의 의미를 되새긴다.

/유튜브 캡처

애플은 최근 '애국 소비' 성향이 강한 중국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난해 47주차(11월15~20일)부터 52주차(12월20~25일)까지 6주간 정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가 중국 업체에 밀려 현지 시장에서 0%대 점유율로 고전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가족과 고향을 소재로한 이번 영화도 표면적으로는 아시아의 설 명절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사실상 중국만을 겨냥한 영상인 것이다. 유튜브에 게재된 제목부터 '중국 설'을 기념하는 단편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국 설'이라는 표현은 국제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중국을 제외한 한국과 여러 아시아 국가,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설을 쇠고 있는데 '중국 설'로 표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구글도 지난 2012년부터 '음력 설'을 '중국 설'로 규정해 최상위 정보 검색 결과와 오른쪽 1면 지식 그래프 서비스에서 제공했지만 지난해 국내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항의를 받고 바로잡았다.

또 지난 2017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 미국 뉴저지 공립도서관, 미국프로농구협회(NBA) 등이 '중국 설'로 표기해 미국 내 아시안들로부터 크게 항의를 받기도 했다. 호주 시드니시는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설 축제 이름을 '중국 설 페스티벌(Chinese New Year Festival)'에서 '음력 설 페스티벌(Lunar New Year Festival)'로 변경한 바 있다.

하지만 애플은 여전히 ‘중국 설’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설 명절을 맞아 애플이 공개한 영상에는 '중국 설' 표현이 제목에 들어있다. 이는 애플이 중국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며 현지인 비위를 맞추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보인다.

중국인들도 '음력 설'이란 표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중국 유명 슈퍼모델 류원(劉雯)이 SNS에 새해 인사를 올리며 '음력 설'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뭇매를 맞았다. 일부 현지 누리꾼은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의도적으로 (중국) 표현을 뺸 것이 아니냐"는 억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결국 '중국 설'로 표현을 수정했다.

임기 내내 중국과 대립각을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음력 새해 메시지에서 '음력 설'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여사도 지난해 설 명절을 축하하며 역시 ‘음력 설'을 썼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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