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그룹 파산 위기에 세계 최대 인공섬 개발 중단
[앵커]
중국인들이 '중국의 하와이'라고 부르는 남부 하이난 섬에 30조 원을 투입한 세계 최대 인공섬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개발한 중국 부동산 회사 헝다가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지면서 이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오세균 특파원이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최남단 하이난 성에 있는 여의도의 2배가 넘는 세계 최대 인공섬 하이화다오입니다.
섬 끝자락에 시공 중인 18층 높이의 이 아파트에는 2천7백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었습니다.
분양 대금만 1조 4천억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최근 단저우 시 당국은 이 아파트 단지를 열흘 안에 철거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해양 환경을 파괴했다는 이유지만, 헝다와 시 최고위층과의 유착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헝다 분양 피해자 : "단저우 시 서기 등 많은 사람이 연루됐는데, 헝다를 철저히 조사하면 전국에서 적어도 만 명은 낙마해야 합니다."]
이런 부패 고리는 이미 분양한 아파트에도 피해를 낳았습니다.
현재 인공섬에 분양된 아파트는 모두 7만여 가구에 이르는데, 헝다가 이미 분양 전에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분양권자들은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있습니다.
[헝다 분양 피해자 : "우리가 집을 살 때 어떻게 우리 집이 저당 잡힌 것을 알 수 있습니까? 헝다가 저당 잡았으면 우리는 사지도 않았을 거예요. 모두들 지금 집이 저당 잡혀서 권익을 지켜야 합니다."]
바닷가 쪽에 있는 호화 별장 단지는 공사가 중단돼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습니다.
축구장 21배 규모로, 중국에서 가장 큰 면세점이 들어설 국제쇼핑센터.
당초 지난해 말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보시는 것처럼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언제 손님을 맞을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30조 원을 들여 만든 세계 최대 인공섬은 헝다의 파산 위기로 흉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하이화다오에서 KBS 뉴스 오세균입니다.
촬영:전영걸/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권도인/그래픽:노경일
오세균 기자 (sk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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