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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국내 첫 '풍산개 농장' 가보니..동물 사체와 쥐, 까마귀 떼가

이상엽 기자 입력 2022. 01. 24. 20:42 수정 2022. 01. 2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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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밀착카메라, 오늘(24일)은 '국내 최초'의 '풍산개 농장'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청와대와 독도에 강아지를 기증할 정도로 유명했던 곳입니다. 그런데, 다녀온 이상엽 기자는 동물 사체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고, 악취가 코를 찔렀다고 합니다.

까마귀 떼까지 모여드는 이곳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금 전해드립니다.

[기자]

듬성듬성 눈이 덮인 겨울 산 곳곳에 뭔가가 보입니다.

수십 마리쯤 돼 보이는데, 모두 개들입니다. 가까이 가봤습니다.

곰 한 마리가 사라진 용인 곰 농장에서 차로 10분쯤 떨어진 한 야산 깊숙한 곳에 풍산개들이 모여 있습니다.

바로 옆에 집이 보이는데 뭐 하는 곳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이곳은 1993년 북한에서 처음 풍산개를 들여온 개 농장입니다.

당시 청와대에 개를 기증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분양받으려면 몇 개월 전 예약해야 합니다.

[풍산개 분양 견주 : (예전에 예약한 분인데 오늘 찾으러…) 나는 창원에서 왔고. 북한에서 우리나라 대통령한테 준 개니까 믿고…]

그런데 농장 입구가 잠겨 있고 농장 밖 야산엔 개들이 떠돌고 있습니다.

농장 안은 어떨까, 농장주가 취재진을 막아섭니다.

[농장주 : (이야기를 하자는 거예요. 선생님 저를 보세요. 저 느껴지시죠.) 기자님, 그냥 여기서 이야기해주시죠. 제가 다 사실대로 이야기할 테니까…]

농장주를 설득한 끝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농장 안은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곳곳에 돼지, 닭 사체가 있고 죽은 개들도 보입니다.

코를 찌르는 악취에 까마귀 떼가 모여듭니다.

농장 안쪽으로 더 들어와 봤습니다.

강아지 이름과 나이, 교배일과 출산일이 적혀 있고 안쪽엔 강아지들이 방치돼 있습니다.

어느 곳보다 깨끗하게 관리돼야 할, 새끼 풍산개가 태어나는 산실입니다.

천장은 무너질 것 같고 바닥엔 피 묻은 먹이들이 쌓였습니다.

산실 여기저기엔 쥐들이 뛰어다닙니다.

예전 모습과 비교해보니 최소 수년간 방치된 걸로 추정됩니다.

이 농장에선 풍산개 200여 마리가 이렇게 방치돼 있습니다.

왜 이렇게 개들을 키우고 있는 걸까, 농장주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농장주 : 92년도 말, 강아지의 강 자도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26마리가 살아서 인천항으로…벌써 29년 된 것 같습니다.]

유명세를 타던 때도 있었지만 점점 빚이 늘어갔습니다.

[농장주 : 기르다 보니까 풍산개들이 좋아서 애착이 가고 빚이 늘어나고 몇억이 되니 갚지를 못하잖아요.]

빚이 늘며, 제대로 된 관리도 멈췄습니다. 그러는 사이 개들은 하나둘 죽어갔습니다.

지금껏 몇 마리가 죽었는지도 확인이 안 됩니다.

[농장주 : 다 이거 그만두라고 하는데…어디 이력서도 넣어 봤어요. 나이가 많다고 안 받아주더라고.]

그동안 주민들과 동물보호단체에서 수차례 민원도 넣었습니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는 정확한 상황도 파악 못 하고 있습니다.

[용인시청 동물보호과 : 실질적인 업무는 구청에서 하고 있고요. (시청에서 3개 구를 관할하시잖아요.) 실무부서 이야기를 듣는 게 낫지, 군대로 따지면 실제로 전투하는 부대와 그 위에 연대급이나 사단급에서 이야기 듣는 것과 다르잖아요.]

[처인구청 산업과 : 잠깐 들러서 상황 좀 파악하려고. (어떤 민원 때문에 나간 거예요?) 문을 안 열어줘서 들어가지는 않고 밖에서만 보고 왔습니다.]

취재가 이어지자 농장주는 잘못을 인정하고 개들을 살릴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알려왔습니다.

26마리 풍산개가 수백 마리에 이르기까지 농장은 점점 고립됐고 그 안에선 수많은 생명이 죽어 나갔습니다.

사람이 살기 어렵단 이유로 동물이 고통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입니다.

(VJ : 김대현 / 인턴기자 : 조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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