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석열측 겨냥 "개가 짖어도"..안철수엔 "좋은 사람"

박준우 기자 입력 2022. 1. 2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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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자신을 공격하는 윤석열 후보 측 인사들에 대해 연일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늘(25일)은 '개가 짖어도'란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요. 이 와중에 안철수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은 최진석 교수를 만나 이목을 끌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유튜브 '오른소리' 홍그리버드 : 제가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국민들이 즐겁다면 더 망가질 수 있습니다.]

과거 홍준표 의원이 '앵그리버드'로 변신했던 장면이죠. 이른바 '홍그리버드'입니다. 홍 의원이 공개석상에 짙은 눈썹 문신을 하고 나타나면서 얻었던 별명이기도 한데요. 앵그리버드 캐릭터의 눈썹과 닮았다면서 말이죠. '줌 인'이 선정한 첫번째 오늘의 인물, 홍준표 의원인데요. 홍 의원의 현재 심리 상태, 문자 그대로 '성난 새'입니다. 윤석열 후보와 원팀이 되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다가 윤석열 측 인사들로부터 융단 폭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결국 원팀 논의는 죽도 밥도 안 된데다 홍 의원은 완전히 새가 됐는데요.

홍그리버드가 선대본에 입성하기 위해 내건 조건들, 2가지 같은 3가지였습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의 전략공천을 요구했는데요.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의 일환으로 말이죠. 여기에 처가 비리 엄단 선언도 추가했습니다. 하지만 홍그리버드의 요구는 '구태의 벽' 앞에 가로 막혔는데요.

[권영세/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 (지난 20일) :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합니다.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거기에 윤석열 측으로 분류되는 인사도 수문장으로 등장했습니다. 김용남 전 의원인데요. 홍 의원에게 무속 이미지를 덧씌웠습니다.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의 말을 빌려서 말이죠.

[김건희/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지난 22일) : 이 바닥에선 누구 굿하고 나한테 다 보고 다 들어와. (홍준표도 굿했어요? 그러면?) 그럼. (유승민도?) 그럼.]

[김용남/전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 (어제 /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홍준표 의원께서는 한동안 왜 빨간 넥타이뿐만 아니라 빨간색으로 보이지 않는 곳까지 입고 다니신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약간 이미지가 겹치는 측면이 있고…]

홍 의원, 빨간 속옷에 대해선 이렇게 해명했던 바 있었죠.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해 10월 6일) : 지금 내가 어이가 없는 게, 거기에 왜 내 속옷이 들어갑니까? 나는 무속 안 믿어요. 아니, 그게 붉은색에 대한 그 의미가 내가 옛날에 한번 이야기한 게 있는데 정의와 열정이라는 의미입니다.]

도와주려다 체면만 구긴 홍 의원, 잔뜩 화가 난 모양입니다. 홍준표 전용 SNS 같은 커뮤니티죠. '청년의 꿈'에 윤석열 캠프를 향한 불쾌감을 쏟아냈습니다. "굿은 지들이 해놓고"라는 반격을 시작으로 김용남 전 의원을 향해선 "저런 사람이 측근이 되니"라며 혀를 찼는데요. 구태를 언급한 권영세 의원도 홍그리버드의 부리를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권 의원이 재·보궐 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겸임하게 됐다는 소식에 "친박들의 세상"이라고 빈정거렸는데요. 화룡점정은 이 말이었습니다. "개가 짖어도"라는 답글입니다. 윤 후보의 일곱 글자 공약 발표에 맞서 다섯 글자 챌린지라도 하려는 걸까요? "개가 짖어도" 다음에 숨은 말이 있을 텐데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2016년 7월 12일) :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

"개가 짖어도" 다음에 올 말은 "기차는 간다"입니다. 과거부터 홍 의원이 즐겨쓰는 말이기도 합니다. 단단히 토라진 홍 의원, 차라리 출당이라도 시켜줬으면 좋겠다며 한숨 짓기도 했는데요. 지도부는 갈등이 점차 격화되는 양상을 띄자 중재에 나섰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홍 의원의 마음을 달랜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채널A 뉴스') : 일련의 과정을 통해가지고 (윤 후보와 홍 의원의 회동 내용이) 외부에 이름이나 이런 게 노출되면서 홍 대표가 본인이 어떤 사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 같은 모양새로 비치게 돼서 이거는 홍준표 대표 입장으로 상당히 불쾌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후보와 홍 대표 간 오해가 있다면 전적으로 풀고, 또 후보가 이런 것들 잘합니다.]

하지만 윤석열 선대본으로부터 튕겨져 나온 홍그리버드의 행보, 심상치 않습니다. 머리를 안철수 후보 방향으로 튼 걸까요? 어제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만난 겁니다. 최 위원장이 홍 의원의 사무실을 찾아가 30여 분간 대화를 나눈 건데요.

[최진석/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뭐 공개, 비공개 회동도 아니고요. 그냥 (그냥 인사한 거예요?) 네 인사드리러 갔습니다. 그리고 내가 쓴 책 들고 인사드리러 갔습니다.]

최 위원장이 자신의 저서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를 홍 의원에게 선물했다고 합니다. 홍 의원은 "안철수 후보는 야무지고 좋은 사람"이라는 덕담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실제로 안 후보와 홍 의원, 최근 썸을 타는 듯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홍 의원은 청년의 꿈에 안 후보를 두둔하는 글을 자주 올리고 있죠. 양대 정당의 후보들 중 한 명만이라도 정상이었다면 좋겠다는 글에 홍 의원이 "안철수는 정상"이라고 답하기도 했었는데요. 안 후보도 기다렸다는 듯 화답하며 열애설에 불을 지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해 12월 20일) : 제가 흠결이 없으니까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고요.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아마 저를 정상이라고 보신 홍 의원님도 정상인 셈이죠.]

홍 의원이 최 위원장을 만난 시점이 살짝 묘한 것 같죠? 이렇게 안·홍 두 사람이 서로 핑크빛 기류를 물씬 풍기고 있는 데다 홍 의원이 윤석열 캠프와 대립각을 세우는 와중이었는데요. 만남의 시점상 홍 의원이 안 후보와 손을 잡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법도 합니다. 어제 청년의 꿈에 남긴 홍 의원의 답글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는데요. 한 글쓴이가 "안철수와 손잡고 정권교체에 힘쓰시는 게 어떨까 싶다"고 제안하자 홍 의원이 "당이 많이 변했어요"라는 답글을 남긴 겁니다. 그간 홍 의원이 비슷한 맥락의 질문에 "글쎄요", "그래도"라고 답변하던 것과는 기류가 달라졌습니다. 물론 홍 의원이나 안 후보나 확대 해석은 경계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어제) : 어제 아마 인사 차원에서 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진석 선대위원장께서 정치를 하시던 분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영향력이 있는 분들 한 분, 한 분 짧게라도 만나서 인사드리고 대화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홍 의원이 당외 인사인 안 후보를 선뜻 지원하기는 쉽지 않겠죠. 다만 홍 의원이 안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를 위해 메신적 역할을 할 가능성은 있을 텐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 누구에게 표를 몰아줄 때 더 확실하게 정권교체가 되는지, 누가 여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한 국민적 판단이 있어야 합니다.]

'줌 인'이 선정한 두번째 오늘의 인물, 안철수 후보입니다. 오늘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말입니다. 단일화를 염두에는 두고 있는 모습인데요. 단, 조건이 있죠. 안일화가 아닌 이상 단일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어제) : 가능성이 없죠. (가능성이 0%다?) 네.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화가 된다면 '안일화'가 맞다고 말씀하시는 거고요.) 네. 정확한 해석이십니다.]

설사 홍준표 의원이 나선다고 해도 설득이 어려울 것 같은 완고한 태도군요. 사실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후보의 입장도 안 후보와 마찬가지입니다. 단일화보다 자강론에 무게를 실고 있는데요. 오늘 한때 이달 27일 두 후보 측 인사들이 만나 첫 단일화 토론회를 연다는 보도가 나왔었죠. 윤 후보는 즉각 부인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과거에 새준위였던 정권교체 동행위원회에 김동철 부위원장님이 나가신다고 언론에 보도가 됐는데 제가 판단하기로는 본인이 과거에 안철수 후보와 당을 함께했기 때문에 순수한 개인적 의견을 얘기하실 거고, 당의 입장이나 선대본의 입장이나 저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안 후보 측 인사로 참석을 예고했던 이신범 전 의원도 불참 소식을 알렸는데요. 결국 단일화 토론회는 단순 해프닝으로 끝난 셈입니다.

오늘은 붕 떠 버린 홍준표 의원과 안철수 후보의 안일화 일변도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줌 인' 한 마디는 이렇게 정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 홍그리버드의 '개가 짖어도', 그리고 안철수의 '철수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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