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머니투데이

[투데이 窓]BTS 세계관과 경영 전략의 미스매칭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입력 2022. 01. 26. 02:05

기사 도구 모음

이미 어느 정도 예측됐다.

할리우드처럼 스핀오프(Spin-off)로 부르든 한국같이 원소스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 OSMU)나 일본의 미디어믹스(Media mix) 형태라 해도 다양한 파생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작업은 방탄소년단(BTS)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BTS의 세계관과 스토리텔링이 어느 정도 유지됐기 때문이다.

이는 그들의 세계관과 콘셉트 정도가 아니라는 게 BTS의 시대적 정신이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김헌식(대중문화 평론가)

이미 어느 정도 예측됐다. 할리우드처럼 스핀오프(Spin-off)로 부르든 한국같이 원소스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 OSMU)나 일본의 미디어믹스(Media mix) 형태라 해도 다양한 파생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작업은 방탄소년단(BTS)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팬덤이 강력하게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했기에 이는 당연한 경영전략 수순이었다. 하이브가 음악 외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뒤 더욱 관심이 쏠렸을 뿐이다. 관건은 범위와 양상이었다. 다만 최대한 리스크헤징(Risk Hedging)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팬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문화가 세대문화이자 새로운 대안문화로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물론 있었다. 2019년 6월 출시한 타임워프 매니저 시뮬레이션 게임은 양호했다. BTS의 세계관과 스토리텔링이 어느 정도 유지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팬들이 직접 BTS 멤버를 육성하면 참여의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뒤 안마기나 정수기 광고는 의외였지만 이는 용인할 수도 있었다. 수많은 상품과 서비스 가운데 왜 이 광고인지 의문점이 살짝 들 수는 있지만 다들 그렇게 하지 않나 싶었다.

그런데 최근 흐름은 우려한 바가 현실화했다. 새해 벽두부터 잠옷 굿즈가 가격논란에 휩싸였다. 무엇보다 진이 기획에 80% 이상 참여해 팬들이 더 관심과 성원을 보냈기 때문에 논란이 컸다. 진조차 잠옷 가격이 11만원인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다시 문제가 불거진 것은 'Butter'(버터)를 토대로 한 마스크였다. KF94 마스크 1장 가격이 10장 값과 같았다. 물론 팬에 따라 의견이 갈린다. 굿즈이기에 구매 여부는 자율에 맡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는 팬심 소비현상을 매우 간과한 관점일 수도 있다.

사실 문제는 굿즈에 한정되지 않는다. 지난해 빅히트 레이블 합동공연 VOD는 3만9000원으로 비록 비하인드 및 메이킹영상이 더해져 280분 분량이지만 공연영상 다시보기인데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제법 됐다. 또한 전 세계 10개 언어로 동시에 공개된 웹툰·웹소설 '7FATES: CHAKHO'(세븐 페이츠: 착호)도 논란을 일으켰다. BTS와 연관이 없다는 지적이 비등했다. 사전에 공개한 멤버별 웹툰은 별점이 매우 낮게 매겨졌다. 역시 콘텐츠 자체의 부실함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NFT(대체불가토큰) 사업까지 나선 것은 하이브의 글로벌 트렌드 경영전략일 수 있지만 그것이 팬민주주의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동의할 수 없다는 견해가 나올 법했다.

더구나 BTS가 이 웹소설과 웹툰의 경우 동의하지 않아 소속사가 1년여 동안 설득했다고 하니 좌시할 수 없는 팬들이 있을 법하다.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전략은 일반 콘텐츠기업이 당연시하지만 팬덤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지켜야 할 불문율이 있다. 이는 그들의 세계관과 콘셉트 정도가 아니라는 게 BTS의 시대적 정신이다.

BTS 정체성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야 한다. BTS는 단지 SNS를 잘해서 글로벌 팬심을 얻는 것이 아니다. 또한 세계 젊은 세대의 정서와 고민을 세계관에 담아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른 스타나 아이돌과 달리 그들은 소통과 개방성, 나아가 민주주의적 대리자로 간주했다. 비유컨대 흙수저 정신을 지향했기 때문이다. 흙수저는 삽이기도 하다. 미래의 생명을 키울 흙을 퍼야 한다. 그 흙의 토대는 철저히 그 팬, 즉 지지자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근본 기반을 글로벌 자본도 주식가격으로 삼으면 곤란하다. 그것은 선순환을 통해 상생할 때만 가능하다. 문화는 생명을 키우는 작업과 같으며 알묘조장은 파국이며, 더구나 황금알을 낳는 닭은 그 속을 재촉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