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고유가·美긴축, 5大 악재 온다.."올해 3.0% 성장? 어려울 수도"

세종=박성우 기자 입력 2022. 1. 26. 06:02 수정 2022. 1. 26. 10: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IMF, 韓성장률 3.0%로 하향.. 5대 악재 우려
①오미크론 ②공급망 차질 ③인플레 ④美 금리인상 ⑤中 부동산 침체
유가 상승→물가 상승→수출 약화→경기둔화
정부, 3% 성장 사수 '총력전'

정부의 올해 3%대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통화기구(IMF)가 작년 10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3%로 전망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3개월 만에 0.3%포인트(p) 하향하면서 3.0%로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의 전망치(3.1%)보다 낮은 수준이다. IMF는 오미크론 확산과 미국·중국의 회복세 축소, 인플레이션 등을 한국 경제의 리스크로 봤다. 다만,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 확진자수가 8000명을 넘어서고 다음달에는 2~3만명대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1분기 ‘오미크론발(發) 쇼크’가 본격화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1분기 경기흐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분기 전망이 2%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배럴 당 80달러대로 치솟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대외개방도가 높고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유가 상승은 생산비 상승, 기업 수익성 저하 등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조기 긴축 등도 최근 주식 등 국내 자본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코스피 목표지수를 종전 2800∼3400에서 2650∼3150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25일 오후 광주 북구 선별진료소에서 오는 26일부터 시행하는 오미크론 관련 새로운 방역체계 안내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광주 북구청 제공

◇IMF, 韓 성장률 3.0%로 하향... 오미크론 3만명설도

IMF는 지난 2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세계경제 수정전망’을 발표했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 세계경제전망(WEO)을 발표하고, 1월과 7월에 수정 전망(WEO Update)을 낸다. IMF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3%에서 0.3%p 하향한 3.0%로 봤다. 같은 기간 세계경제도 0.2%p 하향한 4.4%로 전망했다. IMF는 성장률 하향의 배경으로 ▲오미크론 확산 ▲공급망 차질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등 5가지 요인을 꼽았다. IMF는 “국가별 백신 격차와 이동제한 가능성으로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 되면서 인플레이션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중국의 부동산 시장위축 심화시 중국 경제 성장 추가 둔화 가능성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망은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하기 전에 발표된 10월 전망치에 대한 수정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서는 오는 4월 전망에서 IMF가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 하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그만큼 경기흐름이 안 좋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IMF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를 바라보는 정확한 시각은 4월 전망치에서 확인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MF 1월 세계경제 수정전망 내용 /기재부

일각에서는 1분기 오미크론 확산세에 따라, 변동성은 있지만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재확산→거리두기→보상’이라는 팬데믹 공식을 반복하면서 소비심리 위축 등 경제가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각국의 봉쇄 조치에 따라, 수출 성장세 둔화나 공급망 교란이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오미크론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로나 신규확진자는 857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2월 국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한 이후 최대 확진자 숫자이다. 종전 최다기록은 지난달 15일 7848명이었다. 최근 국내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급증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이번주 내로 일일 확진자 숫자가 1만명을 넘어설 수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오는 1월 말 설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설 명절 연휴는 오는 29일부터 5일간 이어진다. 여기에다 4차 유행을 몰고온 델타변이 보다 전파력이 2~3배 빠른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화 되는 시기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5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오미크론이 앞으로 2∼3주 혹은 2월 내에 점유율이 90% 이상인 지배종으로 갈 것”이라며 “확산 속도가 델타보다 2∼3배 빠르기 때문에 확진자 증가는 불가피하고, (다음달) 하루 2만∼3만명이나 그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공급망 붕괴·고유가, 장기화 전망... 韓경제, 치명타

오미크론 변이는 내수 뿐 아니라 대외 부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은행은 지난 12일 세계 경제가 오미크론에 의해, 크게 둔화될 것이라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1%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발표한 4.3%보다 0.2%포인트(p) 줄어든 수준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세계 경제가 침체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공급망, 원자잿값 인상 등의 문제도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다. 각국이 봉쇄를 강화하면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 초기처럼 수출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20일까지 수출은 작년보다 22% 증가했지만, 무역수지는 56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주요국의 금리인상 등 양적 완화 축소 움직임은 우리나라 수출과 투자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고유가도 우리 경제에 발목을 잡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3.31달러에 거래됐다. 8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정부가 최우선 정책으로 물가 관리를 신경 쓰고 있지만, 현재 오름세 흐름을 반영하면 약 2~3주 이후 국내 기름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과 주요 에너지기관들은 2022년에도 국제 유가 상승세가 이어져, 최고 12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인 가운데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저지주 티터버러에 있는 미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매장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유통 관련 인력을 제때 현장에 투입하지 못해 공급망 차질이 가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지난해 2%대의 고물가 상황이 3%대로 올라서는 등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착화 시킬 가능성 커질 수 있다. 유가가 상승하면 생산비용이 증가하면서,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2.5% 상승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또 기업은 고유가에 따라, 생산비용 증가로 채산성이 악화해 생산과 투자를 줄이고 가계는 실질 구매력이 낮아짐에 따라 소비를 줄이게 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공식에 따라 다른 원유수입 국가들의 경기도 악화되면서, 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 수출까지 감소하는 영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결국, 국내 총수요가 감소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원자재를 수입해서 최종 상품을 수출하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에서 국제유가 급등은 경상수지 등에 악영향을 준다. 가장 최근에 국제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 이상으로 급등한 2008년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적자 기조를 나타냈었다. 이러한 인과관계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 바로 1970년대 1, 2차 오일쇼크 사례다. 당시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0.5%였지만, 물가상승률은 무려 11.05%에 달했다. 한국의 경우, 1973년 3.5%였던 물가상승률은 이듬해 24.8%로 수직상승했고, 성장률은 12.3%에서 7.4%로 떨어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플레 상황과 경기 부진 체감도를 볼 때 스태그플레이션이나 슬로우플레이션에 가깝다”며 “공급망도 문제지만, 각국이 유동성을 회수하려면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 결국 경기 성장과 물가 관리라는 두 가지 반대되는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공급망, 물가, 성장률 등이 모두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 장기적 해결 방안을 구분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