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로 코로나 정책 지속가능하지 않아"..美전문가들 NYT에 기고

강영진 입력 2022. 1. 2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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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미 전문가들 NYT에 중국 정책 전환 촉구 기고문
중국 백신 오미크론 면역력 낮고 의료시스템 미비
코로나 엔데믹 전환 대비 안돼 세계 경제 악영향

[안양=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중국 허난성 안양시의 화현에서 한 의료인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베이징과 인접한 안양에서 코로나19 사례가 급증하자 중국 정부는 인구 500만의 안양시를 봉쇄했다. 2022.01.11.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지 2년만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연말쯤 종식을 기대한다고 발표하는 등 희망적인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과 미국 등 많은 지역에서 방역수칙을 완화하는 등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은 코로나 환자 발생 지역을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은 특히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들과 각국 대표단에 대해서도 엄격한 방역규칙 준수를 요구하는 등으로 반발을 사기도 한다. 이와 관련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팬데믹이 발생하길 기다리는 꼴"이라는 제목의 전문가 기고문을 실었다. 기고자는 펜실베니아대학교 의학윤리 및 보건정책교수, 미네소타대학교 감염병연구소 오스터홀름박사. 다음은 요약이다.

3000명에 달하는 선수와 관계자, 언론인이 참가하는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 정부가 코로나가 크게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강력한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다.

선수와 관계자들은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심하게 통제되고 있다. 의학적으로 백신 접종이 면제된 사람들은 21일 동안 격리해야 하고 백신을 맞은 사람도 2차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또 모든 사람이 매일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고 지역민에게 코로나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올림픽 관련자들은 완전히 폐쇄된 올림픽 소집단(Olypic bubble)을 벗어날 수 없다.

이런 조치들은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것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정부 인사들은 전세계에서 바이러스가 사라질 때까지 중국을 봉쇄해야 한다고 믿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앞에서 그같은 목표는 달성할 수 없으며 중국을 재앙에 빠트릴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으며 세상은 함께 살아야만 한다. 더구나 중국의 백신은 오미크론에 대한 효과가 매우 약하다. 또 중국의 의료시스템은 수백만명의 코로나 환자를 감당할 수준이 못된다.

중국은 지금까지 팬데믹을 잘 이겨내왔다. 미국 인구의 4배가 넘지만 2020년 1월 이래 감염자수가 14만명이 안되고 사망자도 6000명 미만이다. 대부분의 공장들이 잘 가동되고 있다. 팬데믹 초기 중국은 며칠 만에 수천 병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중국의 대처는 미국에서 벌어진 혼란에 비하면 대단한 성공인 듯하다. 지금까지 86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매일 2000명 넘게 죽고 있으니 말이다. 병원마다 환자가 넘치고 경제는 침체됐다.

그렇지만 미국의 현상이 중국에서도 곧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제로 코로나 정책은 큰 실수가 될 것이다. 이 정책으로는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에는 전혀 대비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중국 백신은 오미크론에 대한 면역 능력이 약하며 중증화율과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도 미미하다. 감염을 통해 자연 면역을 갖지 못한 시민들에게 백신으로는 적절한 수준의 면역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중국은 감염자에 대한 외래 진료나 자택내 치료 시스템이 부족하다. 감염된 사람이 1차 진료 의사를 부를 수도, 응급센터를 가거나 집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수백만명이 이런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오면 병원은 빠르게 압도당할 것이다.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입원할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다. 병원이 오히려 감염을 확산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시안에서처럼 중국 병원들은 바이러스가 겁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지 않는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대부분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것이다. 잠복기간이 3일 정도로 짧고 많은 감염자들의 증상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 속도는 매우 빠를 것이다. 발생이 확인 된 시점이면 이미 다른 도시에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에서 966km 이상 떨어진 시안에서 벌어진 일이 재연될 것이다. 지난 달 중국정부는 몇 명 안되는 델타 변이 감염자 발생을 이유로 1300만 인구의 시안을 봉쇄했다. 오미크론보다 감염력이 약한데도 말이다. 철저한 봉쇄가 3주 가량 지속됐다. 베이징에서 가까운 텐진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오미크론 감염자의 95%가 중국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었다. 지난 15일 중국 당국은 베이징에서도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왔다고 밝히고 일부 지역을 봉쇄한 채 모든 주민들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이 감염사례로 시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부가 크게 긴장했을 것이다. 보다 더 강력한 봉쇄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이 움직이는 표적을 추적하는 꼴이어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중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고 이는 다시 세계경제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다. 중국이 전세계 생산 중심지인 한 봉쇄정책이 야기하는, 지속하기가 불가능한 정책이다. 중국 밖의 기업들은 갈수록 중국과 거래하길 꺼릴 것이다. 상대방을 만나기 위해 방문할 수도 없고 중국의 공장은 언제든 폐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생산 감소는 공급망을 혼란시켜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상품 공급난을 초래할 것이다.

중국이 참고할 만한 다른 나라의 사례들이 있다. 덴마크, 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 호주 등은 미국 만큼 많은 사망자를 내지 않고도 대부분의 국민이 면역을 확보했다. 효과 좋은 백신을 사용해왔고 봉쇄 지역과 시점을 잘 조절해 연장자와 면역 저하자 등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했다. 장기간 강력한 봉쇄에도 불구하고 지역 감염 확산이 발생했지만 불가피한 일이었으며 이를 통해 면역을 가진 주민들이 크게 늘었다.

올림픽으로 인한 코로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의 치밀한 노력이 성공할 수는 있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은 장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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