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갈변샴푸' 퇴출 코앞, 식약처 "독성 우려" vs 모다모다 "왜 우리만"

황재희 입력 2022. 1. 2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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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식약처 "해당 원료, 사용금지 목록에 추가하는 것이 타당"
모다모다 "유전 독성 우려 제품, 국내에 1000여개"

[서울=뉴시스]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 (사진=모다모다 제공). 2022.01.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감으면 저절로 염색이 되는 모다모다의 자연갈변샴푸 원료에 대해 사용금지 조치 입장을 고수하면서 모다모다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식약처가 국민 안전을 이유로 샴푸 퇴출을 예고했으나, 모다모다는 식약처의 주장이 근거가 부족하다며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26일 식약처는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행정예고와 관련해 모다모다 샴푸의 원료로 사용되는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1,2,4-trihydroxybenzene, 이하 1,2,4-THB)을 사용금지 원료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1,2,4-THB가 후천적으로 피부가 민감해지는 증상인 ‘피부감작성’ 우려가 있다며 화장품 원료 사용금지 목록에 이를 추가하는 개정안을 행정 예고한데 이은 최종 발표인 셈이다.

모다모다는 식약처 행정예고에 따라 반박하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식약처는 내부 판단 및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입장을 고수키로 했다.

식약처는 이날 “1,2,4-THB가 잠재적인 유전독성 및 피부감작성 우려에 따라 사용금지 목록에 추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최종 결론을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모다모다 샴푸 원료인 1,2,4-THB는 ‘모발 염색 기능’을 갖는 물질이다. 소비자안전성과학위원회(SCCS)에서 위해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유럽집행위원회(EC)가 2020년 12월 유럽의 화장품 사용금지 목록에 추가했다.그러자 식약처가 후속조치에 나섰다. 식약처는 유럽 SCCS의 평가보고서와 관련 문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위해평가를 실시하고, 행정예고 기간에 제출된 의견을 포함해 1,2,4-THB에 대한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마우스를 이용한 피부감작성시험 결과, 1,2,4-THB가 상당한 피부감작성을 유발했으며, 토끼를 이용한 피부자극성 시험에서는 약한 피부자극성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반복투여독성 및 생식발생독성 등 다른 독성 시험에서는 중대한 위해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독성·위해평가·화학 분야 전문가, 피부과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 회의에서도 1,2,4-THB의 유전독성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유전독성 물질의 경우 사용량이나 사용 환경 등과 무관하게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김상봉 바이오생약국장은 이날 질의응답 브리핑을 통해 “안전성이 기본적으로 입증돼야 한다”며 “(영향을 받는)개별 기업에는 어쩔 수 없는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정당성을 갖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마녀사냥 문제(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다모다 “형평성 안 맞아…유전 독성 우려 물질 포함된 제품 많다”

당장 내년부터 제품을 제조할 수 없게 된 모다모다 측은 식약처의 행정조치가 형평성과 정당성에 어긋난다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행정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다모다는 이날 반박자료를 내고 “식약처가 국민의 안전을 염려하는 취지에는 깊이 공감하나, 이번 개정안의 근거가 된 EU 보고서는 전문가마다 여러 해석을 가능하게 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자사 제품의 추가 유전독성 테스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번 개정안의 고시를 연기하고, 자사 제품이 규제 대상에서 예외 되도록 식약처가 법 개정을 재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염모제 시장은 화장품 분야와 다르게 여전히 피부 감작의 우려가 높고 잦은 부작용이 감지되는 p-페닐렌디아민(PPD), EU 유전독성이 확정된 아민 계열의 화학 원료들이 사용되고 있다”며 “염모제(염색약)가 모다모다 샴푸보다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식약처가 근거로 내세운 SCCS 보고서 역시 핵심염모제(PPD)성분과 이를 서로 이어주는 커플러(1,2,4-THB가 이에 해당)가 같이 함유된 경우에만 유해성을 지적했다며,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모다모다는 “한번에 100mL이상 다량 사용하거나 해당 염모제를 빗과 같은 도구로 피부에 자극시킬 경우, 30분 이상 오래 지속돼 1,2,4-THB성분이 두피 속으로 침투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 한정 한 것”이라며 “반면 모다모다 샴푸는 사용량이 1~2 mL로 소량이며, 사용시간도 2-3분으로 짧고 세척기능이기 때문에 함유성분을 두피에 남기지도 않는다”고 했다.

또 이미 EU에서 유전독성으로 확정된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 등 1000여개에 달하는 제품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으나, 해당 규제는 모다모다에게만 적용돼야 하냐고 호소했다.

모다모다는 “현재 식약처가 주장하는 ‘잠재적 유전독성 우려’에 대한 입증을 위해 유전독성 시험과 돌연변이·염색체이상시험 모다모다 실사용자 모낭에서 THB 잔류량 여부에 대한 분석 인체적용시험 등의 추가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안전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이와 관련해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효과가 있는 제품인데 왜 사용을 금지하느냐’는 의견부터 ‘모다모다로 부작용이 있었다’는 의견이 온라인에 게재되고 있다. 실제로 식약처의 행정예고에 따라 일부 유통처에는 항의하는 소비자도 나타나고 있다.

모다모다 관계자는 “식약처 조치에 따라 향후 소비자들의 항의도 우려되고 있다”며 “다만 식약처가 제품판매를 금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불 등의 조치는 어렵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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