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대선 空約 남발.. 나라 미래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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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통계를 찾아보니 약 22㎢ 면적의 용산구에 7만4500여 호의 주택이 있다.
넓이가 7분의 1밖에 안 되는 이 공원에 구의 전체 주택 수보다 많은 10만호를 짓겠다는 공약이 나왔다.
10만호면 서대문구 주택 수와 얼추 비슷하다.
한국 주택시장은 공급 급증과 급락이 주기적으로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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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통계를 찾아보니 약 22㎢ 면적의 용산구에 7만4500여 호의 주택이 있다. 아파트, 단독, 다가구, 다세대, 연립, 영업겸용까지 다 합친 수다.
용산공원은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공원이다. 특별법에 의해 조성 중이고,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서 허용하는 시설이 들어가는 게 원칙이다.
물론 주변 산재 부지에 상업·업무·주거 등을 위한 복합시설지구 지정이 가능하다. 그러려면 미리 공청회 등을 통해 국민에게 알려 동의를 얻고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아무리 ‘제왕적’ 대통령이라 한들 이 공원 주변에 아파트를 세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경기 과천과 서울 노원구 태릉 공공택지가 지역 주민, 지방자치단체 반발로 보류된 게 얼마 전 일이다.
정치인은 ‘311만호’, ‘250만호’를 너무 쉽게 부른다. “묻고 더블로 가”라던 가벼운 영화 대사 같다.
공급과잉에 대한 리뷰도 없다. 한국 주택시장은 공급 급증과 급락이 주기적으로 반복했다. 4∼5년 주기로 그랬다. 과거 주택공급 급증은 준공 후 미분양 증가로 이어졌고, 이후 이를 해소하는 2∼3년 동안 건설사·금융사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
이유는 뻔하다. 2000년에서 2012년 사이에 택지지구 지정에서 분양까지 평균 시차가 6.8년이었다는 통계가 있다. 실제 공급이 되든 안 되든 ‘5년짜리’ 대통령이 책임질 일은 없는 셈이다. 그러니 막 던질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다는 건 너무했다. 반환된 용산기지는 누구나 탐내는 땅이었다. 그런 곳을 개발하지 않고 공원으로 남기기로 한 것은 ‘미래세대’를 위한 결정이었다.
국민연금 개혁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행보는 정반대다. 매우 신중하고, 언급조차 꺼린다. 현재의 국민연금은 모든 가입자가 낸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다. 학계에서는 이 또한 ‘마법’이라고 부른다. 확정급여 방식에, 세대 간 소득이전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미래세대가 높은 보험료를 내 현세대 은퇴자 연금을 만드는 구조라는 얘기다. 미래세대는 무지막지한 ‘보험료 폭탄’ 공포를 떠안았다. 소득대비 9%인 보험료율이 2060년에 29%로 뛴다. 마법이 아니라 ‘저주’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그래도 보험료율을 미리 높이거나, 연금액을 줄이는 것 모두가 어렵다. 정치적 판단이 앞서서 그렇다. 연금이 고갈돼 1990년생부터 한 푼도 못 받는다는 예측이 나왔지만, 이들은 늘어난 수명에 급증한 고령 세대보다 숫자가 적다. 29%씩 뜯겨야 할 세대는 이제 막 태어났거나,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반대로 한 표라도 더 걷어야 이기는 선거는 목전이다. 투표권자 수가 먼저고, 미래나 역사에 대한 소명은 뒷전이라 ‘아니면 말고’ 식으로 툭툭 던져대는 정치인에 맡겨질 이 나라 앞날이 걱정된다.
나기천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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