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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女 조민' 끝내 안 통했다..고려대·부산대 입학 취소하나

김수민 입력 2022. 01. 27. 11:51 수정 2022. 01. 2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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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이른바 ‘7대 스펙’에 대해 1‧2심과 마찬가지로 대법원에서도 모두 허위라고 판정했다. 대법원이 27일 자녀 입시 부정과 사모펀드 불법 투자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60) 동양대 전 교수에 대해 징역 4년형을 확정하면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부인 정경심 전 교수. 우상조 기자·연합뉴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7일 오전 10시 15분 사문서위조 및 행사, 허위작성 공문서 행사 및 업무방해와 자본시장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총 15개 혐의로 기소된 정 전 교수에 대해 징역 4년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1‧2심과 마찬가지로 정 전 교수의 자녀입시비리와 관련한 7가지 혐의 모두를 유죄로 판단한 것이다.

딸 조민씨의 대학원 입시 과정에 제출된 것으로 언급된 서류는 ①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체험활동 및 인턴십확인서 ② 공주대 생명과학연구소 체험활동 확인서 ③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 ④ 부산 아쿠아팰리스 호텔 대표이사 명의 실습수료증 및 인턴십확인서 ⑤ KIST분자인식연구센터 인턴십확인서 ⑥ 동양대 총장 표창장 ⑦ 동양대 어학교육원장 명의 연구활동 확인서다.

조민씨가 서울대‧동양대‧단국대 등에서 인턴 등의 활동을 했다는 ‘7대 스펙’ 가운데 2개는 남편인 조 전 장관이 작성했다는게 일관된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와 ▶부산 호텔의 실습수료증과 인턴십 확인서다. 이 7개 허위 스펙은 2013년 서울대 의전원 입시(탈락)에 모두 쓰였다. 2014년 부산대 의전원(합격)에 제출한 입학원서 등에는 그중 4개 스펙이 기재됐다.

조민 ‘7대 허위스펙’ 1·2·3심 재판부 판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앞서 1‧2심 재판부는 여론을 둘로 쪼갠 시발점이 된 입시비리에 대해 신랄하게 꾸짖어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입시제도 자체의 공정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믿음과 기대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고 비판했다. “재판 내내 입시 제도 자체가 문제라는 태도로 범행의 본질을 흐리면서 정 교수 가족에 대한 선의로 사실과 다른 확인서를 작성했을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고도 지적했다.

정 전 교수 측이 ‘스펙’을 추구하는 입시 현실이 문제라는 취지로 주장한 점을 두고서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진 특목고 부모들이 보다 수월하게 서로 체험 학습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일 뿐, 이를 위법의 문제로 치부하긴 어렵다는 주장(“상대적으로 특목고 학생들이 일반고 학생보다 체험학습 프로그램 마련의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을 펼쳤으나 법원은 이를 ‘책임 전가 말라’고 꼬집은 것이다.

1심 재판부 역시 “정 교수가 자신과 남편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허위 확인서를 발급받고 일부는 딸에게 유리하게 위조했다”며 “교육기관의 업무를 방해했을 뿐만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허탈감과 실망감을 야기하고, 우리 사회의 믿음을 저버려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한 바 있다.


與까지 거든 조국의 ‘세미나女 조민’ 뒤집기 끝내 안 통했다


앞서 항소심에서는 딸 조씨의 한영외고 동창생 장모씨가 1심 재판 증언과 다른 진술을 함에 따라 ‘동영상 속 여성’의 정체가 조국 전 장관 부부 재판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으나 이 역시 2심 판단과 마찬가지로 ‘허위’로 확정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지난해 조씨의 활동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정 교수 측은 빨간 원에 있는 여학생이 당시 세미나에 참석한 조민이라 주장했다. [연합뉴스]


조민씨와는 한영외고 재학 중 3년 내내 한 반이었던 장씨는 항소심에서 “동영상 속 여성은 90% 조민이 맞는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을 변경했다. 이에 정 전 교수 측 역시 이러한 취지의 진술은 담은 조씨 한영외고 동창생들의 의견서와 사실 확인서 등을 재판부에 제출하는 등 뒤집기 총력전에 나섰다. 이에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묻힐 뻔했던 진실이 마침내 드러났다”며 그의 주장을 거들었다.

정작 재판부는 이런 장씨의 진술 번복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세미나 참석 여부 이외의 더 많은 증거들이 ‘허위’를 가리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재판부는 “조씨가 세미나를 앞두고 과제를 받아서 스터디를 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전혀 없다”며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확인서는 허위이고 조 전 장관이 확인서를 작성하는데 정 교수가 가담했다고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항소심의 판단은 대법원에서도 존중됐다.


조민, 고려대·부산대 ‘입학취소’ 향방은?


최종심인 대법원이 조민씨의 스펙이 허위로 판정하면서 대학부터 줄줄이 입학 취소 결론이 날 공산도 커졌다. 조씨는 2010년에 고려대 수시모집 세계선도인재전형을 통해 환경생태공학부에 입학해 2014년 졸업했다. 이듬해에는 부산대 의전원에 수시모집 ‘자연계 출신-국내 대학교 출신자 전형’을 통해 입학했다. 이후 조씨는 지난해 의사 국가시험(국시) 최종 합격했다. 명지병원과 경상대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모집에 지원했으나 탈락했다고 한다.

1·2심 판단을 거치면서 부산대 의전원은 지난 20일 입학취소 예비행정처분의 후속 절차인 청문회를 열었다. 고려대도 입학 취소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의 2010학년도 수시모집 요강을 보면 ‘서류 위조 또는 변조 사실이 확인되면 불합격 처리한다’고 명시돼 있다. 고려대 입시 업무방해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부산대 의전원과 달리 정 전 교수 재판에서 직접적으로 다뤄지지는 않았다.

다만 이 같은 절차를 거쳐 조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이 취소되더라도 의사 면허 취소까지는 수 개월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의사 면허 취소 처분 권한은 보건복지부에 있다. 복지부는 부산대에서 입학 취소 공문을 받으면 3주 내에 본인 의견을 청취한 뒤 처분을 내리게 된다.

정경심 가족비리 의혹 주요 일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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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측 "스펙 추구하는 입시 현실이 문제…전부 무죄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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