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대·변기 뜯고도 모자라..호텔도 혀 내두른 도난품 1위

장구슬 2022. 1. 2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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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사진. [셔터스톡]

세면도구부터 변기 커버, 세면대, 침대 매트리스까지. 호텔 객실에 비치된 물건을 훔쳐가는 투숙객이 끊이지 않아 호텔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난품 1위는 수건·목욕가운…벤치·피아노 훔쳐가기도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권 국가의 럭셔리 호텔을 리뷰하는 호텔정보업체 웰니스 헤븐(Wellness Heaven)은 최근 유럽권 호텔 관계자 1157명(4성급 호텔 634명·5성급 호텔 523명)을 대상으로 호텔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한 물건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호텔 투숙객은 수건과 목욕가운을 가장 많이 가져갔다. 옷걸이·스푼·포크 등 일상 도구가 뒤를 이었다.

일부 투숙객은 상상을 뛰어넘는 물건을 훔쳤다. 웰니스헤븐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의 한 호텔에서는 욕실에 있는 시설물을 전부 도난당하기도 했다.

해당 호텔 관계자는 “욕실 내 비품 세트, 샤워기 헤드, 변기 커버, 세면대까지 몽땅 가져간 손님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독일의 또 다른 호텔에서는 스위트룸 전용 테라스에 설치된 벤치를 뜯어간 사건도 발생했다.

심지어 호텔 로비에 있는 피아노까지 훔쳐 간 경우도 있었다.

이탈리아의 호텔 관계자는 “하루는 호텔 로비를 걷던 중, 무엇인가 사라진 것을 깨달았다”며 “동료에게 물어보니 작업복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3인조가 그랜드 피아노를 가져갔다더라. ‘수리를 위해서 가져갔나’라고 생각했지만, 이후 피아노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객실 문에 붙어 있는 방 번호 숫자, 박제된 멧돼지 머리 장식품까지 황당한 물품을 훔치는 경우도 있었다.

영국의 한 호텔 지배인은 “투숙객이 객실 문에 있는 숫자를 떼어 갔다”며 “다음 손님이 객실을 못 찾겠다고 문의해 이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5성급 호텔, 고품질 물건 도난 잦아…4성급은 실용적인 물건

조사에 따르면 4성급보다 고가의 제품이 많은 5성급 호텔에서 도난 빈도가 높았다. 5성급 호텔은 4성급 호텔보다 고급 TV를 9배나 더 많이 도둑맞았고, 고가의 태블릿 PC도 빈번하게 사라졌다.

쉽게 운반하기 어려운 고급 매트리스를 훔쳐가는 경우도 있었다. 매트리스의 도난 위험은 4성급 호텔보다 8.1배나 높았다.

한 호텔 관계자는 “부피가 큰 매트리스를 어떻게 호텔 밖으로 실어 나른 건지 여전히 수수께끼”라며 “지하 주차장과 연결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밤중에 몰래 운반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4성급 호텔에서는 좀 더 실용적인 물건의 도난이 잦았다. 수건이나 옷걸이 등은 5성급 호텔보다 3~5배 더 많이 도둑맞았고, 화장실 휴지도 높은 비율로 사라졌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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