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발주 GTX-A 공사에 '불량자재' 썼다
강섬유는 터널 공사를 위해 지반을 폭파한 직후 지반 하중에 따른 암면, 흙더미 등 붕괴를 막기 위해 콘크리트 타설 전에 임시로 벽면에 뿌리는 숏크리트에 섞는 금속 재질의 자재다. 철재로 만든 스테플러 핀 같은 형태로 표준규격은 직경 0.5mm, 길이 30mm 이내 갈고리 모양이다.
A씨에 따르면 B사의 시공 구간엔 표준규격보다 큰 직경 0.5mm, 길이 35mm 강섬유가 납품됐고, 이 중 일부는 유통 과정에서 녹이 슬어 공사 활용에 부적합한 상태였다.
이런 제품을 콘크리트에 섞으면 제품 강도가 약해져 균열이 발생할 수 있고, 특정 부문에만 강섬유가 뭉치는 '볼링현상'이 나타나 시공 품질이 떨어진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실제로 국가건설기준 표준 시방서(KCS44 00 00)에 따르면 터널공사 숏크리트 공정에 활용하는 강섬유는 건조한 상태로 녹이 없고, 기름이나 다른 이물질에 의해 오염되지 않아야 한다. 또 숏크리트 배합시 1㎥당 37kg 이상 넣어야 한다.
A씨는 "볼링현상이 발생하면 숏크리트에 강섬유가 균일하게 분포되지 않기 때문에 자재 품질이 떨어지고 본격 타설 전에 붕괴 우려가 커진다"며 "터널은 국가 기간시설이고 한번 시공하면 보수, 보강이 어려워 처음 시공 단계부터 철저하게 관리 감독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공사비 절감 때문이라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는 "정상적인 강섬유는 1kg당 1500원 정도인데 녹이 슨 경우 1kg당 900원에 납품한다"고 했다.
코스틸의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A씨는 "이렇게 녹이 슨 강섬유를 고철 처리하면 1kg당 300~400원도 받기 어렵다"며 "이런 자재를 1kg당 900원에 납품하니 내부에선 잘했다고 포상도 해줬다"고 말했다.
제보를 결심한 이유를 묻자 "양심상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지난해 말 코스틸을 퇴사했다.
B사 관계자는 "폭약 발파 후에 바로 숏크리트를 진행하지 않으면 흙더미 붕괴로 현장 근로자 안전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당시 강섬유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숏크리트는 벽지 같은 임시재로 그 위에 충분히 콘크리트 구조물을 타설하고 양생도 적정하게 하기 때문에 터널 구조 안정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녹이 슨 강섬유를 혼합한 숏크리트 품질에도 문제가 없다는 게 B사의 주장이다. 자체 시험 결과 해당 숏크리트의 강섬유 혼입율은 1㎥당 30.6kg였고 압축강도는 27.8 Mpa, 휨강도는 5.97Mpa로 내부 강도 기준을 충족했다는 설명이다.
B사는 GTX-A 5공구 상명대~하얏트호텔 8.7km 구간 시공을 맡았다. 공사비는 7700억원이며, 논란이 된 녹이 슨 강섬유를 활용한 구간은 서울역 인근 500m 구간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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