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아프리카 첫 진출'..2조원대 이집트 수출 서명
[경향신문]
국산 K-9 자주포의 2조원대 이집트 수출 계약이 이뤄졌다. 한국의 방위산업인 ‘K-방산’의 경쟁력이 세계 수준임을 확인한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2일 “한화디펜스가 이집트 현지 포병회관에서 이집트 국방부와 한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K-9 자주포 수출계약에 최종 서명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계약금이 지난달 호주와 체결한 K-9 자주포 수출금액(1조원대)의 약 2배 수준인 2조원 이상”이라며 “이는 K-9 자주포 수출 규모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날 수출계약과 함께 강은호 방사청장은 아하메드 칼리드 이집트 국방부 부장관과 한-이집트 국방연구개발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이번 수출로 K-9 자주포는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에 이어 중동·아프리카 지역 첫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전 세계 운용국은 한국을 포함해 이집트까지 9개국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집트를 거점으로 향후 중동·아프리카 지역 다른 국가로의 수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번 수출은 10여 년이 넘는 장기간 협상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부터는 청와대 안보실을 ‘콘트롤 타워’로 범정부 협업에 나섰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작년 8월 이집트 방문을 계기로 엘시시 대통령을 예방하고 K-9 자주포의 우수성을 설명했고, 강은호 방사청장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다섯 차례 현지를 방문했다. 주이집트 대한민국 대사관은 양국 정부기관과 관련기업과의 긴밀한 정보공유는 물론 이집트 핵심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관련 동향 파악, 고위인사 교류, 협상 진행을 지원했다고 방사청은 전했다.
K-9 자주포는 작년 11월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 2021)를 계기로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달 19∼21일 문재인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 기간 최종 체결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순방 기간 최종 계약에 이르진 못했다. 이 때문에 막판 협상에서 양측 간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강 청장은 “K-9 자주포는 무기체계 자체 우수성이 월등하며 가격 대비 성능에서는 최고 수준”이라며 “단순히 무기체계를 사고파는 관계를 넘어서서 기술협력, 현지화 생산 협력 및 범정부적 협력까지 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군이 2000년부터 실전 배치해 운용 중인 K-9 자주포는 사거리가 40㎞, 최대속력이 시속 67㎞다. 사격은 1분당 6발이 가능하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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